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산업 강국, 함께 하는 제조혁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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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서천군에 위치한 해담솔에서 민근식 해담솔 대표(오른쪽)와 곽태영 삼성전자 ESG&스마트공장지원센터 위원이 스틱형 김자반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서천 박승주 기자 |
충남 서천군의 식품제조업체 해담솔은
삼성전자의 스마트공장 혁신으로 제조 체질을 완전히 바꾸며 비약적인 성장세를 이뤘다.
위생 시스템 개선에서 시작한 변화는 글로벌 인증 확보, 완제품 수출 확대로 이어졌고 회사는 더 큰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2004년 설립된 해담솔은 국내산 원초를 바탕으로 조미김, 발효간장김을 비롯한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는 김 전문 기업이다.
'스틱 김자반' 제조 특허도 획득해 시중에 유통되는 대부분의 스틱형 제품을 생산한다.
하지만 민근식 해담솔 대표는 소기업으로서의 한계를 절감했다.
시스템 도입이나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투자가 제한적이라 의지만큼 여건이 따라주지 못했다.
특히 식품공장의 생명인 '위생관리'에 대한 의지가 높았지만 체계적인 시스템이 없어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기 어려웠다.
위생 점검 때마다 모든 직원이 매달려야 하는 비효율적인 상황이 반복되곤 했다.
해담솔은 이 같은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 2022년부터
삼성전자의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 사업'에 참여했다.
삼성전자 전문가들은 현장을 꼼꼼히 확인하면서 개선 과제를 발굴했다.
당시 해담솔은 위생 매뉴얼이 없었고, 김자반 포장 라인 일부는 임시 설비로 가동 중이었다.
수작업 위주 공정은 품질 편차가 컸고, 생산 효율도 낮았다.
스마트공장 전문가들은 공장 동선과 레이아웃을 분석해 김자반·전장김 전용 라인을 신설하고, 세척실과 위생전실·포장 라인을 구축하며 현장의 기본 체계를 뜯어고쳤다.
혁신 활동 추진 도중에 원인 모를 화재로 생산동 건물이 불타는 사고를 겪기도 했다.
하지만
삼성전자 스마트공장 위원들 조언과 도움을 받아 이전보다 더 효율적이고 튼튼한 새 공장을 지었다.
단순한 지원을 넘어 기업의 위기를 함께 극복하는 동반자 역할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가장 큰 성과는 위생 시스템의 혁신이다.
과거에는 매뉴얼을 만들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던 위생관리가 스마트공장을 도입한 후에는 시스템 안에서 매일매일 지침에 맞춰 이뤄지게 됐다.
작업자용 전용 위생복과 이물 방지 장비를 비롯해 인체에 유해한 물질이나 금속성 이물질 검출률을 줄이기 위한 식품안전체계가 도입됐다.
이에 힘입어 삼성웰스토리 납품에도 성공했다.
민 대표는 이를 두고 "식품업계에서 인정받을 만한 큰 성과"라며 "삼성웰스토리 납품은 위생 면에서 전혀 문제가 없다는 뜻"이라고 평가했다.
최근에는
CJ프레시웨이에도 납품을 시작해 국내 시장에서 입지를 더욱 넓혀가고 있다.
해담솔의 성과는 숫자로 입증된다.
연매출은 2021년 약 15억원에서 2023년 약 40억원으로 큰 폭으로 증가했다.
올해는 70억원가량 매출이 예상된다.
민 대표는 "내수 경기가 안 좋은 상황에서도 성장할 수 있는 것은 스마트공장을 통해 기초 체력을 잘 쌓은 결과물"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해담솔의 존재감은 커지고 있다.
기존에 10개국 정도에 간접 수출하는 데 머물렀던 해외 진출이 이제는 네덜란드, 뉴질랜드, 호주, 베트남, 대만, 인도네시아를 비롯해 20개국 이상으로 확대됐다.
스마트공장을 도입한 이후 수출처가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난 것이다.
최근에는 아랍에미리트(UAE)에 첫 물량을 보내며 중동 시장도 열었다.
스마트공장 고도화를 계기로 해담솔은 김 제조 기업을 넘어 종합식품기업으로의 변신을 도모할 예정이다.
민 대표는 "롤모델인 삼성처럼 김 분야에서 '초격차'를 가져갈 수 있는 차별화된 회사가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또 "김 관련 사업에 집중하면서 궁극적으로는 매출 2000억원을 달성하는 종합식품기업이 되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해담솔은 회사의 성장뿐만 아니라 사회적 책임에도 앞장서는 모범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현재 회사에는 총 20명의 장애인 직원이 함께 일한다.
6년 차 '장애인 표준 사업장'으로서 장애인 고용 우수 기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민 대표는 "한 사람의 장애인을 고용하는 것은 하나의 세계를 다시 여는 작업"이라며 사회적 기여에 대한 철학을 밝혔다.
민 대표는 "기회가 주어지면, 혹은 기회를 만들어서라도 반드시 이 사업(스마트공장 구축 사업)을 하면 좋겠다"고 역설하며 중소기업들이 혁신에 동참할 것을 강력히 권했다.
해담솔은
삼성전자와 인연을 이어가며 더 큰 꿈을 꾸고 있다.
[서천 박승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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