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국내 주요 기업들의 지난해 실적이 속속 발표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유통업계의 성과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는데요
특히 쿠팡이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고 합니다.
국내 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중국 기업들까지 한국 시장에 분격 진출하며 이커머스 업계의 판도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관련 내용 짚어보도록 하죠.
현연수 기자, 안녕하세요.
【 기자 】
네, 안녕하세요.
【 앵커멘트 】
쿠팡이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며 국내 유통 시장을 뒤흔들고 있습니다.
특히 매출 규모가 기존 유통 대기업들을 뛰어넘은 점이 눈길을 끄는데요.
지난해 쿠팡의 실적이 어땠는지 정리해 주시죠.
【 기자 】
네, 올해도 쿠팡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쿠팡은 2000년대 이후 전 세계 IT 기업 중에서도 유례없는 속도로 성장했는데요.
지난해 매출은 41조2,901억 원으로, 연간 실적을 처음 공개한 2013년에 비해 무려 86배 증가했습니다.
2015년 처음 1조 원을 돌파한 이후 2017년 2조 원, 2018년 4조 원, 2020년 13조 원 등으로 가파르게 성장했는데요.
코로나19 시기 온라인 쇼핑이 활성화되면서 2021년 매출이 20조 원을 돌파했고, 2023년에는 30조 원을 넘어섰습니다.
이에 따라 쿠팡의 매출 규모는
롯데쇼핑과 신세계그룹 전체 매출을 초월할 정도로 커졌고, 네이버와
카카오를 합친 것보다도 2배 이상 많아졌습니다.
국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기준으로도 30위권 수준으로 올라가면서, 국내 굴지의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습니다.
【 앵커멘트 】
정말 괄목할 만한 성장을 매년 거두면서 국내 이커머스 선두라는 입지까지 굳히고 있는데요.
그렇다면 쿠팡의 폭발적인 성장을 견인한 핵심 요인은 무엇인가요?
【 기자 】
네, 무엇보다도 로켓배송과 와우멤버십이 큰 역할을 했습니다.
쿠팡은 지난 10년간 6조2천억 원을 투자해 전국 30개 지역에 100여 개의 물류 인프라를 구축했는데요.
현재 전국 시군구 중 약 70%가 로켓배송이 가능한 '쿠세권'에 포함됩니다.
쿠팡은 내년까지 3조 원을 추가 투자해 전국민이 어디서나 로켓배송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목표입니다.
와우멤버십 회원 수도 2020년 600만 명에서 2023년 1,400만 명으로 늘어나며 탄탄한 고객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이외에도 2022년 대만 진출과 글로벌 온라인 명품 플랫폼 '파페치' 인수 등 해외 시장 확대도 성장을 뒷받침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특히 대규모 영업적자를 보던 파페치가 인수 1년 만에 손익분기점에 가까운 턴어라운드를 달성한 점은 눈여겨볼 만하고요.
최근 대만에 와우멤버십을 도입하는 등 해외 공략도 착실히 진행 중입니다.
이런 움직임들 속에 업계는 올해 쿠팡과 네이버의 양강 체제가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 앵커멘트 】
쿠팡의 독주를 막기 위한 경쟁업체들의 추격이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특히 쿠팡과 양강 구도를 이루고 있는 네이버도 이커머스 부문에 더 힘을 주며 경쟁을 강화하고 있는데요.
관련 내용 자세히 말씀해 주시죠.
【 기자 】
네, 쿠팡의 성장 속도에 발맞추기 위해 경쟁업체들이 치열한 추격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네이버의 공세인데요.
네이버는 다음 달 전용 쇼핑앱을 출시하며 커머스 부문에 더 큰 무게를 실을 계획입니다.
네이버 앱 내 '스마트스토어' 탭에서 제공하던 쇼핑 서비스를 분리하는 전략을 택한 것인데요.
이 앱은 AI 기술을 적용해 개인화 추천을 더욱 정밀하게 할 수 있도록 돼 있습니다.
또, 배송 경쟁력도 강화하고 있습니다.
현재 네이버는 '오늘·내일 배송' 외에도 '지금배송', '새벽배송' 등 다양한 배송 서비스를 추가한 상태인데요.
쿠팡도 최근 로켓와우의 배송 시간을 세분화했는데, 이에 대항할 만한 배송 시스템을 구축한 거죠.
이런 서비스들이 네이버의 회원 기반과 결합되면 시장 경쟁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 앵커멘트 】
네이버 외에도 다른 업체들의 경쟁은 어떤지도 주목해야 할 것 같은데요.
11번가, 지마켓, 컬리 등 주요 이커머스 업체들이 배송 경쟁을 강화하고 있죠.
배송 시스템 경쟁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 기자 】
유통업계에서 주 7일 배송을 속속 도입하면서 배송 경쟁에 불을 지피고 있습니다.
이런 변화의 시작점은
CJ대한통운의 주 7일 배송 서비스 '매일오네'였는데요.
올해 시작과 동시에 주말 배송을 도입하면서, 쿠팡과의 본격적인 경쟁을 선언했습니다.
이렇게 물꼬가 트이자 다른 유통 기업들도 연이어 주 7일 배송 경쟁에 뛰어들기 시작했는데요.
11번가는 '주말 당일배송 서비스'를 시작했고, 지마켓은 '스타배송'을 통해 주 7일 배송을 지원합니다.
컬리도 기존 주 6일 하루배송을 주 7일로 확장했고, 네이버쇼핑도 역시 곧 주 7일 배송을 도입할 예정입니다.
이러한 변화는 쿠팡의 독주를 막는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 앵커멘트 】
국내 기업 간 경쟁이 격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의 쇼핑 플랫폼 테무가 한국 이커머스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기로 했습니다.
테무는 한국 판매자 모집에 나서며, '로컬 투 로컬'(L2L) 사업 모델을 도입할 예정인데요.
현재 중국 이커머스 기업들의 진출 상황은 어떻습니까?
【 기자 】
테무가 기존에는 중국산 제품을 해외 직구하는 방식으로 판매해 왔는데요.
이번에 한국 상품을 직접 유통하는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고 발표했습니다.
테무는 "한국 판매자를 온라인 마켓플레이스에 초대했다"며 "이를 통해 한국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지역 상품을 제공하고, 한국 판매자들에게 새로운 판로를 열어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테무의 온라인 마켓플레이스는 재고 보유와 자체 주문 처리, 배송이 가능한 업체를 대상으로 운영됩니다.
테무는 알리익스프레스와 마찬가지로 한국에 사무실을 열고, 한국 인력을 채용하는 등의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입니다.
알리는 지난 2023년부터 한국 현지화 작업을 시작해, 많은 국내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상황인데요.
테무와 알리 등 중국 기업의 한국 진출로 이커머스 시장의 경쟁 구도도 더욱 치열해질 전망입니다.
▶ 인터뷰(☎) : 서용구 / 숙명여대 교수
- "이커머스 안에서는 삼국지라고 할 수 있는 네이버, 쿠팡, 그리고 이제 C커머스(가 경쟁할 것이고)…그다음에 11번가 등 나머지 업체들이 얼마나 또 많이 찾을 것인가, 거의 부실화될 것까지 갈 건가 올해 이런 이슈들이 좀 있고요."
올해 유통업계에 변수가 많을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기업들의 상황을 잘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 앵커멘트 】
내수가 침체하는 가운데, 중국 기업들의 공세까지 겹치면서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의 고민도 늘 것 같습니다.
현 기자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기자 】
네, 감사합니다.
[ 현연수 기자 / ephalon@mk.co.kr ]
[ⓒ 매일경제TV & mktv.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