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에게 절해야겠네”…‘20만닉스’ 역대 최고가 찍었다

외인·기관 ‘쌍끌이 매수’ 부각
SK하이닉스 주가 7% 뛰어
최태원 회장, TSMC 방문
AI 관련 수주 기대감 커져
엔비디아 돌풍도 호재로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모습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엔비디아 시가총액이 애플을 역전하며 한 때 전세계 시가총액 2위에 올라서는 등 돌풍을 이어가자 국내 증시에서 SK하이닉스 주가가 또 다시 20만원을 돌파했다.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최근 한달 새 종목별로 희비가 엇갈렸지만 엔비디아와 SK하이닉스 주가가 빠르게 뛰자 덩달아 오르는 분위기다.

다만 삼성전자는 투자 관망세가 두드러진다.


7일 SK하이닉스 주가는 전날보다 7.12% 오른 20만7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오후 3시 30분 기준으로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약 3275억원, 217억원 어치를 순매수하며 주가를 끌어올렸다.

SK하이닉스는 약 2주 전인 지난 달 23일 종가 기준 20만원을 기록해 이미 한 차례 20만원 선을 뚫은 바 있다.

회사 주가는 최근 한 달 간 17%, 올해 연중 약 46% 상승했다.


같은 날 한미반도체SK하이닉스 약 1500억원 규모 고대역폭메모리(HBM) 핵심 장비를 수주했다는 소식이 나온 결과 주가가 0.64% 올랐다.

한미반도체는 이날 밝힌 SK하이닉스로부터 듀얼 TC본더 그리핀 공급 계약은 1500억원 규모로 작년 한미반도체 연결 기준 매출액의 94%에 해당한다.


계약 기간은 이날부터 오는 12월 2일까지인 바, 이번 수주를 통해 한미반도체는 내년 1조원의 매출을 올릴 것이라는 전망도 따른다.


이밖에 제주반도체 주가도 1.65% 올랐다.

회사는 온디바이스 AI 관련주로 매수 인기를 끌었다가 지난 2~5월 동안 두 차례에 걸쳐 총 117억원 규모 자사주 매각에 나서면서 주가가 하락했지만 엔비디아발 훈풍에 매수 심리가 살아나는 모양새다.


분위기를 타고 한국 AI용 반도체 기업들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인 ‘SOL AI반도체소부장’ 시세도 전날보다 0.97% 올라 거래를 마쳤다.

반면 삼성전자 주가는 0.13% 떨어져 약보합세로 마감했다.


SK하이닉스 매수세가 이날 부각된 배경은 크게 세 가지가 꼽힌다.


첫째로는 지난 6일 최태원 SK 회장과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이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대만 TSMC를 찾아 AI 반도체 경쟁력 강화 협력을 다지는 등 경영진의 적극적인 행보가 투자 기대를 샀다는 점이다.


둘째로는 7일 TSMC의 5월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0.1% 급증한 2296억 대만 달러를 기록한 점이다.

전달 대비로는 2.7% 줄어든 수준이지만 한국 증시에서는 AI반도체 기대감을 자극하는 분위기다.

TSMC 측은 AI 수요 급증과 더불어 스마트폰과 일부 가전 제품 반도체 수요가 회복세라고 밝혔다.


셋째로는 엔비디아 주가가 최근 한 달 새 34% 급등하자 ‘주요 협력사’인 SK하이닉스 투자 수요를 불러 모았다.


SK하이닉스는 지난 4일부터 나흘간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아시아 최대 IT 박람회 ‘컴퓨텍스 2024’에 처음으로 부스를 차려 참가했다고 7일 밝혔다.

‘AI시대’를 주제로 열린 해당 박람회에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뿐 아니라 리사 수 AMD CEO, 팻 갤싱어 인텔 CEO, 웨이저자 TSMC CEO, 르네 하스 ARM CEO 등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는 반도체 기업 대표들이 모였지만 삼성전자 측은 부스를 차리지 않았다.


팩트셋 등 금융 데이터 업체들의 이달 6일 집계를 보면 글로벌 증권사들 39곳 중 35 곳이 SK하이닉스에 대해 매수 의견을 냈다.

나머지 4곳은 중립 의견이다.

12개월 목표가 점위는 17만~31만원이며 평균치는 23만7162원이다.


가장 높은 목표가를 낸 곳은 씨티그룹 측이다.

피터 리 씨티그룹 연구원은 “시장에서는 HBM 공급 과잉을 우려하고 있지만 SK하이닉스에 대한 CSP(클라우드 솔루션 제공업체) 고객사 AI 투자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난다는 점을 봐야 한다”면서 “SK하이닉스가 오는 2025년까지 HBM3E(5세대 고대역폭 메모리 반도체) 공급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했다.


SK하이닉스의 협력사인 한미반도체 주가 낙관론도 눈에 띈다.


고영민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한미반도체의 경우,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향 HBM 용 TC본더 매출을 중심으로 강한 성장세가 확인됐고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까지는 신규 고객사들의 구매가 구체화되면서 확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데다 차세대 공정용 장비 개발 등도 진행되고 있어 성장 기대가 더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올투자증권은 지난 달 말 앞서 한미반도체 목표가를 기존 7만 8000원에서 20만원으로 대폭 높인 바 있다.


반면 삼성전자 주가는 제자리걸음 하는 분위기다.

회사 주가는 올해 약 3% 떨어진 상태다.

고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내년 중 본격적으로 HBM 출하량 늘리기에 나설 것이며 주가 방향성은 하반기 실적을 통해 명확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회사는 올해 하반기 중 HBM3E 고객 테스트 결과를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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