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산업 강국, 함께 하는 제조혁신 ◆

"스마트공장으로 전환하려면 레이아웃과 공정 흐름을 먼저 정비해야 합니다.

그러지 않은 상태에서는 자동화를 도입해도 실패할 수 있습니다.

"
이상우 삼성전자 스마트공장실행팀 위원(사진)은 중소기업의 스마트공장 전환을 지원하는 파트너다.

이 위원은 1988년 삼성전자에 입사한 뒤 반도체, 세트, 생산기술연구소 등 사업부에서 공정 설계와 생산 기술 업무를 맡아왔다.

2년 전부터는 중소기업의 공장 혁신을 전담하며 22개 기업을 지원했다.

그는 "중소기업 수준에 맞는 기술을 적용해 과도한 설비 투자 없이 구조적 효과를 내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 위원의 접근은 '분석 기반 설계'다.

그는 "공정 분석 없이 설계한 적이 없다"며 "작업자 동작, 설비 간 간격 등을 실제 데이터를 바탕으로 파악한다"고 말했다.

공정 흐름을 바꾸고, 불합리한 작업 방식은 셀 단위로 재편해 이동과 동작을 줄인다.

실제로 한 연구용 기기 생산업체에서는 셀 라인을 도입한 후 생산성이 3배 향상됐다.


공장 구조 개선의 필요성을 보여주는 사례도 다양하다.

충남의 한 공조기 제조업체에서는 "기존 라인을 6m에서 4m로 줄이는 게 불가능하다"는 반발이 있었지만, 이 위원은 팀을 꾸려 2주간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구조 변경이 가능하다고 결론 지었다.

공장 화재로 서버가 유실된 한 기업에서는 그가 2개월 전 설계한 레이아웃 도면이 유일한 복구 자료가 되기도 했다.

그는 "우리가 가진 데이터가 생명줄이 된 셈"이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방산, 식품 가공 등 업종으로 활동을 넓히고 있다.

얼어 있는 고구마의 불균형한 두께로 커터 날이 깨지는 문제를 설계로 해결하는 등 현장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에 구조적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이 위원의 최종 목표는 인공지능(AI) 기반의 공장 설계 시스템 구축이다.

중소기업이 컨설턴트 없이도 스스로 공정과 레이아웃을 설계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양산 박승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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