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TV Who Is?] 국제 최고경영자상 받은 미래에셋 박현주…"다음 스텝은 AI혁신"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회사 제공)
▲CEO 오늘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3일 "우리 목표는 조직 전반에 걸쳐 지능형 인공지능(AI) 플랫폼을 장착하고, 동시에 이 강력한 기술을 업무 전반에 걸쳐 투명하고 책임감 있게 활용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박 회장은 이날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국제경영학회(AIB·Academy of International Business) 연례 콘퍼런스 'AIB 2004 서울' 기조연설에서 "금융 수준은 획기적으로 높아졌으나 많은 투자자들은 여전히 투자 상품과 서비스에 대해 상당한 수수료를 지불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고객과 사회에 더 큰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신규 방법을 지속적으로 모색해 나가야 한다"며 이처럼 밝혔습니다.

이를 위해 미래에셋그룹은 올해 미국에 웰스스팟을 설립하고, 지난해 호주를 대표하는 로보어드바이저인 스톡스팟을 인수해 글로벌 AI 확장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이는 더 낮은 수수료로 더 우수한 고객 수익성을 제공하고자 하는 우리의 다음 주요 비즈니스 변혁의 출발점에 불과하다"고 말했습니다.

박현주 회장은 회사 경영의 원칙으로서 ESG(환경·사회적 책무·기업지배구조 개선)의 중요성도 역설했습니다.

그는 "미래에셋의 설립은 일자리와 부의 창출을 통해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첫 번째 실천이었다"며 "회사 설립 이래 우리는 의사 결정 과정과 효율적인 리스크 관리 시스템의 초석으로 ESG 원칙을 통합하는 데 전념해 왔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금융업에서 성공과 실패의 순간이 수시로 교차하지만 수많은 기업이 기본원칙을 망각하고 결국 실패의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며 "건전하고 견고한 ESG 원칙을 고수하는 기업들은 단기적 이익을 우선시하려는 유혹을 뿌리치고 장기적 가치 창출에 집중한다. 이런 금융회사만이 우리 사회를 올바르게 이끌 수 있다고 믿는다"고 덧붙였습니다.

박 회장은 회사 창립과 성장 과정에 대해 "역경의 시기 끊임없이 혁신의 마음가짐으로 현실의 제약을 확장을 위한 도전의 기회로 전환시키며 개척해왔다"고 떠올렸습니다.

성공적인 기업가로서의 가장 중요한 요건을 '전략적 사고 능력과 미래를 내다보는 적응력'이라고 정의한 박 회장은 "급격한 기술 혁신의 시대를 맞아 정직성, 투명성, 늘 고객과 사회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마음가짐을 지침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박 회장은 AIB가 수여하는 '올해의 국제 최고경영자상(International Executive of the Year Award)'을 받았습니다.

박 회장은 미래에셋그룹을 세계적인 수준의 투자은행(IB)으로 발전시킨 리더십을 인정받아 아시아 금융인 최초로 이번 상을 받게 됐습니다.

1959년 미국 미시간에서 설립된 AIB는 현재 세계 90여개국에서 3천400여명의 세계 저명학자 및 전문가가 가입해 있으며, 국제경영 분야 관련 연구와 교육, 정책 수립을 비롯해 국가 간 학술 교류와 세미나 등 활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경영 활동의 평가

△해외투자자산 평가손실로 2023년 실적 위축

미래에셋증권이 2023년 해외투자자산 손실로 실적이 위축됐습니다.

미래에셋증권은 2023년 3분기 연결기준 매출 4조5728억 원, 영업이익 1731억 원, 순이익 169억 원을 냈습니다.

2022년 3분기보다 매출은 29.2% 감소했습니다.

영업이익은 15.5% 늘고 순이익은 29.8% 감소했습니다.

누적 기준으로는 3분기까지 매출 15조 4155억 원, 영업이익 6114억 원, 순이익 4560억 원을 거뒀습니다.

2022년 3분기 누적보다 매출은 11.8%, 영업이익은 19.1%, 순이익은 21.6% 줄었습니다.

미래에셋증권은 해외투자자산 등의 평가손실이 반영돼 실적이 악화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2023년 3분기 연결기준 자기자본은 11조5천억 원으로 같은 해 2분기보다 1847억 원 늘었습니다.

미래에셋증권은 향후 금리 정상화 등 영업환경이 안정화되면 평가손실 자산의 가치 회복에 따라 수익성 개선이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토큰증권(ST) 시장 진출

박현주 회장은 토큰증권을 미래에셋그룹의 새로운 사업으로 삼기 위한 밑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미래에셋증권은 2023년 9월8일 글로벌 블록체인 네트워크 회사인 '폴리곤랩스'와 토큰증권 워킹그룹 업무협약(MOU)을 체결했습니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번 협약을 통해 폴리곤의 우수한 기술력과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자산 토큰화 관련 공동 연구를 진행하고 국내외 토큰증권 네트워크 및 생태계 개발, 인지도 제고를 위한 이벤트 기획 등 다양한 방면으로 협업하기로 했습니다.

두 회사는 해외 사례를 연구해 국내 인프라에 접목하고 장기적으로는 국내 금융 인프라와 해외 인프라의 상호 운용성을 개선한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폴리곤랩스는 블록체인 네트워크인 '폴리곤'을 운영하는 회사입니다.

