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미국과 중국, 두 대국 간의 무역전쟁이 격화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자 중국도 맞불 관세와 보복 조치로 정면 대응에 나섰는데요.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파장이 커지는 가운데, 각국도 대응 속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오늘은 보도국 취재기자와 함께 무역전쟁의 현황과 파장, 그리고 정부의 대응까지 짚어보겠습니다.
현연수 기자 안녕하세요.
【 기자 】
네, 안녕하세요.
【 앵커멘트 】
미국과 중국이 서로 고율 관세를 부과하면서 무역전쟁이 점점 치킨게임이 되고 있는 상황인데요.
먼저, 관세 전쟁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부터 소개해 주시죠.
【 기자 】
네, 먼저 미국이 어제 중국에 최대 1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조치를 시행했죠.
여기에 20%의 펜타닐 비율을 추가한 145%가 최종 관세율이라고 미국 매체들이 오늘 새로 확인했습니다.
이에 중국은 현지시간으로 10일 낮 12시 1분부터 미국산 수입품에 대해 84%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며 정면 대응에 나섰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만을 고율 관세 대상으로 삼자, 중국도 이에 상응하는 비례 보복에 나선 겁니다.
앞서 34%로 시작됐던 중국의 보복 관세는 미국의 관세 인상에 맞춰 84%까지 끌어올려졌고, 이에 따라 무역전쟁은 '치킨게임' 양상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양국의 힘 싸움 속에 글로벌 증시는 매일 요동치고 있습니다.
어제 폭등했던 미국 증시가 밤새 다시 급락했고, 국내 증시도 회복 하루 만에 혼조세를 보였습니다.
【 앵커멘트 】
이번 관세 전쟁이 단순한 무역 갈등이 아니라, 미국의 전략적 외교 흐름 속에서 시작된 것이란 분석도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제외한 주요 교역국에만 관세 유예 조치를 내린 배경은 무엇인가요?
【 기자 】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관세 정책을 통해 중국을 고립시키기 위한 의도를 명확히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중국을 제외한 국가들에는 90일간 상호관세를 유예하며 기본세율 10%만 적용했는데요.
블룸버그는 미국이 다른 교역국들과의 관계를 재정립하며 협력 체계를 구축한 뒤, 중국만을 집중 포화하는 전략을 택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는 중국이 유럽연합이나 동남아 국가들과 손잡고 대미 공조 전선을 펴는 움직임을 견제하려는 목적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미국이 무역을 넘어 전방위 압박에 나선 가운데, 양국의 대립은 사실상 패권 경쟁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 갈등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습니다.
▶ 인터뷰(☎) : 김상봉 / 한성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 "첫 번째는 실물 측면에서 관세를 매기고 보복 관세를 하기 때문에 시간이 걸리고 있는 것 같고요. 그다음에 채권시장 쪽하고 외환시장 쪽에서도 지금 문제가 발생하는 게 보여요. 그런 부분에서 미중 무역 분쟁은 좀 시간이 오래 갈 것 같아요."
중국이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 속에 향후 외교적 대결 구도 속에서 무역전쟁은 더 복잡해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앵커멘트 】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전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세계무역기구 WTO도 이에 대한 우려를 공식적으로 밝혔습니다.
양국 간 갈등이 장기화할 경우 세계 경제에까지 큰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전망인데요.
현연수 기자, WTO의 보고서에 어떤 내용이 담겼습니까?
【 기자 】
네, WTO는 미중 무역 갈등이 글로벌 교역과 경제 성장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미국과 중국 간의 보복성 관세 맞대응이 양국 상품 교역을 최대 80%까지 감소시킬 수 있다고 추정했는데요.
이는 전 세계 무역의 약 3%를 차지하는 두 경제 대국의 충돌이 글로벌 공급망 전체에 충격파를 줄 수 있다는 뜻입니다.
특히 세계 경제가 미국과 중국 중심으로 양분되는, 이른바 '무역 블록화'가 현실화할 경우, 전 세계 실질 국내총생산이 장기적으로 약 7% 감소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양국의 치킨게임식 무역전쟁이 단순한 국가 간 충돌을 넘어 세계 경제 전체의 위기로 번질 수 있다는 경고가 국제사회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 앵커멘트 】
미국의 글로벌 관세 부과에 따른 파장이 커지자, 각국 정부도 대응 속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하루마다 바뀌는 상황에 관련 국가들도 머리가 복잡할 것 같은데요.
현재 어떤 나라별로 어떤 대책들이 논의되고 있습니까?
【 기자 】
미국이 중국을 제외한 국가들에 상호관세를 90일간 유예하자, 각국도 대응 강도를 조절하고 나섰는데요.
EU는 미국과의 협상 여지를 남기기 위해 당초 오는 15일부터 시행하려던 보복관세를 90일간 보류한다고 밝혔습니다.
EU는 회원국들의 강한 지지 속에 보복 조치 준비를 마쳤지만, 마찰 없는 협상을 위해 일단 유보하기로 한 겁니다.
일본은 여당을 중심으로 미국의 관세 조치 등에 대응해 전 국민에게 현금을 지급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습니다.
또 관세담당 각료들이 다음 주 미국을 방문해 자동차 관세 재검토 등을 요구할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 정부도 국내 경제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점검하고 있습니다.
오늘 최상목 부총리 주재로 열린 F4 회의에서는 미국 관세조치에 따른 대응책이 논의됐습니다.
▶ 인터뷰 : 최상목 / 경제부총리
- "눈앞에 놓인 대미 관세 협의의 현안에 유연하고 신속하게 대응하면서도, 중장기적으로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겠습니다."
이어 "이제는 복잡하고 새로운 게임의 룰이 등장했고, 생존과 성장 전략을 찾아야 한다"며 "기업 등 경제주체와 협력해 대외리스크를 극복하고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만들겠다"고 말했습니다.
【 앵커멘트 】
전방위로 확산 중인 미중 무역전쟁, 단기 대응은 물론이고 장기적 시나리오까지 철저히 대비해야 할 시점입니다.
현연수 기자, 오늘 소식 잘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기자 】
네, 감사합니다.
[ 현연수 기자 / ephalon@mk.co.kr ]
[ⓒ 매일경제TV & mktv.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