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TV Who Is?] "아이 낳으면 1억" 부영 이중근 회장 '묘수' 통했다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 (연합뉴스)
▲CEO 오늘

자녀를 출산한 직원들에게 출산장려금을 1억 원씩 지급한 부영그룹의 올해 공개채용 지원자 수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7일 부영그룹에 따르면 지난 10∼16일 올해 경력 및 신입사원을 공개모집한 결과, 마지막으로 공개채용을 실시한 지난 2017년보다 5배 이상 지원자 수가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경력사원 모집에서도 결혼, 출산 가능성이 높은 2030 연령대의 지원자가 크게 증가했습니다.

전반적으로 학력과 경력 수준이 상향 평준화 되는 등 다양한 인재들이 지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부영그룹 관계자는 "지원자가 크게 늘어난 배경으로는 출산장려금 1억 원 지급 효과가 가장 컸다"면서도 "건설업계가 전반적으로 어려워 채용을 하지 않은 분위기인데 부영은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위기를 겪지 않는다는점, 천천히 내실을 다지며 한걸음씩 나아가는 기업이라는 이미지가 지원자들에게 긍정적으로 통한 결과라고 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은 저출산 극복 차원에서 근속연수와 상관 없이 직원이 출산한 자녀 출생아 1명당 출산장려금 1억 원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지난 2월 시무식에서는 총 70억 원의 장려금을 지급했습니다.

그 밖에도 사내 복지로 자녀 대학 학자금 지급, 직계가족 의료비 지원, 자녀 수당 지급 등의 사내복지를 지원합니다.

부영그룹은 이번 공채에서 기술, 홍보, 기획, 법규, 재무, 해외사업, 전산을 포함한 관리부문과 레저부문에서 경력 및 신입 직원을 모집했으며 건설부문, 영업부문, 재무부문, 관리부문, 레저부문 총괄 책임자를 초빙했습니다.

부영그룹은 현재 1차 서류전형 합격자들을 대상으로 2차 면접전형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7월 초쯤 선발을 마무리하고 곧바로 채용할 방침입니다.


▲경영 활동의 평가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3년 만에 경영복귀

이중근 회장은 2023년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복권돼 3년 만에 경영일선에 복귀했습니다.

부영그룹은 2023년 8월30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본사에서 이중근 창업주의 회장 취임식을 진행했습니다.

이중근은 취임식에서 "대내외적 경제가 어려운 상황인 만큼 신속하고 치밀한 의사결정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며 "부영그룹이 국민을 섬기는 기업으로 책임 있는 윤리경영을 실천해 국민들의 기대에 보답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이중근 회장은 지난 2020년 8월 횡령·배임 혐의로 징역 2년6개월 실형이 확정되면서 특별경제범죄 가중처벌법에 따라 5년 동안 관련 분야 취업이 제한됐습니다.

이중근 회장은 같은 해 10월 부영 등 대표이사에서 내려와 경영일선에서 물러났습니다.

그 뒤 2021년 8월 가석방됐고, 2023년 8월14일 윤석열 정부의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복권돼 경영활동 복귀가 가능해졌습니다.

△캄보디아 총리 고문 위촉, 현지 경제개발 기여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이 훈 마넷 캄보디아 총리의 고문으로 위촉됐습니다.

부영그룹은 이중근 회장이 지난 5월 17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훈 마넷 캄보디아 총리와 만나 고문 위촉장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위촉장 수여식에는 순 찬돌 부총리 겸 개발위원회 부위원장, 참 니몰 상무부 장관도 자리했습니다.

마넷 총리가 한국 기업인에게 직접 고문 위촉장을 수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 회장은 지난해 훈센 캄보디아 총리로부터 캄보디아 왕국 최고 훈장인 국가 유공 훈장(Medal of National Merit)을 받았습니다.

캄보디아 국가 발전 및 한국과 캄보디아 사이 우호 증진에 이바지한 공로 때문입니다.

부영그룹은 캄보디아의 수도 프놈펜에 1만 5천 가구 규모 아파트인 부영타운을 건설하는 한편 교육 기자재, 학교 건립 금액, 버스 차량 등을 기부하며 캄보디아와 한국의 우호 증진을 위한 가교 구실을 해 왔습니다.

