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DDR4 메모리 가격이 DDR5보다 더 비싸지는 현상이 나타나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19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 자료에 따르면 이달 말까지 서버용 DDR4 계약 가격은 전분기 대비 18~23%, PC용은 13~18% 상승할 것으로 예측된다.
3분기에는 서버용 8~13%, PC용 18~23%까지 추가 상승이 전망된다.
이 같은 가격 급등은 DDR4 공급 부족과 수요 증가가 맞물린 결과다.
DDR4는 지난 2013년 출시된 메모리 규격으로 차세대 DDR5가 2020년부터 보급되면서 점차 생산이 줄어들고 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주요 메모리 업체들은 수익성이 높은 DDR5와 HBM(고대역폭 메모리) 생산에 집중하면서 DDR4 생산을 감축하고 있다.
마이크론은 일부 고객사에 DDR4 생산 중단을 통보했으며 앞으로 6~9개월에 걸쳐 출하량이 점진적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역시 DDR4 매출 비중을 점차 줄이는 전략을 펴고 있다.
이로 인해 DDR4 재고가 빠르게 고갈되면서 현물 가격이 DDR5를 추월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이달 초 DDR4(16Gb·2Gx8) 현물 거래가격은 6.14달러로 DDR5(5.782달러)를 넘어섰으며 일부 DDR4 제품은 DDR5보다 더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DDR4 공급 부족이 심화된 가운데 수요 업체들이 재고 확보에 나서면서 발생한 ‘패닉 바잉(공황 구매)’ 현상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DDR4 가격 상승은 오히려 DDR5로의 전환을 가속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DDR4와 DDR5 가격 차이가 줄어들면서 수요 업체들은 차세대 제품으로 눈을 돌릴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또 과거 DDR4 전환 사례를 참고하면 가격 역전 현상은 일시적일 전망이란 의견에 무게가 실린다.
박상욱
신영증권 연구원은 “지난 2016년 DDR3 가격이 일시적으로 DDR4를 초과한 사례가 있다”며 “당시 DDR4 공급 확대와 DDR3 생산 축소가 맞물리며 DDR3 가격이 DDR4 대비 약 10% 높은 수준을 기록했는데 이러한 가격 반전 현상은 약 2개월간 유지됐다”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현재는 과거와 달리 관세 유예로 인한 선행 수요가 더해지며 DDR4와 DDR5 간 가격 격차가 더 크게 벌어졌다”며 “다만 과거 사례를 참고할 때 이번 DDR4와 DDR5 간 가격 역전 현상도 일시적 현상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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