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인간을 유전자 수준부터 설계하는 시대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생명공학, 인공지능(AI), 웨어러블 등 혁신 기술은 역설적이게도 기업에 의외의 질문을 던집니다.

기업이 뽑아야 할 인재는 기계보다 더 유능한 사람일까요, 아니면 기계가 못 따라할 역량을 가진 '진짜' 인간일까요?

매일경제TV는 기술이 인류를 압도할 때, 기업이 취해야 할 채용 전략에 대해 분석했습니다.

◇ 로봇슈트 입은 경찰…영화가 아닌 현실

서울 여의도 한복판, 경찰관들이 허리와 다리에 외골격 로봇 슈트를 착용하고 순찰을 돕니다.

근력을 보조하는 웨어러블 로봇 기술을 활용해 체력 소모를 줄이고 이동성과 대응력을 높이기 위함입니다.

공상과학 영화에나 등장할 법한 기계로 강화된 '증강인류'가 이제 일상 속에 등장한 겁니다.

기계가 인간을 대체하는 수준을 넘어서 이제 인공지능(AI), 바이오기술, 웨어러블 인터페이스가 인간 능력을 보완하고 확장하는 단계에 이른 것입니다.

◇ 생각으로 컴퓨터를 조작하는 시대

세계 곳곳에서 '증강인류'를 향한 기술적인 시도는 현재진행형입니다.

일론 머스크가 2016년에 공동 설립한 뉴럴링크(Neuralink)는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Brain-Computer Interface) 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사람의 뇌와 컴퓨터를 직접 연결하는 기술이 실현되면 마치 텔레파시를 사용하는 것처럼 생각만으로 컴퓨터를 조작할 수 있게 됩니다.

실제로 마비 환자가 이 기술을 이용해 생각만으로 컴퓨터 커서를 제어하거나 게임을 한 사례도 있습니다.

뉴럴링크는 올해 최대 30명의 인간 대상 임상 시험을 진행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 바이오테크가 '선봉장'…크리스퍼(CRISPR)· 베이스에디팅(Base Editing)

크리스퍼(CRISPR) 유전자 편집 기술도 희귀 질환 치료에서 획기적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생후 6개월된 아기 KJ는 크리스퍼 유전자 편집 기술 기반의 맞춤형 유전자 치료를 받아 생명을 위협하는 CPS1 결핍증을 치료받았습니다.

DNA를 직접 수정해 유전 질환을 근본적으로 해결한 것입니다.

베이스 에디팅(Base Editing) 등 차세대 기술의 발전도 주목할만 합니다.

베이스 에디팅은 기존의 크리스퍼 기술보다 더 정밀하고 안전하게 유전자를 편집할 수 있습니다.

이 기술은 DNA를 절단하지 않고 특정 염기를 직접 변환해 유전자 돌연변이를 수정할 수 있습니다.

현재 심혈관 질환, 암, 뇌질환 등 다양한 분야에서 베이스 에디팅을 활용한 치료법이 연구중으로 일부는 임상시험 단계에 진입했습니다.

물론 현재까지 인간 능력 향상을 목적으로 하는 유전자 편집은 윤리적, 사회적, 과학적 논란으로 인해 실제로 적용된 사례는 없습니다.

◇ 일상에 스며든 AI 기반 웨어러블 기술

AI가 탑재된 스마트 안경이나 보청기 등은 이제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메타(Meta)가 레이밴(Ray-Ban)과 협력해 만든 스마트 안경은 음성으로 사진을 찍고, 음악을 틀며, 질문에도 답합니다.

샤오미가 개발중인 스마트 안경도 카메라, 오디오 모듈, AI 인터페이스 등을 통합해 사용자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실시간 번역, 내비게이션, 건강 모니터링 등도 가능하게 할 전망입니다.

스타키는 AI 기술을 활용한 보청기를 개발했습니다.

단순히 청력 보조를 넘어 낙상 위험 평가, 활동 추적, 심박수 등 사용자의 건강 상태를 분석해 사용자에게 알려주기도 합니다.

이처럼 기술은 이제 특정 계층에 국한되지 않고 우리 일상과 직장에도 깊숙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 어떤 인재를 뽑아야 할까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기업들은 채용 기준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기계보다 잘하는 사람을 찾는 게 아니라 기계가 대신할 수 없는 사람이 더 중요한 시대가 된 것입니다.

이미 기업들은 학력, 경력, 자격증 등 전통적인 스펙보다는 인간 고유의 역량을 중시하는 '역량 기반 채용'을 강조하며 전반적인 채용 기준을 재정립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글로벌 기업들은 공감, 창의적 문제 해결력, 리더십 같은 요소를 핵심 역량으로 삼고 있습니다.

인사(HR, Human Resources) 전문 온라인 미디어 플랫폼 'HR 카사(HR Katha)'가 발표한 2025년 HR 트렌드에 따르면, 조직은 인공지능(AI)의 능력을 보완할 수 있는 창의성, 공감, 윤리적 판단과 같은 인간의 고유한 강점을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조직문화 차원에서도 공감형 리더십, 창의적 문제 해결 능력, 직관적 판단 역량 등 인간 고유의 특성이 조직의 핵심 경쟁력으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하버드 비즈니스 퍼블리싱(Harvard Business Publishing)은 "인간 중심의 리더십이 직원들의 자신감, 웰빙, 스트레스에 대한 회복력을 향상시켜 조직의 변화에 효과적으로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말합니다.

또 글로벌 HR 테크놀로지 기업 워크휴먼(Workhuman)도 "공감, 진정성, 신뢰를 중시하는 인간 중심의 리더십이 혁신과 성장을 촉진하는 데 기여한다"고 강조합니다.

◇ '사람다움'이 경쟁력

웨어러블 디바이스와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기술의 발전으로 이러한 기술을 활용하는 인재들이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조직 환경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스웨덴의 신경기술(Neurotechnology) 스타트업 뉴로바(Neuroba)는 웨어러블 신경기기를 통해 직원들의 인지 성능과 정서 조절을 최적화해 업무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조지아텍(Georgia Tech) 연구진은 일상생활에서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웨어러블 뇌-컴퓨터 인터페이스를 개발해 실용성을 높였습니다.

기술이 인간을 뛰어넘을 수 있는 시대일수록 진짜 중요한 것은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입니다.

기업은 이제 기술에 밀리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 기술과 함께 더 나은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는 사람을 원하고 있습니다.

기술이 인류를 압도하는 시대에 기업들이 취해야 할 인재 전략에 대한 보다 자세한 분석은 매일경제TV가 선보이는 프리미엄 콘텐츠 플랫폼 『CEO인사이트』 15호 '당신은 몇 번째 미키입니까? feat. 영화<미키 17>'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 김하영 기자 / kim.hayoung@mktv.co.kr ]

[ⓒ 매일경제TV & mktv.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오늘의 이슈픽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