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코패스' 진단받은 20개월 영아 성폭행·학대살해범, 2심서 무기징역

생후 20개월 된 동거녀 딸을 성폭행하고 잔인하게 학대 살해한 3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는 1심 징역 30년보다 높은 형량인 무기징역을 받았습니다.

대전고법 형사1-1부(정정미 부장판사)는 오늘(27일) 양모(30)씨의 아동학대 살해와 13세 미만 미성년자 강간 등 사건 항소심에서 징역 30년 등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양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습니다.

20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이수, 10년간 신상공개, 10년간 아동·청소년 등 관련 기관 취업 제한을 함께 명령했습니다.

재판부는 "생후 20개월 된 피해자는 아빠로 알고 따랐던 피고인에게 처참하게 맞고 성폭행당하다 사망했다"며 "사람의 존엄을 무자비하게 짓밟은 잔혹성을 고려할 때 피고인을 사회로부터 영원히 격리하는 게 맞다"고 판시했습니다.

다만, 2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원심 결정은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검찰의 성 충동 약물치료(화학적 거세) 청구도 무기징역 선고 형량을 고려해 1심에 이어 기각했습니다.

양씨는 지난해 6월 15일 새벽 술에 취한 채 동거녀 정모(26)씨의 딸을 이불로 덮은 뒤 수십 차례 주먹으로 때리고 발로 짓밟는 등 폭행해 숨지게 했습니다.

정씨와 함께 시신을 아이스박스에 담아 집 안 화장실에 숨겨둔 채 노래방 등을 다니기도 한 그는 학대 살해 전 아기를 성폭행하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양씨는 'PCL-R'(Psychopathy CheckList Revised)이라고 불리는 체크리스트에서 26점을 받아 사이코패스 성향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사체은닉 등 죄로 징역 1년 6월형을 받았던 피해자 친모 정씨 역시 1심보다 형량이 높은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습니다.

4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5년간의 아동·청소년 등 관련 기관 취업 제한도 명령했습니다.

재판부는 "잔혹한 폭력으로 살해당한 피해자 시신을 숨겨둔 죄질이 나쁘다"고 판시했습니다.

[ 박소민 인턴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