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미키17>은 인간의 죽음을 '기술적 문제'로 취급합니다. 죽을 때마다 새로운 육체에 기억을 복사해 넣고 다시 살아나는 복제 인간은, 육체는 복제되지만 자아는 복제되지 않습니다. 그 결과 살아있는 미키는 언제나 새로운 존재이면서도 이전의 나와 같지 않습니다.

2025년 지금, 우리는 이 설정을 더 이상 허구로만 볼 수 없습니다. AI는 인간보다 빠르게 학습하고, 더 정교하게 예측하며, 이미 창의적인 결과물을 내고 있습니다. 뉴럴링크(Neuralink)와 같은 뇌-기계 인터페이스는 인간의 인지 능력을 직접 확장하고 크리스퍼 유전자 편집(CRISPR) 기술은 유전자 수준에서 인간의 신체적·지적 한계를 다시 쓰고 있습니다. 기술은 인간을 끊임없이 재정의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럴수록 오히려 우리는 다시 묻게 됩니다. “인간이란 무엇인가.”

기업 경영도 마찬가지입니다. 기술의 발전은 비즈니스 모델과 인재 전략을 바꿉니다. 조직의 존재 이유, 리더의 역할, 인간성의 가치라는 질문은 더욱 본질적으로 돌아옵니다. CEO는 AI와 바이오테크가 인류를 대체할 수 없는 영역은 무엇인지에 대한 근원적이고 철학적인 질문을 던질 줄 알아야 합니다. CEO인사이트 제 15호는 기술이 인류를 넘어서는 특이점(Singularity)이 가까워진 지금, 리더가 놓치지 말아야 할 인간성의 본질과 그에 기반한 윤리, 리더십, 조직 전략의 재정의를 이야기합니다. 기술이 인간을 재정의하는 시대. 이제 CEO 스스로가 인간을 정의해야 할 순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