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직접구매(직구)에 이어 해외 직접판매(역직구) 시장을 둘러싼 국내외 플랫폼 간 경쟁도 격화할 조짐입니다.

전 세계적인 '한류' 물살을 타고 인기가 급상승한 한국 상품을 매개로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하려는 모양새입니다.

동남아시아 최대 전자상거래(이커머스) 플랫폼 쇼피(Shopee)는 27일 개최한 한국 진출 5주년 기자간담회에서 해외 시장에 진출하려는 한국 상품에 대한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쇼피는 2015년 싱가포르에서 설립된 이래 6억명의 인구 규모를 가진 동남아시아 시장 개척에 집중하며 현지 최대 이커머스 플랫폼으로서의 입지를 굳혔습니다.

한국에는 2019년 지사를 설립해 국내 셀러(판매자) 상품을 동남아시아와 중남미 국가에 전파하는 역직구에 특화했습니다.

한국 셀러는 쇼피를 매개로 싱가포르, 대만, 베트남, 태국, 말레이시아, 필리핀, 멕시코, 브라질 등 8개국에 상품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쇼피는 동남아 현지에 구축한 빠른 물류시스템을 기반으로 한국 상품의 판로를 확대한다는 방침입니다. 한류의 영향으로 해외에서 폭발적으로 수요가 증가하는 한국 뷰티 브랜드를 추가 발굴·육성한다는 계획도 밝혔습니다.

세계 최대 이커머스 업체 아마존도 전날 한국 중소 화장품 제조기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프로젝트 K-뷰티 고 빅'((Project K-Beauty Go Big)을 가동한다고 발표했습니다.

국내 중소 제조사, 정부 기관, 관련 협회 등과의 협업 아래 제품 기획부터 제조, 패키징, 브랜딩, 해외 판매까지 모든 과정을 통합 지원해 K-뷰티의 해외 영토를 넓히겠다는 것입니다.

아마존이 특정 국가, 특정 상품만을 위한 셀러 지원 프로그램을 가동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입니다.

해외에서 한국 화장품의 인기가 고공행진 하는 추세에 맞춰 역량 있는 셀러를 선점해 시장 수요에 발 빠르게 대응하겠다는 전략으로 읽힙니다.

이커머스 업계 한 관계자는 "쇼피와 아마존 같은 굴지의 이커머스 업체가 하루 간격으로 나란히 한국 셀러 지원 방안을 발표한 것은 전례가 드문 일"이라며 "누가 더 빨리, 더 많은 셀러를 확보하느냐를 두고 경쟁하는 형국"이라고 짚었습니다.

세계적인 이커머스 업체들이 한국 역직구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고자 분주하게 움직이면서 토종 이커머스도 대응 전략 마련을 서두르는 모습입니다.

우선 G마켓은 중앙아시아에서 인구 규모가 가장 큰 우즈베키스탄과 터키 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현지 업체와 상품 구성 등 세부 계약 조건을 협의하고 있으며 이르면 하반기에 구체적인 성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합니다.

계약이 성사되면 국내 이커머스 업체가 우즈베키스탄·터키 시장에 진출하는 첫 사례가 됩니다.

G마켓은 2006년 7월 영문숍을 오픈하며 국내 이커머스 업계 최초로 역직구 시장의 문을 열었고 2013년 10월 중국, 대만, 싱가포르 등의 고객을 위한 중문숍을 론칭했습니다.

지난 2월에는 몽골 최대 이커머스 플랫폼인 쇼피(Shoppy)와 연동해 현지 고객에게 한국의 역직구 상품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티몬과 위메프, 인터파크커머스를 거느린 큐텐은 지난 2월 2천300억원에 인수한 '위시'에 한국 상품 전문 채널인 'K-에비뉴'를 개설하고 역직구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K-에비뉴는 해외 소비자의 구매 비율이 높은 식품, 뷰티, 패션을 중심으로 상품을 구성했다.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토대로 한국 상품의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전초기지 역할을 할 것으로 큐텐은 기대하고 있습니다.

국내 최대 이커머스 업체 쿠팡은 대만 사업에 힘을 주고 있습니다.

2022년 10월 한국과 똑같은 빠른 배송 모델인 로켓 배송을 도입한 이래 꾸준히 사업을 확대해왔습니다.

쿠팡은 지난 4월 대만 정부로부터 2천552억원 규모의 추가 투자 승인을 받았다. 현지 이커머스 서비스 확대와 추가 물류센터 건립·가동을 위한 투자입니다.

쿠팡이 대만 진출 이래 현재까지 투자한 금액은 3천500억원을 웃돈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재 대만에 2개의 대형 물류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이르면 올 하반기 3호 센터도 가동에 들어갈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내 한 이커머스업체 관계자는 "한국 온라인 쇼핑 시장의 가혹한 경쟁 구도에 내몰린 업체 입장에선 지속 가능한 생존을 위해서라도 역직구 시장에서 활로를 뚫어 수익 범위를 넓혀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물류업체 역시 성장 가능성이 높은 역직구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습니다.

CJ대한통운은 지난달 미국과 일본 현지 물류기업과 손잡고 역직구 물류사업을 본격화하기로 했습니다.

[ 이명진 기자 / pridehot@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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