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TV Who Is?] SK하이닉스 박명재 부사장 "삼성인력 영입은 사실무근"

박명재 SK하이닉스 HBM설계 담당 부사장 (회사 제공)
▲CEO 오늘

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 메모리(HBM) 기술개발 주역인 박명재 부사장은 자사 HBM 경쟁력에 대해 "고객 관계, 품질 측면에서 계속해서 혁신을 시도하면서 마침내 HBM 1위의 지위를 확실히 인정받았다"고 밝혔습니다.

박 부사장은 27일 SK하이닉스 뉴스룸에 공개된 인터뷰에서 "압도적인 성능과 특성을 앞세운 HBM3로 높은 시장점유율을 확보했고, 올해 3월에는 HBM3E 양산에 이어 고객에게 가장 먼저 제품을 공급했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009년 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고 실리콘관통전극(TSV) 기술에 주목해 HBM 개발에 약 4년의 시간을 들였습니다.

그 결과 2013년 12월 첫 HBM을 세상에 내놓게 됐습니다.

2020년대 들어 HBM3 주도권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SK하이닉스는 공격적인 기술 개발 및 투자로 1위 자리를 공고히 했습니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HBM 시장점유율은 SK하이닉스 53%, 삼성전자 38%, 미국 마이크론 9% 순이었습니다.

박명재 부사장은 "SK하이닉스는 설계 검증의 혁신을 거듭하면서 제품 설계 완성도를 높이고, 개발 및 양산 초기부터 고객사와 협력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며 "특히 패키지, 미래기술연구원 등 구성원 모두가 '원 팀'이 돼 기술 혁신에 매진해 온 것도 큰 역할을 했다"고 전했습니다.

특히 경쟁사인 삼성전자의 HBM 팀이 SK하이닉스로 넘어와 기술을 개발했다는 루머에 대해서는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습니다.

박 부사장은 "SK하이닉스의 HBM은 지난 15년간 구성원들이 피땀 흘려 쌓은 기술력의 결실"이라며 "(해당 루머 때문에) 당사 구성원들로서는 자존심에 상처를 받을 수밖에 없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SK하이닉스 HBM은 명확하게 당사 자체 기술이며, 당시 경쟁사에서 우리 HBM 설계 조직에 들어온 인력은 1명도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SK하이닉스는 6세대 HBM인 HBM4의 양산을 당초 계획보다 1년 앞당긴 내년에 시작할 계획입니다.

맞춤형 제품인 HBM4부터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계 1위 대만 TSMC와의 협력도 더욱 강화될 전망입니다.


▲경영 활동의 평가

△HBM3 개발 공로로 최연소 부사장 발탁

박명재 부사장은 2021년 10월 세계 최초로 개발에 성공한 고대역폭메모리(HBM)3의 주역입니다.

SK하이닉스는 2013년 세계 최초로 HBM을 선보인 뒤 4세대인 HBM3까지 가장 먼저 출시하며 시장 주도권을 선점했습니다.

박명재 부사장은 HBM 설계 기술 개발에 꾸준히 주력해오며 3세대 제품인 HBM2E부터 4세대 HBM3까지 그가 이끈 HBM 설계팀이 중추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설계는 반도체 회로의 밑그림을 그리는 단계로 실제 제조과정에서 의도된 성능이 제대로 구현되기 위한 기초가 되는 과정입니다.

HBM은 고대역폭과 고성능 특성을 갖춘 D램으로 주로 AI 서버나 슈퍼컴퓨터처럼 고성능이 필요한 영역에서 사용됩니다.

대역폭이 높은 HBM은 설계 과정에서부터 복잡한 기술이 필요한데, 사양을 실제 회로로 구현하고 고성능 및 저전력 특성을 보장하는 설계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많은 노력이 투입됩니다.

핵심은 제한된 반도체 크기를 유지하면서도 대역폭을 대폭 확장하는 것으로, 지난 8년 사이 HBM의 대역폭은 7배 이상 증가해 왔습니다.

메모리반도체의 대역폭이란 단위 시간당 전송할 수 있는 데이터의 양을 뜻합니다.

박명재 부사장은 HBM의 대역폭을 확장하기 위한 새로운 설계 기술로 기계학습(머신러닝)을 활용한 신호 경로 최적화, 데이터 경로 최적화, 프로세스·전압·온도(PVT) 감지 최적화 기술 등을 연구했습니다.

박명재 부사장은 SK하이닉스 입사 8년 만에 HBM3라는 새로운 제품 개발에 성공했고, 이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2023년 1월 정기인사에서 최연소(1980년생) 임원으로 전격 발탁됐습니다.


▲생애

박명재 부사장은 1980년에 출생해 서울대학교 전기공학과를 졸업했습니다.

2004년부터 2006년까지 국내 디스플레이 집적회로(IC) 전문 기업인 아나패스에서 액정표시장치(LCD) 내부 패널 인터페이스 설계 엔지니어로 근무했습니다.

당시 박 부사장은 삼성전자 LCD TV에 적용하는 인터페이스 기술 표준을 개발하는 데 주력했는데, 서울대 전기공학과 석사 과정에서 그가 낸 아이디어가 삼성전자의 디스플레이 표준으로 채택됐습니다.

박명재 부사장은 디스플레이 타이밍 컨트롤러를 설계하며 당시 스타트업이던 아나패스의 상장까지 끌어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입니다.

이후 박명재 부사장은 서울대에서 전자전기컴퓨터공학 박사 과정을 마치고 2014년 SK하이닉스에 합류했습니다.

박명재 부사장은 최고 사양 D램 HBM3 등을 비롯해 차세대 제품 개발에 기여한 기술 인재로 높은 평가를 받으며 입사 10년 만에 부사장 자리에 올랐습니다.

특히 지난 5일에는 HBM 개발 공로와 그간의 노력을 인정받아, 회사 핵심 기술진과 함께 SK그룹 최고 영예인 '2024 수펙스(SUPEX)추구 대상'을 받았습니다.


▲학력/경력/가족

학력 : 서울대학교 전기공학과 학사 졸업
서울대학교 전자전기컴퓨터공학 석사, 박사 졸업

경력 : 2004년 아나패스 LCD 내부 패널 인터페이스 설계 엔지니어
2014년 SK하이닉스 입사
2022년 SK하이닉스 HBM 설계 프로젝트리더
2023년 SK하이닉스 D램 설계 담당 부사장
2024년 6월 '2024 수펙스(SUPEX)추구' 대상 수상


▲어록

"HBM 개발에 처음 뛰어들었을 때 이 분야는 엔지니어들 사이에서 공공연히 '오지'로 불렸다. 완전히 새로운 기술 기반의 제품이기에 노력에 비해 성과가 바로 보이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국 HBM은 SK하이닉스의 기술력을 대표하는 제품으로 성장했다. HBM3는 개발에 참여한 모든 구성원들의 큰 자부심이며, 동시에 다른 구성원에게는 힘들더라도 끝까지 노력한다면 결국엔 이루어 낼 수 있다는 귀감이 되었다."

"위기는 체질을 바꿀 수 있는 하나의 기회다. 단순히 어려운 상황을 버티는 것이 아니라, 다운턴 시기에 도전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한다면 결국 업턴이 왔을 때 더 크게 도약할 수 있는 저력을 축적한다. SK하이닉스는 이렇게 도전 속에 더 강해지는 유전자(Gene)을 가지고 있다."
(2023년 1월 25일, SK하이닉스 뉴스룸 신임 임원 인터뷰)

[ 황주윤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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