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고평가손실 확 줄어들 것”
증권가선 “성장성 확보 의구심”

엘앤에프 제공
전기차 캐즘(Chasm, 일시적 수요 둔화)과 리튬 가격 하락으로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배터리 양극재 업체 엘앤에프가 2월 5일 실적 발표회에서 “최악의 구간은 지났다”는 자체 평가를 내놨다.

하지만 증권가 시선은 여전히 냉담하다.

2월 6일 하루에만 12곳의 증권사가 엘앤에프 리포트를 내놨는데, 이 중 10곳이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엘앤에프는 최근 실적 발표회에서 지난해 매출 1조9075억원, 영업손실 5102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 감소는 전기차 캐즘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대규모 영업손실은 리튬 가격 하락에 따른 재고평가손실 때문이다.

지난해 초 ㎏당 100위안 안팎이었던 리튬 가격은 하반기 70위안 선을 오르내렸다.


재고자산은 최초 인식 → 후속 인식(재평가) → 청산 인식의 과정을 거친다.

재고평가손실이 발생하는 건 후속 인식 단계다.

예를 들어 10만원에 구매한 재고자산도 어느 순간 시장에서 5만원에 판매될 수 있다.

이 경우 재고자산 가치를 최초 인식 가격(historical cost)에 맞출지 시장 가격(market value)에 맞출지 재평가한다.

방식은 간단하다.

저가법(LCM method)이 적용돼 최초 인식 가격과 시장 가격 중 더 낮은 가격으로 재고자산 가치가 재평가된다.

이 과정에서 최초 인식 가격보다 시장 가격이 낮으면 재고평가손실이 발생한다.

손실은 회계상 매출원가로 잡혀 수익성에 영향을 준다.


다행히 엘앤에프는 자체적으로 최악의 구간은 지났다고 보는 분위기다.

지난해 말 기준 약 3~4개월 수준의 재고를 보유 중인 만큼, 올해 재고평가손실 규모는 지난해와 비교해 급격히 줄어들 것이란 분석이다.

또 신제품 출시와 신규 사업 확대도 기대해볼 요소가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엘앤에프는 세계 최초 46파이용 Ni-95% 제품 양산에 이어 2170용 Ni-95% 신제품 납품을 준비 중이다.

이르면 올해 1분기 말부터 출하될 예정이다.

동시에 중저가 전기차 시장 진출을 위해 국내외 고객사와 LFP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증권가에선 여전히 의구심이 감지된다.

이용욱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엘앤에프는 2분기부터 테슬라향 NCMA95 양극재 출하가 본격화될 예정이고 대규모 재고평가손실도 해소될 것”이라면서도 “회복을 위해서는 고객사 다각화를 통한 중장기 성장성 확보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고질적 문제점인 테슬라향 매출 의존도를 지적한 것이다.

이 애널리스트는 엘앤에프 목표주가를 기존 13만원에서 11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현욱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최악을 지나가는 구간”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재고평가손실은 상반기 내 지속될 것으로 판단된다”며 목표주가 9만5000원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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