폴리곤랩스는 2023년 말 현재 싱가포르 통화청이 주최하고 주요 금융기관이 참여해 자산 토큰화를 실험하는 '프로젝트 가디언'의 기술사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앞서 미래에셋증권은 같은 해 9월6일 K-콘텐츠 금융시장 확대를 위한 토큰증권 실무협의체인 '토큰증권 워킹그룹'에 합류했습니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번 워킹그룹에 토큰증권과 적합성이 높은 기초자산 및 비즈니스 모델을 보유한 회사들이 다양하게 참여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생애

박현주 회장은 1958년 10월17일 광주에서 태어나 광주제일고등학교와 고려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습니다.

박현주 회장의 아버지는 자수성가한 농부였는데, 박현주 회장이 고등학교 합격 통지를 받은 날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이후 방황하던 박현주 회장은 신뢰, 성실, 정직을 강조하는 어머님의 가르침 덕분에 바로설 수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박 회장은 고려대학교 재학 중 "자본시장 발전 없이 자본주의는 발전할 수 없다"는 말을 듣고 증권업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습니다.

1986년 동양증권에 입사해 45일 만에 대리로, 1년1개월 만에 과장으로 승진했습니다.

동원증권에서 최연소 서울 중앙지점장으로 일할 때 "바람이 불지 않을 때 바람개비를 돌리려면 앞으로 달려나가는 길뿐이다"를 점훈으로 정했습니다.

동원증권 중앙지점 재직 당시 30여 개 증권사가 매월 말 모든 점포의 실적을 집계해 서로 교환했는데, 1등은 항상 박 회장이 이끄는 동원증권 중앙지점이었다고 전해집니다.

서울 강남본부장 이사로 승진했지만 구재상 서울 압구정지점장, 최현만 서초지점장 등 이른바 8명의 '박현주 사단'과 함께 미래에셋캐피탈을 세웠습니다.

이후 미래창업투자와 미래에셋자산운용을 잇따라 설립한 뒤 국내 최초의 뮤추얼펀드인 '미래에셋 박현주 1호'를 출시했습니다.

미래에셋증권미래에셋생명보험을 세우고 미래에셋생명보험을 증시에 상장했습니다.

대우증권을 인수해 미래에셋증권과 합병해 미래에셋대우증권(현 미래에셋증권)을 출범시킨 뒤 해외사업 확대를 위해 노력했습니다.

특히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대표이사 회장이 물러난 뒤 김미섭, 허선호 부회장 등을 내세운 전문경영인 2기 체제의 안착에 관심을 쏟고 있습니다.

박현주 회장은 미래에셋증권을 글로벌 투자금융회사로 키우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습니다.

'자본시장의 개척자'이자 '최고의 금융 전략가'로 꼽히며, 승부사적 기질과 동물적 투자감각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박현주 회장은 자신의 통찰력이 독서에서 나온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1년에 읽는 영어원서만 5천 페이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자신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책으로 앨빈 토플러의 '제3의 물결'을 꼽았습니다.


▲학력/경력/가족

학력 : 1977년 광주제일고등학교 졸업
1983년 고려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1995년 연세대학교 경영대학원 고위경영자과정 수료
2002년 미국 하버드대 비즈니스스쿨 AMP 과정 수료

경력 : 1986년 동양증권 입사
1991년 동원증권 중앙지점 지점장
1996년 동원증권 강남본부장 이사
1997년 미래에셋캐피탈, 미래에셋자산운용 창업
1999년 미래에셋증권 설립
2001년 미래에셋그룹 회장
2003년 미래에셋자산운용(홍콩) 설립
2016년 5월 미래에셋증권-미래에셋증권 통합추진위원회 위원장, 미래에셋증권 회장
2018년 3월 미래에셋증권 홍콩 법인 회장
2018년 미래에셋 글로벌 경영전략고문(GISO)

가족 : 부인 김미경씨와 사이에 박하민, 박은민, 박준범씨 등 1남2녀


▲어록

"미래에셋은 앞으로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한다. 여느 재벌그룹처럼 2세, 3세로 물려주는 오너 세습경영을 하지 않을 것이다. 많은 인재들이 치열한 경쟁을 통해 미래에셋의 CEO가 되는 길을 활짝 열어놓겠다."

"한국의 재벌 체제가 2세에 이어 3세, 4세에까지 지속될 수 있었던 데는 과감한 세대교체를 통해 조직의 활력을 불러일으킨 것이 유효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아버지에서 자식으로 경영권이 넘어갈 즈음에 아버지를 보좌한 많은 참모들이 함께 물러난 것이 오히려 조직의 역동성을 고취하는 계기가 됐다. 오너 회장이 나이가 들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날 경우 그를 보좌한 많은 참모들이 '나도 집에 갈 시간이 됐구나'하는 생각을 가질 수밖에 없고 후계 구도가 정착되면서 '젊은 피'들이 자동적으로 수혈되는 것이 재벌 체제의 선순환 구조를 가능하게 했다."
(2021년 10월 21일, 동아일보 인터뷰)

"26년 전 창업 이후 지금까지 가장 큰 고민이 세대교체다. 인간적 번민과 아쉬움을 뒤로하고 향후 10년 이상을 준비하는 전문 경영체제를 출발시키기로 했다. 이번에 퇴임하는 창업 멤버들과 깊은 인간적 신뢰가 함께 했던 시절을 간직하고 그들의 그룹에 한 헌신에 무한한 존경을 보낸다."
(2023년 10월23일, 전문경영인 체제 2기를 준비하며)

[ 황주윤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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