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삼성전자SK하이닉스, 대만 TSMC에서 운영하는 중국 내 공장에 미국산 장비 공급을 제한한다고 통보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최종 판단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최근 보도에 따르면 미 상무부 수출통제 부문 책임자인 제프리 케슬러 산업·안보담당 차관은 지난주 삼성전자SK하이닉스, TSMC에 이 같은 규제 가능성을 통보했다.

이들 회사의 중국 내 공장에 미국 반도체 제조장비를 공급할 때 매번 허가를 신청하지 않도록 한 조치를 취소하길 원한다는 입장이다.


백악관 당국자들은 이 방침이 미·중 무역갈등의 '확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면서 중국이 대미(對美) 희토류 수출통제에 '허가 시스템'을 적용한 것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WSJ도 상무부 조치가 미국 정부 내 다른 부서의 동의를 완전히 받았거나 트럼프 행정부 정책으로 최종 확정된 것이 아니라고 전했다.


아직 결정된 건 아니지만 중국 현지에 반도체 공장을 가동 중인 삼성전자SK하이닉스는 트럼프 행정부가 추가 규제를 가할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과 쑤저우에서 각각 낸드플래시 생산공장과 반도체 후공정(패키징) 공장을 운영 중이고, SK하이닉스는 중국 우시에 D램 공장, 충칭에 패키징 공장, 다롄에 인텔에서 인수한 낸드 공장을 가동 중이다.


삼성전자는 "미국 정부 동향을 예의 주시하며 상황에 따라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 역시 "현재로서는 특별히 언급할 내용이 없다"며 "미국 반도체 추가 규제가 언제 시작될지, 어떤 장비들이 대상에 오를지 등을 파악하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두 회사 모두 중국 공장에서 최첨단 장비 교체가 시급한 상태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업계 전문가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 모두 최첨단 공정이 필요한 고부가가치 제품은 한국에서 생산한다"며 "하지만 미국 정부가 장비 수출통제를 장기화하면 어려움을 겪게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동은 기자 / 이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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