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조짜리 진영 갖춰나가는 이재명 정부…눈에 띄는 국산 AI 모델 봤더니

[사진 = SCMP]
이재명 정부가 인공지능(AI)에 100조원을 투입해 글로벌 기술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겠다는 청사진 실현에 나섰다.

국가가 주도해 AI 조직과 인프라를 구축하고 소버린 AI 개발에 집중하겠다는 목표다.


18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AI이노베이션센터장을 초대 AI미래기획수석으로 임명했다.

하 수석은 앞으로 5년간 AI 투자 전략과 정책 수립을 총괄하게 된다.

민간 출신 전문가가 국정기획 책임자 자리에 앉은 최초의 사례다.


하 수석은 1977년생으로 수석급 참모 중 최연소가 됐다.

서울대 컴퓨터공학과에서 학·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네이버의 주요 AI 부서를 두루 거치며 민·관·산 연대를 강조해 왔다.

산업계와 정치권에서는 현장 경험과 정책 구현 역량을 동시에 갖춘 적임자라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에 전 국민이 AI를 일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소버린 AI 전략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실제로 ▲100조원 규모의 AI 투자 ▲5만개 이상 그래픽처리장치(GPU) ▲10만명 이상 인재 양성 ▲AI 데이터센터 확대 등을 핵심 공약으로 제시한 바 있다.


소버린 AI는 개별 국가 차원에서 개발하는 AI를 의미한다.

한국 기업이 한국 데이터로 개발하기에 한국어·한국문화·한국사회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한국인의 질문을 가장 정확히 알아듣고 보다 유용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AI인 셈이다.


소버린 AI는 보안이 중요한 국방·공공이나 전문 지식이 필요한 의료·제약, 강점 산업으로 꼽히는 제조업·콘텐츠 등 분야에서 활용했을 때 경쟁력이 극대화된다.

이런 소버린 AI가 없으면 우리나라 IT 서비스가 글로벌 빅테크에 종속될 위험성이 커진다.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인공지능(AI)이노베이션센터 센터장이 지난 15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에서 AI 미래기획수석에 임명됐다.

[사진 = 뉴스1]

현재 토종 AI 모델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네이버의 ‘하이퍼클로바X’다.

네이버가 2021년 9월 국내 기업 최초로 자체 개발한 거대언어모델(LLM)로, 현존하는 AI 모델 중 가장 많은 양의 한국어 토큰을 학습했다.

토큰은 텍스트 데이터를 구성하는 기본 단위다.

토큰을 많이 흡수할수록 AI가 똑똑해진다.

네이버는 올해 안에 대화형 추론 특화 모델과 멀티모달 기능을 음성까지 확장한 모델을 공개할 방침이다.


이 외에도 KT가 국내 최초로 1조 토큰 이상의 학습량을 주입한 ‘믿음’, SK텔레콤의 이동통신 데이터·서비스에 특화된 ‘에이닷’,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에 탑재하고자 개발한 ‘가우스’, 엔씨소프트가 게임업계 최초로 선보인 ‘바르코’, LG그룹 AI연구원이 특허·논문과 같은 전문문헌 위주로 학습시킨 ‘엑사원’ 등이 있다.


IT업계에서는 미국이나 중국과 비교해 AI 후발주자인 우리나라가 승부수를 띄우려면 차별화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미국기업 팔란티어가 정부·국방 데이터 분석에 AI를 적용해 특화에 성공했듯, 우리나라도 자체 개발 AI를 토대로 반도체 특화나 자동차 특화 등 산업군별 AI 서비스에 주력하라는 조언이다.


IT업계 관계자는 “AI 기반 체계의 현실적 한계를 해결하면서도 내수 및 수출에 유리한 AI 개발 로드맵 수립이 시급하다”며 “AI에 무게를 두면서도 과학기술 전반의 발전을 아우를 수 있는 균형잡힌 컨트롤러의 역할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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