이중근 회장은 마넷 총리의 고문을 맡아 앞으로 캄보디아 경제 개발 방안을 포함한 다양한 정책 의사결정에 도움을 주게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마넷 총리는 5월 15일부터 18일까지 한국을 방문해 윤석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진행한 뒤 '한국·캄보디아 전략적 동반자 관계 수립에 관한 공동성명'을 채택했습니다.

캄보디아 총리가 한국을 방문한 것은 2014년 이래 10년 만입니다.


▲사건사고

△횡령·배임으로 징역 2년6개월 확정

이중근 회장은 2020년 징역 2년6개월과 벌금 1억 원의 형을 확정받았습니다.

대법원 2부(주심 김상환 대법관)는 2020년 8월27일 수백억 원대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중근 회장 대한 상고심에서 유죄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습니다.

이중근 회장은 구속 상태로 1심 재판을 받다가 건강 문제를 이유로 보석으로 풀려났지만 2심 선고와 동시에 보석이 취소되면서 법정구속됐습니다.

이중근 회장은 부영그룹의 최대주주 지위를 이용해 임직원과 공모해 계열사 자금을 횡령하고 회사에 손해를 입힌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이중근 회장은 개인적 서적을 출판하는 과정에서 회삿돈 246억 원을 마음대로 인출하고 아들이 운영하는 영화제작 업체에 구체적 사업성 검토 없이 회삿돈 45억여 원을 빌려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매제가 내야 할 형사사건 벌금 100억 원과 종합소득세 등 19억 7천만 원을 회사로 하여금 내게 한 혐의도 받았습니다.

검찰은 4300억 원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조세 포탈, 공정거래법 위반, 임대주택법 위반 등 12개 혐의로 이 회장을 기소했습니다.

1심은 공소사실 가운데 이 회장의 횡령·배임 혐의만 인정해 징역 5년과 벌금 1억 원을 선고했습니다.

횡령 금액으로는 약 366억 5천만 원, 배임 금액으로는 156억 9천만 원이 유죄로 인정됐습니다.

2심은 1심이 유죄로 판단한 일부 혐의를 무죄로 보고 형량을 징역 2년6개월에 벌금 1억 원으로 낮췄습니다.

형 확정 1년여 만인 2021년 8월13일 이중근 회장은 광복절 가석방으로 출소했습니다.

법무부는 광복절 가석방 대상자에 이중근을 포함시킨 구체적 이유는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이후 이중근 회장은 윤석열 정부가 2023년 광복절을 맞아 실시한 2176명에 관한 특별사면 대상자에 들어 같은 해 8월 15일자로 복권됐습니다.

이중근 회장은 특별사면 뒤 보름 만인 2023년 8월30일 부영그룹 회장에 다시 취임해 경영일선에 복귀했습니다.


▲생애

이중근 회장은 1941년 1월11일 전라남도 순천에서 3남3녀 가운데 셋째로 태어났습니다.

상지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건국대학교 정치외교학과에 입학했으나 집안 생계가 어려워져 3학년을 마치고 중퇴했습니다.

우진건설산업을 설립해 상장했으나 부도로 폐업했습니다.

삼진엔지니어링을 설립해 임대아파트 건설로 성공의 발판을 마련한 뒤 회사이름을 부영으로 바꿨습니다.

부영의 주택과 해외사업 부문을 물적분할해 부영주택을 설립했습니다.

골프장 운영업체 부영CC와 부영환경산업도 세웠으며, 대한전선으로부터 무주덕유산리조트를 인수해 레저사업에도 진출했습니다.

임대주택 사업으로 건설업계에서 입지를 다지면서 안정적 사업 운영으로 외환위기를 넘겼습니다.

그룹의 지주사 부영을 포함한 주요 계열사 지분을 90~100% 보유해 강력한 지배력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186cm의 큰 키에 골프장 오너이면서도 골프는 치지 않으며 남산 산책을 즐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중근 회장은 '세발 자전거론'을 경영철학으로 삼고 있습니다.

