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을 신청하면서 협력업체들의 줄도산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대주주인 MBK 파트너스는 부동산 자산규모를 감안하면, 채권 조정은 어렵지 않다는 입장인데요.
협력업체의 피해가 불가피 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은행권은 금융지원에 나섰습니다.
김우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지난 4일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 절차 개시를 신청한 홈플러스.

신용등급 하락으로 자금 관련 이슈 발생 가능성이 있어, 단기자금 상환 부담을 경감하기 위한 신청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홈플러스의 신용 등급은 지난 2015년 2월 기준 A1이었으나, 2018년부터 계속 하락해 올해 초 A3-까지 떨어졌습니다.

특히 대주주인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를 경영하면서 자산 효율성이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홈플러스의 유형자산 회전율은 회계연도 기준 2019년 0.73으로 크게 떨어진 후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유형자산 회전율이란 매출액을 기업의 유형자산으로 나눠 산출하는데, 해당 수치가 1을 밑도는 것은 자산 규모에 맞는 매출을 창출하지 못했다는 것을 뜻합니다.


홈플러스의 갑작스런 회생 절차 신청으로 협력업체들의 피해는 불가피 한 상황입니다.

특히 외상매출채권 담보대출 상환 부담을 떠안게 되면서 줄도산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외담대란 원청업체가 업체 대금을 현금 대신 외상대출채권으로 지급할 경우, 협력사가 해당 채권을 담보로 은행에서 받을 수 있는 대출입니다.

은행들은 원청업체에 상환을 요구하는데, 원청이 이를 갚지 않으면 협력업체가 대신 갚아야 합니다.


은행권은 협력업체들의 연체 이자를 감면하고, 최대 5억원 범위 신규 대출 지원한다는 계획입니다.

또 분할상환금 상환을 유예하고 기존 대출의 만기도 연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K는 4조7천억 규모의 부동산 자산을 들며, 회생 계획이 확정되면, 채권자들과의 조정도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입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김병주 MBK 회장이 사재를 내놓는 등 자기 자본 자구책이 선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미국 경제지 포브스가 추산한 김병주 회장의 자산 가치는 97억달러, 현재 환율로는 약 14조원에 달합니다.

미국 시민권자인 김병주 회장은 2020년 역외 탈세 혐의로 세무조사를 받았고,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같은 내용의 지적을 받았습니다.

또 홈플러스가 기업회생 전 마지막 영업일인 지난달 28일 신영증권과 채권 발행 논의를 한 점이 알려지며, 회생 신청 직전까지 채권을 발행해 개인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끼쳤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황.

신영증권이 홈플러스에 대한 형사고발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홈플러스를 둘러싼 채권 조정은 장기화 될 전망입니다.

매일경제TV 김우연입니다.

[ kim.wooyeon@mktv.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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