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D 밴스(40) 미국 부통령이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백악관 정상회담 자리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상대로 강경 비판 발언을 쏟아낸 것은 오래 전부터 작정했던 일로 보입니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라크전 참전 용사인 밴스 부통령은 미국 밖의 전쟁에 회의적이며 네오콘들을 경멸하는 젊은 세대의 공화당원들을 대표하는 인물로 꼽힙니다.

'신(新)보수주의자'를 의미하는 네오콘은 무력을 통해서라도 국제사회에서 평화를 지켜야 한다는 시각을 지니고 있다. 각종 국제 분쟁에 대해서도 미국의 적극적인 관여를 주장합니다.

최근까지 공화당의 주류는 해외의 민주주의 우방국들을 보호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했으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영향으로 이런 관점은 당내에서 지지를 잃었습니다.

미국 고립주의를 전공한 오하이오주립대 역사학과의 크리스토퍼 맥나이트 니컬스 교수는 "외교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적인 새로운 접근"을 부각하는 임무가 밴스 부통령에게 맡겨졌다고 분석했습니다.

니컬스 교수는 그러면서 젤렌스키가 정상회담에 올 때 도움을 애원하는 탄원자로서 행동하기를 트럼프와 밴스가 원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는 미국 대통령들이 우호국 원수들을 접견해온 일반적 관례를 크게 벗어나는 것입니다.

밴스 부통령은 앞서 지난달 14일 뮌헨 안보회의에 참석했을 때에도 유럽 국가들에서 민주주의와 표현의 자유가 위기를 맞았다며 장황한 훈계를 늘어놓은 전력이 있습니다.

그는 또한 부통령이 되기 전부터도 우크라이나에 대해 호의적이지 않은 입장을 드러내 왔습니다.

오하이오주에서 연방상원의원 후보로 나섰던 2022년에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가 운영하는 팟캐스트 '워룸'에 출연했을 때에는 미국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국경 문제에 집착하는 것은 우스꽝스럽다고 발언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당시 "솔직히 말해, 우크라이나가 어떻게 되든 상관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직후인 2022년 3월에는 "세계에는 민주주의 국가들이 많이 있다"며 그 중 하나에서 전쟁이 난다고 일일이 미국이 신경쓸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습니다.

상원의원 시절이던 작년 5월 밴스는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지원을 계속하는 데에 반대한다면서 "유럽이 아무 것도 하지 않도록 유럽에 보조금을 주는 셈"이라는 등을 반대 이유로 꼽았습니다.

한편, 백악관은 밴스 부통령에게 먼저 적대감을 드러낸 것은 젤렌스키 대통령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정상회담 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테이프를 돌려 보면, 실제로 카메라 앞에서 (JD 밴스) 부통령에게 적대감을 드러내고 싸움을 시작한 것은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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