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웅 한화오션 대표 (회사 제공)
▲CEO 오늘

한화오션이 2조 원이 넘는 대규모 수주에 성공하며 지난해 수주 총액을 상반기에 넘어섰습니다.

한화오션은 중동 지역 선사 2개사로부터 각각 액화천연가스운반선(LNGC) 4척과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4척 등 모두 8척, 총금액 2조 1577억원 규모의 선박을 수주했다고 1일 공시했습니다.

LNGC 4척은 1조 4381억원, VLCC 4척은 7196억 원입니다.

LNGC 발주는 아랍에미리트(UAE), VLCC는 오만 국적 선사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LNGC와 VLCC는 모두 2028년까지 인도됩니다.

한화오션은 올해 LNGC 16척, VLCC 7척, 초대형암모니아운반선(VLAC) 2척, 초대형액화석유가스운반선(VLPGC) 1척 등 모두 27척을 수주해 약 53억 3000만 달러(7조 3277억 원)를 달성했습니다.

6개월 만에 지난해 수주 총액 35억 2000만 달러(4조 8677억 원)를 넘어선 것입니다.

지난해 5월 한화오션 수장 자리에 앉은 권혁웅 대표의 경영 능력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권혁웅 대표는 최근 살아난 VLCC 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있습니다.

세계 VLCC 발주량은 2022년 3척, 지난해 18척에서 올해 5월 말까지 무려 37척으로 급증했습니다.

한화오션은 전 세계 운항 중인 919척의 VLCC 중 가장 많은 185척을 건조했습니다.

한화오션은 지난 2월 오세아니아 지역 선주로부터 VLCC 2척을 수주하기도 했습니다.

한화오션의 VLCC 수주는 2021년 이후 3년 만입니다.

이에 발맞추어 정부는 2040년까지 조선 분야의 초격차 기술 확보를 위해 100대 핵심기술을 선별하고 10대 핵심 프로젝트를 가동하기로 했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일 부산에 있는 친환경 선박 기자재 업체 파나시아에서 '2차 K-조선 기술 얼라이언스'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K-조선 초격차 비전 2040'을 발표했습니다.

이를 위해 민간과 함께 2조 원 이상을 투자하고, 이를 통해 암모니아·액화수소 추진선 상용화, 자율운항 플랫폼 구축, 조선 공정 자동화 등을 달성한다는 계획입니다.


▲경영 활동의 평가

△1분기 흑자전환 성공…'선별 수주' 통했다

한화오션이 만년 적자로 신음하던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한 지 1년 만에 흑자를 기록했습니다.

대우조선해양은 국내 조선 빅3 중 하나로 꼽히며 조선업계의 한 축을 담당했습니다.

그러나 모회사의 공중분해와 업황 부진이라는 악재가 겹치며 처참한 실적을 보였습니다.

2022년 매출은 4조 8602억 원 규모였지만, 매출원가가 6조 2000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선박을 팔면 팔수록 손해를 보는 처지에 최근 2년 누적 적자가 3조4000억 원에 달해, 바로 문을 닫아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이러한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한 지 1년 만에 한화오션이 흑자를 기록한 반전의 배경에는 '정통 한화맨'으로 불리는 권혁웅 대표가 있었습니다.

권혁웅 대표는 철저한 수익성 위주의 선별 수주 전략으로 이른바 '돈 되는 사업'만 진행한다는 원칙 아래 이익률을 끌어올렸습니다.

수주가 지연되더라도 돈이 되는 사업 위주로 경영을 펼치는 전략을 선택한 것입니다.

더불어 저가 수주 물량 해소에도 힘썼습니다.

과거 대우조선해양이 저가 수주를 마다하지 않으며 조선업계의 시장 질서를 흩뜨렸다는 지적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 한화오션은 지난해 연간 수주 목표인 69억 8000만달러의 57.3%를 달성, 적자를 면하지는 못했지만 턴어라운드의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한화오션은 올해 들어서는 흑자전환에 성공해 올해 1분기 영업이익 529억 원을 기록하며 증권사 전망치를 훌쩍 뛰어넘었습니다.

증권가 컨센서스는 146억 원에 불과했지만 3.6배에 달하는 이익을 내며 저력을 과시했습니다.

