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한진칼·아시아나항공을 비롯한 한진그룹 주요 계열사들이 15일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아시아나 합병을 주도한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이 대표이사직을 유지한 채로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양사 통합 작업의 주도권을 쥐게 됐다.


아시아나항공 대표로 내정된 송보영 전무는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이외에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 아시아나항공 계열 저비용항공사(LCC)에는 각각 상무·수석부장급을 대표로 배치하며 계열사 대표 간 위계 서열에 신경을 썼다.

16일 예정된 아시아나항공 임시주주총회에서 계열사별 대표이사 선임까지 마무리하면 양사 간 통합 작업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이번 정기 임원 인사에서 대한항공은 우기홍 대표이사 사장(63)이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승진한 것을 포함해 18명이 승진했다.

대한항공은 2019년 11월 석태수 전 부회장이 용퇴한 이후 부회장 자리를 비워뒀는데, 6년여 만에 부회장 직책을 부활시켰다.

일각에선 아시아나 합병 태스크포스(TF)를 이끈 최정호 영업총괄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하며 대표이사를 맡을 것이란 예상도 있었지만, 우 부회장이 그대로 대표이사를 맡았다.


1987년 대한항공에 입사한 우 부회장은 2020년 말부터 시작된 아시아나항공 인수 작업을 주도하며 4년여간의 긴 협상 끝에 두 회사 합병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낸 공로를 인정받았다.


또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효율적인 비용 절감을 통해 대한항공의 흑자 경영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절대적인 신임을 받으며 2019년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에게서 '천재 사업가(business genius)'란 평가를 받기도 했다.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에서도 류경표 대표이사 사장(61)이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류 부회장은 삼일회계법인 공인회계사 출신으로, 한진칼의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재무구조 재정비에 공을 세웠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시아나항공은 대표로 내정된 송보영 전무(60)가 부사장으로 승진하는 등 총 15인에 대한 승진 인사를 냈다.

1988년 대한항공에 입사한 송 부사장은 여객영업 분야 전문가로서 아시아나항공 체질 개선과 함께 2년여 뒤 예정된 통합 항공사 출범을 준비하는 중책을 맡았다.


이외에 에어부산 대표로 내정된 정병섭 상무와 에어서울 대표로 내정된 김중호 수석부장은 승진 인사 없이 이동한다.

아시아나항공과 계열 LCC 대표들은 16일 예정된 각 사 임시주총에서 의결 과정을 거쳐 대표이사로 최종 선임된다.


이번 인사는 대한항공을 중심으로 각 계열사가 대한항공을 지원하는 형태로 그룹이 돌아갈 수 있도록 계열사 대표들의 수직적인 위계 서열에 신경을 많이 썼다는 평가다.

각 계열사 대표이사들은 대한항공(우기홍 부회장), 아시아나항공(송보영 부사장), 진에어(박병률 전무), 에어부산(정병섭 상무), 에어서울(김중호 수석부장) 순으로 서열대로 배치됐다.


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은 보수적인 조직 문화에 따라 서열이 엄격한 조직"이라며 "계열사 체급에 맞춰 최고경영자(CEO)의 급을 명확히 나눈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임원 인사가 마무리되면서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통합 항공사 출범 준비 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조원태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이미 두 회사는 하나와 마찬가지"라며 "양사 융합의 구심점이자 상징이 될 수 있도록 올해 기업 이미지(CI)를 새롭게 선보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아시아나 항공기에서는 윙 로고 제거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승무원 복장과 항공기 도색도 순차적으로 변경될 예정이다.

가장 관심이 높은 양사 마일리지 통합 방안도 올해 상반기 중 발표할 전망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이번 임원 인사는 통합 항공사로 함께 새롭게 도약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정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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