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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실적 ◆
반도체 업황을 둘러싼 기대와 불확실성이 맞물리고 있다.
메모리 값이 반등세로 돌아섰고,
삼성전자도 1분기 잠정 실적에서 비교적 선방하며 회복 기대에 힘이 실렸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반도체에 대해 고율 관세를 예고하면서 다시 시장 전반에 긴장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시장조사업체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범용 D램 주류 제품인 DDR4 8Gb 2666㎒ 현물 가격은 한 달 새 13.3% 올랐다.
마이크론을 비롯한 글로벌 메모리 기업들이 제품 가격 인상을 예고했고,
삼성전자도 일부 고객사와 가격 조정을 논의하고 있다.
시장은 이번 흐름이 일시적 반등이 아닌 실적 개선의 시작일 수 있다는 기대감을 높이는 분위기다.
중국발 수요도 회복세에 힘을 보탰다.
중국 정부의 '이구환신(以舊換新·낡은 제품을 새것으로 교체 지원)' 정책이 본격 시행되면서 스마트폰·PC 중심의 교체 수요가 빠르게 살아났다.
그러나 '반도체의 봄'을 낙관하기엔 이르다는 신중론이 만만치 않다.
트럼프 대통령은 반도체를 품목별 관세 부과 대상으로 직접 언급했다.
아직 반도체는 상호관세 대상에서 제외돼 있지만 철강, 자동차처럼 25% 수준의 고율 관세가 적용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메모리 수요가 막 반등세에 접어든 시점에서 미국의 '반도체 폭탄 관세'가 현실화하면 업황 회복 흐름이 다시 꺾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반도체 고율 관세가 실행되면 하반기에는 수요 감소와 상반기 중 쌓인 재고로 이중 부담이 될 위험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고객사들이 관세 부담을 반영해 구매량을 줄이거나 미국 내 생산 비중이 높은 경쟁사 쪽으로 거래를 전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수요 회복과 가격 반등이 이어져도 이 같은 외부 변수는 전략 수립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송명섭 iM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에 25% 관세가 부과되면, 미국 완제품 기업의 구매 비용도 25% 오른다"며 "이 중 3분의 1은 소비자에게 전가되고, 나머지는 세트 업체와 반도체 업체가 절반씩 부담할 가능성이 높은데 이런 경우 한국 반도체 업체는 평균 8%대 가격 인하를 감수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박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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