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제 자리라 느껴지지 않아”…마무리 투수 맡았음에도 겸손했던 한화 김서현, 목표는 “그저 팀 승리하게끔 던졌으면” [MK인터뷰]

“아직 (마무리 투수가) 제 자리라 느껴지지 않는다.

그저 팀이 이기게끔 던지고 싶다.


클로저를 맡았지만, 김서현(한화 이글스)은 겸손했다.

목표는 한화의 승리 뿐이었다.


2023년 전체 1번으로 한화에 지명된 김서현은 불 같은 강속구를 지닌 우완투수다.

지난해까지 통산 57경기(60.2이닝)에 출격해 1승 2패 1세이브 10홀드 평균자책점 5.04를 올렸다.

2024시즌 37경기(38.1이닝)에서는 1승 2패 10홀드 평균자책점 3.76을 작성, 한화의 핵심 불펜 자원으로 발돋움했다.


28일 대전 KIA전에서 한화의 승리를 지킨 뒤 포효하는 한화 김서현. 사진(대전)=천정환 기자
김서현은 28일 대전 KIA전에서 쾌투했다.

사진(대전)=천정환 기자

요 근래에는 어깨가 더욱 무거워졌다.

기존 마무리 투수였던 주현상이 다소 부진하자 사령탑이 이 자리를 김서현에게 맡긴 까닭이다.

최근 만난 김경문 한화 감독은 “마무리 하는 것이 부담이 될 것이다.

때로는 블론 세이브도 하겠지만 경험 쌓으면서 그 자리를 편안하게 생각하고, (마무리 투수라는) 옷을 잘 입었으면 좋겠다”고 선전을 기원했다.


김서현은 “(보직 이동을) 미리 알고 있던 상황은 아니었다.

갑작스럽게 바뀌었다.

부담감이 좀 있었지만, 그렇다고 못 던지는 것은 아니다.

맡겨 주신 자리에서 최대한 열심히 하려 한다”며 “아직 확실히 제 자리라 느껴지지 않는다.

(주)현상 선배님이 하시는 자리인데 제가 잠깐 임의로 맡고있다.

이번을 기회 삼아 마무리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지만, 아직은 현상 선배님을 못 따라가는 것 같다.

일단 제 임무에 최선을 다하려 한다”고 이야기했다.


이후 김서현은 29일 대전 KIA 타이거즈전 전까지 세이브 기회에 등판하지 못했지만, 두 차례 경기에서 마지막 투수로 나서며 클로저로서의 첫 발을 뗐다.

27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0.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으며, 28일 대전 KIA전에서는 1이닝 무실점을 마크, 한화의 7-2 승리를 지켰다.


이중 28일 KIA전을 돌아본 그는 “점수 차가 5점 차라 안 나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일(29일) 경기를 노려보자는 생각도 있었지만, 경기가 끝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집중했다”며 “(경기를 끝내) 좋았다.

마지막 회에 올라간 것은 신인 이후로 처음이었다.

올라가기 전부터 원래 등판했던 이닝에 나선다 생각하고 던지니 결과가 잘 나오고 좋았던 것 같다”고 배시시 웃었다.


한화의 마무리 투수를 맡고있는 김서현. 사진(대전)=천정환 기자
프리미어12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활약했던 김서현.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말 열렸던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에서 국가대표로 활동했던 경험은 김서현에게 큰 자양분이 됐다.

당시 4경기에 출전한 그는 3피안타 3볼넷 4탈삼진 무실점으로 잘 던졌다.


김서현은 “(프리미어12 참가로) 확실히 자신감이 많이 붙었다.

상대를 피하려 하지 않고 빠르게 승부 들어가려 한다.

그러다 보니 좋은 성적이 조금씩 따라와 주고 있다.

그 성적대로 경험이 더 쌓이면 타자를 상대할 때 더 유용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끝으로 그는 개인 성적보다 팀 승리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김서현은 “개인 성적을 신경 쓰고 싶지 않다.

개인 성적을 신경 쓰면 오히려 더 성적이 안 나온다.

타자와 상대하는 것만 생각하고 싶다.

그저 팀이 이기게끔 던지고 싶다”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이런 굳은 다짐 덕분이었을까. 김서현은 29일 대전 KIA전에서 개인 통산 두 번째이자 올 시즌 마수걸이 세이브를 수확했다.

5-4로 앞선 9회초 등판해 박재현에게 볼넷을 범했으나, 김규성(삼진), 최원준(유격수 땅볼), 김선빈(유격수 땅볼)을 차례로 잠재웠다.

과연 김서현이 앞으로도 상승세를 이어가며 한화의 뒷문을 견고히 지킬 수 있을지 많은 관심이 쏠린다.


한화 김서현은 앞으로도 활약을 이어갈 수 있을까. 사진(대전)=천정환 기자
[대전=이한주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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