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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프톤의 인생시뮬레이션 게임 ‘인조이(inZOI)’에 녹아든 LG전자의 이동식 스크린 ‘스탠바이미’. [사진 = LG전자] |
커다란 통창을 낸 거실에는 올해 출시된
LG전자의 초대형 TV 올레드에보를 배치하고, 침대 옆에는 기동성을 갖춘 이동식 스크린 스탠바이미를 놓는다.
출근길 교통수단으로는
현대차의 캐스퍼를 선택한다.
사무실에서는 갤럭시 태블릿을 이용해 업무를 본다.
모두 공짜다.
인조이로 구현한 일상이기 때문이다.
크래프톤의 신작게임 인조이와 이종산업 브랜드의 협업이 활발하다.
실사형 그래픽과 익숙한 제품군이 만나 현실감과 몰입도를 높여 주고 있다.
크래프톤은 지속적으로 브랜드 아이템을 추가하겠다는 계획이다.
의류·음식과 같은 생활품부터 그림·조각과 같은 예술품에 이르기까지 협업 가능한 영역이 무궁무진해 이용자들의 관심이 모인다.
10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크래프톤은 인조이 개발 초기 단계부터 브랜드 컬래버레이션 추진을 결정하고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LG전자,
현대차 등 브랜드와 협업 계약을 체결했다.
추후 주얼리 브랜드와 협업할 가능성도 내비쳤다.
구체적으로
삼성전자의 갤럭시탭과
LG전자의 스탠바이미와 올레드에보, 올레드오브제컬렉션포제 등이 건축 모드의 가구 목록에 포함됐다.
스탠바이미는 가로·세로 방향으로 돌아간다.
현대차의 그랜저, 캐스퍼, 아이오닉 등 자동차는 드림카 차고에서 꺼낼 수 있다.
모두 실제 모델과 흡사한 형태로 주행과 세차가 가능하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인조이 하는 중인데 스탠바이미가 있네”, “지하철 타기 싫어서 제일 싼 캐스퍼 샀다”, “로고가 너무 딱 박혀 있다”, “명품은 안 들어오겠지?”, “게임판이 광고판이 되지만 않으면 좋을 듯”, “괜히 반갑더라” 등 다양한 반응이 나왔다.
브랜드에서도 협업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분위기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영업 채널이 다각화된 상황”이라며 “게임에서 제품을 설치해 본 소비자들이 마음에 들면 구매를 할 수도 있기 때문에 젊은 층 고객 확보를 위한 마케팅 수단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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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프톤의 인생시뮬레이션 게임 ‘인조이(inZOI)’에 녹아든 현대차의 ‘아이오닉’ . [사진 = 크래프톤] |
인조이는 플레이어가 가상 현실을 관리하는 기업의 신입사원이 돼 사람처럼 상호작용이 가능한 캐릭터 조이를 조종하는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조이는 게임 안에서 다양한 인생을 살아간다.
취미·직장 생활을 즐기거나 결혼·육아도 가능하다.
위험한 순간에 사고를 당하거나 죽음을 맞이할 수도 있다.
흔히 심즈와 비교되는 게임이지만 고차원 언리얼 엔진을 활용한 실사풍 그래픽, 영상을 올리면 캐릭터의 동작으로 이어지는 비디오 투 모션, 프롬프트를 입력하면 이미지로 구현된는 텍스트 투 이미지, 이질감을 줄인 3차원(3D) 프린터 등 인공지능(AI) 기반 창작 도구를 탑재해 실재감을 살렸다.
캐릭터 생성 옵션은 250개가 넘고 정신 요소는 400가지 이상이다.
인조이는 지난 3월 28일 오전 9시 PC게임유통플랫폼 스팀을 통해 사전 출시됐다.
인조이는 공개된 지 약 40분 만에 판매 수익순으로 정렬되는 최고 인기 게임 1위를 기록했다.
또 약 일주일 만에 글로벌 누적 판매량 100만장을 돌파했다.
심즈가 터줏대감처럼 버티고 있는 장르에서 새로운 대안으로 등장한 인조이 돌풍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크래프톤은 현재 인조이의 맥버전 사전 예약을 받고 있다.
크래프톤은 올해 1분기 역대 최대 분기 성적을 기록했다.
크래프톤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874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3%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457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7.3% 늘었다.
그 배경으로 펍지:배틀그라운드 지식재산권(IP)의 인기와 인조이의 흥행이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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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프톤의 인생시뮬레이션 게임 ‘인조이(inZOI)’에 녹아든 현대차의 ‘그랜저’ . [사진 = 크래프톤] |
하지만 지난 5월 말 기준 인조이의 스팀 내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79%)에 머무르고 있다.
최근 부정적 평가가 이어지면서다.
사전 출시 형태로 공개된 만큼 즐길 거리가 충분하지 않은 것이 약점으로 작용했다.
여기에 정규 업데이트 일정도 밀리면서 빈축을 사고 있다.
다만 기대감은 여전하다.
우선
크래프톤이 앞으로 채워나겠다고 발표한 콘텐츠가 다양하다.
직업 다양화, 식사와 운동으로 인한 체형 변화, 새로운 지역, 가족관계 확장, 문자 메시지 전송, 물건 선물·판매 등 시스템 도입이 예고돼 있다.
개발 기술 고도화로 게임 완성도 역시 높아질 전망이다.
이에 이용자가 추가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
김형준 인조이 총괄디렉터는 “인조이를 통해 현실에서 경험할 수 없는 것들을 체험하고, 삶에 대한 통제력을 느끼면서 삶을 조금 떨어져 바라볼 기회를 가질 수 있다면 정말 기쁠 것 같다”며 “쉽지 않은 과정이었고 아직 부족한 점이 있지만 팬들의 조언을 귀 기울여 듣고 꾸준히 개선해서 빠르게 정식 출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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