1분기 매출액은 2조 2836억 원, 영업이익은 529억 원, 당기순이익은 510억 원을 기록해, 전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약 58.6% 늘었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흑자로 돌아섰습니다.

고부가가치 선박으로 꼽히는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매출 비중이 51.4%까지 늘었고, 달러 강세에 따른 환율 효과(350억 원)도 한몫을 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사건사고

△올해만 '사망 2명' 발생…안전관리 도마 위에

한화오션 경남 거제사업장에서 올해 들어서만 노동자 2명의 사망자가 발생했습니다.

지난 1월 24일 거제사업장에서 30대 노동자 A씨가 선체에 붙은 이물질을 제거하는 잠수 작업을 하던 중 의식을 잃은 채 발견돼 응급실로 옮겨졌지만 숨지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노조 측은 한화오션의 안전보건관리시스템이 허술해 사고가 벌어졌다고 주장했습니다.

거제사업장에서는 1월 12일에도 선박 방향타 제조공장에서 작업 중 폭발 사고가 일어나 20대 노동자 B씨가 사망한 일이 있었습니다.

노동계는 한화그룹이 한화오션을 인수한 뒤 안전보건이 더 후퇴했다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한화오션 측은 "2022년 이후 매년 300억~600억 원 규모의 안전보건 관련 금액을 추가로 집행해 안전보건시스템 강화를 위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며 "안전보건과 환경 관련 업무 인원도 지속 증원 중"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생애

권혁웅 대표는 1961년 3월3일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 경기고등학교와 한양대학교 화학공학과를 졸업했습니다.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에서 화학공학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권혁웅은 1985년 한화에너지에 입사해 30년 넘게 한화그룹에서 일한 정통 한화맨으로 꼽힙니다.

권 대표는 여수열병합발전, 한화에너지, 한화토탈, 한화종합화학 대표이사를 지냈습니다.

한화그룹 경영기획실 인력팀장, 한화 지주경영부문, 한화 지원부문에서 그룹 전체 살림을 담당했습니다.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 인수팀을 이끌며 인수작업을 지휘했으며 인수가 마무리된 뒤 공식 출범한 한화오션의 첫 대표이사에 선임돼 부회장으로 승진했습니다.

경영능력과 더불어 에너지 분야의 전문성이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학력/경력/가족

학력 : 1979년 경기고등학교 졸업
1983년 한양대학교 화학공학과 졸업
1985년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 화학공학 석사
1995년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 화학공학 박사

경력 : 1985년 한화에너지 입사
2006년 한화케미칼 상무보
2007년 한화에너지 사업관리담당
2012년 여수열병합발전 대표이사
2012∼2015년 한화에너지 대표이사 전무
2014∼2015년 환경재단 이사
2015년 한화그룹 경영기획실 인력팀장 부사장
2016년 한화 지주경영부문 부사장
2018~2020년 한화토탈 대표이사 사장, 한화종합화학 대표이사
2021년 한화 지원부문 사장
2023년 5월 한화오션 대표이사, 부회장


▲어록

"2023년 5월 한화오션이 새롭게 출범하는 등 지난 한 해는 많은 긍정적인 변화가 있었다. 출범 후 경영체질 개선 활동 시행과 사업부 운영체계 구축을 통한 조기 안정화, 운영 효율성 강화로 경영 정상화 체계를 구축했고 차세대 친환경 제품 경쟁력 강화 등 기술 중심의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노력했다. 올 한 해도 많은 난관이 예상되지만 수익성 위주의 선별 수주 전략을 통해 이익을 확보하겠다.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2024년 3월 제24기 정기 주주총회)

"한화오션의 임직원들은 옥포만 위에 세계적인 회사를 일궈냈고 한화에는 수많은 인수합병을 통해 역량있는 기업들과 시너지를 일으켜 핵심사업을 이끈 성장 스토리가 있다. 한화오션의 '오션'은 '지속가능성'과 '도전'을 의미한다. 미지의 영역이 95%에 달하는 대양을 무대로 우리의 개척정신과 지속적인 혁신을 통해 '글로벌 해양에너지 리더'를 향한 위대한 여정을 함께 하자"
(2023년 5월,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CEO편지)


[ 황주윤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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