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TV Who Is?] 엔씨소프트 박병무, '물적분할' 카드로 쇄신 나선다

박병무 엔씨소프트 공동대표 (연합뉴스)
▲CEO 오늘

엔씨소프트가 진행중인 사업의 전문성과 효율성을 제고하고자 새로운 회사를 세우기로 결정했습니다.

'위기 돌파'를 위해 분사를 언급한 박병무 공동대표의 계획이 현실화 되는 모양새입니다.

엔씨소프트는 24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회사를 분할해 '주식회사 엔씨큐에이', '주식회사 엔씨아이디에스' 등 2개의 신설회사를 설립한다고 밝혔습니다.

'엔씨큐에이'는 소프트웨어 품질 보증 서비스 및 기타 관련 사업, 컴퓨터 프로그래밍과 시스템 통합 및 관리, 정보 기술 및 컴퓨터 운영 관련 서비스 등과 같은 사업을 진행하는 서비스 사업부문 전문 기업입니다.

대표이사 후보로는 김진섭 엔씨큐에이 센터장이 내정됐습니다.

김진섭 후보자는 2003년 엔씨에 입사한 이후 18년부터 큐에이센터의 리더로 활약했습니다.

응용 소프트웨어 개발 공급 사업부문 전문 기업인 '엔씨아이디에스'를 통해서는 응용 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 컴퓨터 시스템 통합 자문 및 구축, 시스템 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 등과 같은 일을 수행합니다.

이 자리에는 이재진 전 웅진씽크빅 대표가 수장이 되어 회사를 이끌어 갈것으로 보입니다.

이재진 후보자는 삼성물산과 PwC컨설팅을 거쳐 웅진그룹의 CIO를 담당했으며, 2014년부터 2024년까지 웅진 대표이사, 웅진씽크빅 대표이사를 역임했습니다.

엔씨큐에이와 엔씨아이디에스의 자본금은 각각 60억 원, 70억 원입니다.

엔씨는 이 두 회사의 비상장을 유지함으로써 자사의 주주가치 희석 가능성을 차단할 것임을 분명히 했습니다.

엔씨소프트 측은 "이번 분할을 통해 각 사업부문별 신속하고 전문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한 경영 체제를 확립하고 핵심 경쟁력 강화를 추진할 것"이라며 "전문화된 영역에 역량을 집중해 사업 고도화를 실현하고 궁극적으로 기업가치와 주주가치 제고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에 앞서 박병무 대표는 올해부터 신선한 IP를 발굴하는 동시에 경영 효율화를 통해 위기를 헤쳐 나가고자 하는 방침을 세운 바 있습니다.

특히 박병무 대표는 올해 4월 공동대표직에 합류하면서 분사를 통한 경영 효율화를 이루겠다고 꾸준히 언급해 왔습니다.

지난 달 개최된 온오프라인 설명회에서 박병무 대표는 "효율적인 회사 운영과 선택 및 집중이 가능한 조직 구성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효율화 작업이 필요하다"며 "일부 조직의 기능을 연내 분사해 성장시켜 가는 방안에 대해 구체적인 검토와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며 분사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바 있습니다.


▲경영 활동의 평가

△2024년 엔씨소프트 공동대표 올라

박병무 대표는 2024년 3월 엔씨소프트 공동대표이사에 올랐습니다.

엔씨소프트는 1997년 3월 창업 이래 김택진 단독 대표체제를 유지해 왔지만, 2024년 처음으로 김택진 박병무 공동대표체제로 전환한 것입니다.

박병무 대표의 취임으로 엔씨소프트가 인수합병을 통해 이른바 내수형 게임사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할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습니다.

엔씨소프트는 게임 업계에서 풍부한 유동성을 보유한 곳으로 꼽힙니다.

2023년 12월 기준 엔씨소프트는 3700억 원의 현금성 자산을 포함한 2조 3천억 원의 유동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회사가 동원할 수 있는 자금은 최대 4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엔씨소프트는 박병무 대표의 공동대표 선임에 대해 스타트업을 발굴해 육성하는 '컴퍼니 빌딩' 전략을 주도하게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박병무 대표는 동양생명, BC카드, 아이리버, 버거킹, 바디프랜드 등 다양한 기업의 경영권 인수합병(M&A)를 성공시키며 국내 사모펀드업계에 한 획을 그은 인물로 평가됩니다.

2007년 3월 엔씨소프트 사외이사로 이사회에 참여하다 2013년에는 엔씨소프트 기타비상무이사를 지내기도 했습니다.

△변호사에서 경영인으로 변신

박병무 대표는 검사를 꿈꾸기도 했으나 1985년 사법연수원 수석졸업 이후 공직을 포기하고 변호사의 길을 선택했습니다.

대학생 시절 아르바이트 경험을 한 인연으로 당시에는 초창기였던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법조인 경력을 시작했습니다.

이후 회사의 도움으로 하버드 로스쿨을 졸업했습니다.

김앤장에 돌아온 뒤 기업의 인수합병을 담당하며 이 분야의 전문가로 이름을 날렸습니다.

재계에서 온 숱한 영입 제안을 거절했지만 김형순 로커스홀딩스(현 플래너스) 대표이사의 제안을 받아들여 경영인으로 변신했습니다.

