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부과 가능성 점쳐지자
물량 선점하려는 수요 늘어
관련 ETF도 2주새 10%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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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 = AP 연합뉴스] |
금값만 오르는 것이 아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위협에 구리와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가격이 오르고 있다.
16일(현지시간)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3월물 구리 선물 가격은 지난 14일 한때 파운드당 4.8달러 수준까지 치솟았다.
구리 가격이 4.8달러 선을 돌파한 것은 지난해 5월 이후 처음이다.
2월에 접어들며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리스크가 부각되자 구리 가격은 지난달 말보다 약 9% 올랐다.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도 구리 현물 가격이 이날 t당 9500달러 수준으로 올라 약 3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철강과 알루미늄에 이어 구리에도 관세를 부과할 것으로 예상되자, 관세 발동 이전에 물량을 확보하려는 수요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철강·알루미늄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전자부품, 선박, 건축 등 산업 전반에 쓰이는 구리는 미국의 제조업 부흥이나 중국의 경기 부양책, 종전 후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등으로 인해 향후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주식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대규모 인공지능(AI) 투자 프로젝트와 관련해서도 수요가 늘 전망이다.
김정환 GB투자자문 대표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시카고 데이터센터를 지을 때 구리가 2000t 이상 사용됐다”며 “AI 열풍으로 전력 투자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 구리 수요는 앞으로도 계속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구리는 새로운 광산을 개발하는 데 시간과 비용이 소요돼 공급을 단기간에 빠르게 늘리기 어려운 광물에 속한다.
톰 프라이스 팬뮤어리버럼 분석가는 “미국 시장의 금속 프리미엄은 수요 증가가 공급 고갈을 우려하기 때문에 생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구리에 투자하는 ETF들 수익률도 높아졌다.
한국에서 구리에 투자하는 ETF로는 구리 선물가를 따르는 삼성자산운용의 ‘
KODEX 구리선물(H)’, 구리 현물가를 따르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
TIGER 구리실물’이 있다.
2월 들어 14일까지 KODEX 구리현물은 10.8%,
TIGER 구리실물은 4% 올랐다.
한편 해외에서는 구리 선물가를 따르는 ‘미국 구리 인덱스 펀드(CPER)’ ETF가 2월 들어 이날까지 10% 올랐으며, 구리 채굴 기업에 투자하는 ‘글로벌 X 구리 채광(COPX)’ ETF도 같은 기간 9.1%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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