[매경TV Who Is?] 자코모 소파, 일본에 깃발 꽂고 세계 진출 나선다

자코모 박경분 대표 (회사 제공)
▲CEO 오늘

국내 1위 소파 브랜드 자코모가 일본 도쿄 롯폰기에 위치한 프랑스베드 쇼룸에 첫 매장을 열고 일본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습니다.

자코모는 지난달 23일 일본 현지에서 오픈식을 열고 해외 시장 진출을 본격화했습니다.

올해 설립 38주년을 맞이한 자코모가 해외에 매장을 설치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자코모 박경분 대표는 이를 시작으로 국내 뿐만 아니라 일본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해 사업 기반을 확대하겠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이번에 자코모와 함께 협업하는 일본 종합 가구 브랜드 프랑스 베드는 1949년 설립 이후 75년 이상 사업을 전개하며 현지 가구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자코모는 이번 롯폰기 매장을 시작으로 일본 내 다른 지역으로 진출할 계획입니다.

첫 해외 시장으로 일본 시장을 낙점한 박유신 자코모 사장은 "한국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일본인 만큼 현지에서 자코모의 경쟁력을 입증하고,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발판으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자코모는 2005년 박경분 대표가 남편 박재식 재경가구산업 회장과 설립한 소파 업체로, 소파 전문 업체 중 국내 1위를 점하고 있습니다.

재경가구산업은 1986년 설립 이후 유명 가구업체에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소파를 납품하다 2005년 자체 브랜드 자코모를 출시했습니다.

박경분 대표와 박재식 회장의 장녀 박유진씨는 2019년 패브릭 소파 브랜드 '에싸'를 설립해 3년 만에 매출 850억 원을 거두며 폭발적인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후발주자이자 딸인 박유진 대표가 부모 기업을 넘어설지 여부도 재미있는 관전 포인트로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경영 활동의 평가

△매출액·인지도 '절대1위'

자코모는 1986년 재경가구로 출발해 2005년 재경가구산업에서 출시한 소파 전문 브랜드입니다.

품질좋은 중소기업 제품으로만 인식되어오다 2018년부터 소비자 광고를 병행하여 브랜드 인지도를 획기적으로 높였습니다.

특히 배우 이서진을 광고모델로 기용하면서 '이서진 소파'라고 불리우며 이미지 메이킹에 성공한데 이어, 드라마 '펜트하우스' 제작 지원으로 드라마에 노출되면서 크게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2021년부터는 소비자 조사에서 연속으로 4년 동안 '소파 전문 브랜드 인지도 1위'를 차지했습니다.

지난해인 2023년에는 1,662억 원의 매출을 달성하여 국내 소파 전문 브랜드 중에서는 업계 1위의 성과를 이뤘습니다.

자코모는 자코모, 재경가구산업, 포천자코모 총 3개의 법인이 특수관계자로 나뉘어져 있으며 2023년 재경가구산업은 약 594억 원, 자코모는 약 840억 원, 포천자코모는 약 227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이를 통합하면 총 매출이 1,662억 원에 이릅니다.

자코모는 20년 가까이 100% 국내 생산 전략을 유지하면서 품질 제작에 심혈을 기울이는 방법으로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1988년 '주5일제' 도입으로 인재 확보

박경분 대표가 자코모를 운영해오며 가장 중요한 결정으로 꼽는 것은 1988년 주5일 근무제 도입입니다.

박경분 대표는 1988년 어느 날 아침 라디오 방송을 통해 유한양행이 국내 최초로 주5일 근무제를 도입한다는 내용을 접했습니다.

회사로 출근한 박경분 대표는 고민 없이 곧바로 주5일 근무제를 실시했습니다.

주5일 근무제를 운영한다는 소식에 여기저기 입사 문의가 이어졌고, 주5일 근무제 덕분에 직원들 이직률은 수 년 동안 제로에 가까웠습니다.

이후 자코모는 드라마틱하게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생산성 역시 눈에 띄게 올라갔으며 이는 매출액 증가로 이어졌습니다.

박경분 대표는 자모코 입사 이후 한부모가정이 되어 가정을 꾸려가고 있는 직원들에게는 자녀 학자금을 100% 지원하고 있습니다.

또 출산한 여성 직원의 병원을 찾아 병원비를 지원하고 미역국을 선물하는 제도를 정착시켜 여성 직원들의 사내 복지에 힘쓰고 있습니다.


▲생애

1955년 출생한 박경분 대표는 어려운 가정환경에서 중학교에 진학해 틈틈이 형부의 공장 일을 도우며 사업가의 꿈을 꾸기 시작했습니다.

박경분 대표는 고등학교를 마치고 직장 생활을 하며 모은 종잣돈으로 1986년 남편 박재식 회장과 함께 가구 공장을 만들었습니다.

따로 공장을 구할 여력이 없어 산 중턱에 있는 돼지 축사를 개조한 시설에서 시작한 '재경가구산업'이 현재 자코모의 모태입니다.

이후 1988년 서울 올림픽이 개최되면서 우리나라는 방바닥에 앉는 좌식 문화에서 소파를 중심으로 생활하는 입식 문화로의 변화가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에 대단지 아파트가 우후죽순으로 들어서며 본격적인 '소파 전성시대'가 열렸습니다.

이 무렵 재경가구산업은 현대리바트퍼시스 등 대형 가구 기업에 납품하며 덩치를 키웠습니다.

박경분 대표는 소파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해외여행이 흔하지 않던 2000년대 초반부터 디자인 강국 이탈리아를 오가며 고급 천연가죽에 관해 연구하고 디자인연구소를 설립했습니다.

박 대표는 "소파를 잘하려면 가장 기본이 되는 가죽과 디자인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이탈리아로 넘어가 100년 전통을 자랑하는 현지 소파기업 아빌라와 업무협약을 맺고 소재와 디자인 연구에 집중했다"며 "그 과정에서 좋은 품질의 소파 내장재와 접착제 등을 활용하는 법을 깨닫고 국내에 적용할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이후 2005년 박경분 대표는 '자코모'라는 자체 브랜드를 만들고 온라인 유통채널 강화를 통해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올라섰습니다.

이전에는 오프라인을 통해서만 판매되었던 가구를 온라인 위주로 판매하자 전국의 소비자들의 호응을 이끌며 매출이 빠르게 늘어났습니다.

자코모는 최근 5년간 연평균 130% 수준의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으며 2022년에는 18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성과를 올렸습니다.

꾸준한 혁신 성장의 공을 인정받아 박경분 대표는 2021년 '금탑 산업훈장'을 받았습니다.

지난해 4월에는 경제사절단 자격으로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미국 워싱턴을 방문하기도 했습니다.


▲어록

"디자인이란 말의 어원에는 계획이라는 의미가 있는데, 계획은 먼 여정의 나침반과도 같다. 나침반 없이는 안전한 항해를 못하기에 어떤 계획을 세우고, 어떻게 목표를 잡느냐에 따라 업의 고유한 디자인이 바뀌게 된다"
(2024년 3월 13일, 파이낸셜뉴스 CEO포럼 조찬 강연)

"시대가 바뀌어도 직원들과 함께 호흡하며 자코모를 100년 기업으로 키워나가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 그러기 위해 앞으로도 새로운 기능과 소재 연구에 인력과 자금을 총동원해 소파업계 1위 자리를 흔들림 없이 유지할 것이다."
(2022년 2월 18일, 아주경제 인터뷰)

[ 황주윤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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