로커스홀딩스에서 싸이더스를 비롯해 시네마서비스, 넷마블 등을 차례로 인수하며 로커스홀딩스를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탈바꿈시켰습니다.

이후 로커스홀딩스는 사명을 플래너스로 바꾼 뒤 2004년 CJ그룹에 합류했습니다.

박병무 대표는 2003년 미국계 사모펀드 뉴브리지캐피탈의 한국법인 뉴브리지캐피탈코리아 대표이사가 돼 하나로텔레콤 경영권을 확보했습니다.

2006년 하나로텔레콤 대표이사를 맡아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단행해 경영을 정상화한 뒤 2007년 SK그룹에 매각했습니다.

2008년 잠시 김앤장 법률사무소에 복귀했으나 2010년 보고펀드(현 VIG파트너스) 대표이사에 올랐습니다.

이 곳에서 동양생명, BC카드, 아이리버, 버거킹, 바디프랜드 등 17개 기업의 인수합병을 성공시키며 국내 사모펀드 업계에 한 획을 그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2023년 엔씨소프트의 공동대표이사 후보자로 합류한 뒤 2024년 3월 정식 취임했습니다.


▲생애

박병무 대표는 1961년 서울 하월곡동에서 태어나 중학교 때 학생회장을 지내는 등 모범생으로 성장했습니다.

1980년 서울대학교에 수석 입학했으며, 1984년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을 수석 졸업하고 1982년 제24회 사법시험에 최연소로 합격했습니다.

1985년에는 사법연수원을 수석으로 졸업해 대법원장상을 받으면서 '천재'라는 수식어가 붙었습니다.

1980년 당시 서울대학교 수석 입학 소식에 각종 언론의 인터뷰에 시달렸는데, 당시 모 언론사에서 박병무 학생이 과외를 했다고 보도하면서 당시 사교육 잡기에 나섰던 전두환 정부의 타깃이 됐습니다.

이 일이 있은 뒤 공기업 이사였던 아버지가 직장에서 퇴사하게 되고 가정형편이 어려워졌습니다.

이후 박병무 대표는 사법연수원을 수석으로 졸업했음에도 공직이 아닌 변호사의 길을 선택했습니다.

대학 재학 당시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것이 인연이 되어 김앤장에서 법조인 경력을 시작했으며 회사의 도움으로 하버드 로스쿨 유학까지 다녀왔습니다.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인수합병을 담당하다가 경영인으로 변신해 플레너스 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 뉴브리지캐피털(현 TPG 아시아펀드) 한국대표, 하나로텔레콤 대표이사, 보고펀드 공동대표이사, VIG파트너스 대표이사를 지냈습니다.

김앤장과 사모펀드에서 그가 성사시킨 인수합병은 45건으로, 이를 두고 업계에서 '미다스의 손'으로 불렸습니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창업주와는 대일고등학교 및 서울대학교 선후배 사이로 개인적 인연이 있습니다.

특히 2015년 넥슨의 적대적 인수 위협에 맞서 넷마블을 '백기사'로 참여시켜 엔씨소프트 경영권을 지켜내면서 김택진 창업주의 두터운 신뢰를 얻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후 2023년 실적 부진에 빠진 엔씨소프트의 체질개선을 위해 합류해 2024년 공동대표이사에 선임됐습니다.


▲학력/경력/가족

학력 : 1980년 대일고등학교 졸업
1980년 서울대학교 수석 입학
1982년 제24회 사법시험 최연소 합격
1984년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수석 졸업
1985년 사법연수원 수석 졸업
1988년 연세대학교 경영대학원 석사 수료
1989년 서울대학교 법학대학원 석사 수료
1994년 하버드 로스쿨 졸업

경력 : 1989년 김앤장 법률사무소
2000년 로커스홀딩스(현 플래너스) 대표이사
2003년 뉴브리지캐피탈코리아 대표이사
2006년 하나로텔레콤 대표이사
2008년 김앤장 법률사무소 재합류
2010년 보고펀드(현 VIG파트너스) 대표이사
2024년 4월 엔씨소프트 공동대표이사


▲어록

"부모님은 판검사가 되기를 바랐지만 당시 시대 상황은 그런 생각이 들지 않게 했다. 그나마 로펌이 유일하게 선택할 수 있는 길이었다. 사법시험에 합격한 후 대학 졸업 때까지 김앤장에서 판례를 정리하는 아르바이트를 했다. 그 인연으로 김앤장에 들어가게 됐다."
(2024년 4월 22일, 법률신문 인터뷰)

"당시 정권을 잡은 신군부 세력은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던 과외를 없애겠다는 공약을 내건 상태였고 결국 한국전력공사 이사였던 아버지가 자리에서 물러나야 했다. 공직에서 물러나면서 3년간 취직을 못하게 하는 바람에 집안 형편이 매우 어려워졌다."
(2024년 4월 22일, 법률신문 인터뷰)

"국내 시장 포화와 경쟁이 도를 넘을 정도로 심화되고, 동시에 급격히 증가한 비용구조에 대한 고민이 커졌다. 회사가 급격히 성장하면서 여러 모순이 쌓이기도 했다. 회사가 보유한 잠재력을 꽃피울 수 있다면 현재 어려움을 극복하고 글로벌 회사로 충분히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2024년 3월 22일, 엔씨소프트 공동대표 체제 출범 미디어 설명회)

[ 황주윤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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