이중근 회장은 부영그룹 홈페이지를 통해 "세발 자전거는 두발 자전거보다 느리고 투박하지만 잘 넘어지지 않고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갈 수 있다"며 "급속한 성장보다 안정적이고 내실 있는 경영이야말로 실패 없는 기업을 만드는 지름길이라고 믿는다"고 신념을 밝혔습니다.

세발 자전거는 부영의 세 가지 사업영역 축인 부동산, 금융, 건설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이중근 회장은 탈세 혐의로 재판을 받았지만 기부왕으로 불리기도 했습니다.

부정적 이미지를 가리기 위해 기부활동을 벌인다는 비판도 있으나, 그렇게만 보기에는 기부활동이 꾸준하고 폭넓다는 반박도 있습니다.

이중근 회장이 2022년까지 부영주택 등을 통해 사회공헌활동에 쓴 돈은 1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014년에는 국내 500대 기업 가운데 매출 대비 기부금 순위 1위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특히 가정형편이 어려워 대학을 중퇴한 아쉬움 때문에 교육지원 사업에 애정을 보였습니다.

부영주택은 이중근 회장의 고향인 전남 순천에 부영초등학교를 지은 것을 시작으로 그동안 초중고등학교 95개, 대학교 12개, 기숙사 87개 등을 지어 기부했습니다.

1994년 말부터는 지방 학교에 본인의 호인 '우정(宇庭)'에서 이름을 딴 '우정학사'라는 기숙사를 지어 기증해왔습니다.

전라남도 화순 능주중·고, 서울 덕원여중·고 및 덕원예고, 경상남도 창원 창신대학교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5월에는 고향인 전남 순천시 운평리 마을 주민들과 동창생에게 최대 1억 원의 현금을 지급하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기부한 현금만 약 1400억 원이며 선물 세트, 공구 세트, 역사책 등 기부한 물품까지 더하면 총 2400억 원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해외 출신 인재를 지원하는 사업도 하고 있습니다.

부영그룹은 2008년 우정교육문화재단을 설립해 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 출신 유학생에게 장학금을 주고 있습니다.

캄보디아, 라오스 등의 초등학교 600여 곳 건립을 지원했고 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 등 25개 나라에 디지털피아노 7만 대와 교육용 칠판 60만 개를 지원했습니다.


▲학력/경력/가족

학력 : 1953년 순천 동산초등학교 졸업
1956년 순천중학교 졸업
1960년 서울 상지고등학교 졸업
1960년 건국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입학, 1학기 수료 후 중퇴
1997년 건국대학교 행정학 독학사 학위 취득, 명예졸업장 수여
2000년 고려대학교 대학원 행정학 석사
2004년 고려대학교 대학원 행정학 박사

경력 : 1976년 우진건설산업 대표이사
1983년 삼진엔지니어링 설립
1993년 부영 대표이사 회장 취임
2000년 한국주택협회 회장
2003년 주택산업연구원 이사장
2016년 세계태권도평화봉사재단 총재
2020년 10월 부영 등 대표이사 사퇴
2023년 8월 부영 회장 복귀

가족 : 막내동생 이신근 동광종합토건 회장
매부 이남형 전 부영건설 고문
동서 이영권 대화알미늄 사장
부인 나길순씨와 3남1녀
장남 이성훈 부영주택 부사장
차남 이성욱 부영 전무
삼남 이성한 부영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
사녀 이서정 부영주택 전무


▲어록

"우리나라 저출산의 배경에는 자녀 양육에 대한 경제적 부담, 그리고 일과 가정생활 양립의 어려움이 큰 이유로 작용하는 만큼 2021년 이후 출산한 직원자녀 70명에게 직접적인 경제지원이 이뤄지도록 출산 장려금 1억 원씩 총 70억 원을 지급하게 됐다. 셋째까지 출산한 임직원 가정에는 국가로부터 토지가 제공된다면 임차인의 조세부담이 없고 유지보수 책임이 없는 국민주택을 제공해 앞으로도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기업이 할 수 있는 노력들을 해나가겠다."
(2024년 2월 5일, 부영그룹 시무식 신년사)

[ 황주윤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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