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SK하이닉스 직접 영향
美 장비업체들도 타격 입을 듯
“미 정부의 의도 파악할 필요”

삼성전자의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
미국 정부가 한국 반도체 기업의 중국 내 공장에 장비 공급을 제한하겠다고 통보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대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상무부 수출 통제 부문 책임자인 제프리 케슬러 산업·안보 담당 차관이 삼성전자SK하이닉스, 대만 TSMC에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중국내 공장에 대한 미국산 장비 공급을 제한한다는 방침을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케슬러는 세 회사의 중국 내 공장에 미국 반도체 제조 장비를 공급할 때 매번 허가를 신청하지 않아도 되도록 한 조치를 취소하길 원한다는 입장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한국과 대만 반도체 기업들의 중국내 공장에 미국산 첨단 반도체 장비가 들어가는 것을 사실상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정확히 어떤 상황인지 파악하는게 우선”이라며 “상황 변화가 있는지 예의 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 역시 “현재로선 특별히 확인해주거나 언급할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과 쑤저우에서 각각 낸드플래시 생산 공장과 반도체 후공정(패키징) 공장을 운영 중이고, SK하이닉스는 중국 우시에 D램 공장, 충칭에 패키징 공장, 다롄에 인텔로부터 인수한 낸드 공장을 가동 중이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중국 공장들은 당장 시급한 최첨단 장비 교체가 필요한 상황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별개로 반도체 업계는 “미국 정부의 의도가 불명확하다”며 당황하는 분위기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 반도체 산업을 견제하려면 중국 업체들에 들어가는 장비만 통제하면 될텐데 왜 한국과 대만의 중국 내 공장을 콕 짚어서 규제한건지 이해할 수 없다”며 “결국 가장 큰 타격을 받는건 미국의 반도체 장비 회사들이 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실제로 한 미국계 반도체 장비업체 관계자는 ”그렇잖아도 트럼프 정부가 중국 반도체 업체로의 첨단 장비 수출을 막아서 경영진의 우려가 큰 상황“이라며 ”대상이 중국내 삼성전자·하이닉스·TSMC로 확대될 경우 경영에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이번 조치로 마이크론 등 미국의 반도체 생산업체들은 유리해질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SK하이닉스·TSMC로부터 반도체를 공급받는 수많은 미국의 기업들은 반도체 가격 상승으로 인한 비용 증가를 감내해야할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수많은 미국의 테크 기업들과 반도체 장비업체들을 어려움에 처하게 만드는게 트럼프 대통령의 뜻은 아닐 것으로 믿는다”며 “미국 정부가 통보했다는 정확한 조치의 내용을 정확히 파악한 뒤 그에 맞게 업계와 한국 정부가 힘을 합쳐 대응방법을 찾아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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