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중국 관세 인하를 시사한 데 대해 중국은 오늘(23일) "싸운다면 끝까지 맞서 싸우되, 대화의 문은 활짝 열려있다"는 종전 입장을 되풀이했습니다.

중국 외교부 궈자쿤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국 협상 관련 발언에 대한 질문에 "우리는 싸우기를 원하지 않지만, 싸움을 두려워하지도 않는다"면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궈 대변인은 "미국이 진정으로 대화와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면 위협과 협박을 중단하고 평등과 존중, 호혜의 기초 위에서 중국과 대화해야 한다"며 "한편으로 중국과 합의에 도달하겠다고 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극한 압박을 가하는 것은 중국과 거래하는 올바른 방식이 아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중국은 이미 관세전쟁과 무역전쟁에 승자가 없고 보호주의는 출구가 없으며, 탈동조화와 단절은 자국을 고립시킬 뿐이라고 지적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시간 22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고 여러 차례 언급한 데 이어 대중 협상에 대해 "잘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무려 145%에 달하는 대중 추가 관세에 대해서도 "매우 높다"고 인정하면서 협상을 하게 되면 "그 정도로 높게 있지는 않을 것이며, 매우 상당히 내려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제로(0%)는 되지 않을 것"이라고 나름의 하한선을 그었습니다.

그러나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은 미중 무역 긴장이 완화될 것으로 믿지만, 중국과 협상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며 "힘들 것"(slog)이라고 결이 다른 발언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시 주석은 이날 중국을 방문 중인 일한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을 베이징에서 만나 "관세·무역 전쟁은 모든 국가의 합법적 권익을 해치고 다자간 무역 시스템을 훼손하며, 세계 경제 질서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거듭 비판했습니다.

시 주석은 "중국은 아제르바이잔과 협력해 유엔을 중심으로 하는 국제체제와 국제법에 근거한 국제질서를 수호하고 자국의 합법적 권익을 확고히 수호하며, 국제적 공정성과 정의를 수호할 의향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중국 외교 사령탑인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외교부장 겸임)도 전날 영국 및 오스트리아 외무장관과 잇달아 전화 통화하고 미국에 맞서는 공동전선 구축에 나섰습니다.

왕 주임은 오는 25∼30일 각종 다자외교행사에도 참석해 외교전을 이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이날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 주임은 카자흐스탄에서 열리는 제6차 중국-중앙아시아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하고 제2차 중국-카자흐스탄 외교장관 전략대화도 개최합니다.

그는 브라질에서 진행되는 브릭스(BRICS) 외교·국제관계 장관회의와 제15차 브릭스 국가안보보좌관 및 고위대표회의에도 참석합니다.


[ 이나연 기자 / nayeon@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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