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와 미국 증시의 디커플링(한 국가의 주식시장이 다른 국가와 독립적으로 움직이는 현상)이 계속되면서 개인투자자 수익률도 엇갈리고 있다.

미국 나스닥 대장주에 투자한 사람들은 30% 내외의 수익을 낸 반면, 국내 코스피 대장주에 투자한 이들은 수익률이 매우 저조하거나 오히려 평가손을 보는 경우도 많았다.


28일 네이버페이 통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에 투자한 26만8387명의 평균 단가는 6만7703원으로 수익률이 -17.88%로 부진했다.

삼성전자는 하반기 들어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중심으로 위기론에 휩싸이며 연일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한 달간 개인투자자는 삼성전자를 2조7118억원어치 순매수했지만, 외국인 투자자가 3조8371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하락세를 이끌었다.

회사는 2017년 이후 7년 만에 10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발표했다.


삼성전자와 함께 반도체 대장주로 꼽히는 SK하이닉스도 평균 수익률 -0.76%로 적잖은 투자자가 손실을 보고 있다.

상반기 주가가 20만원 선을 넘었지만, 하반기 들어 하락하며 현재는 16만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회사는 최근 배당금을 25% 인상하겠다는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했다.


2차전지 대장주인 LG에너지솔루션도 평균 수익률이 -10.85%로 저조하다.

지난해 한때 60만원을 돌파했으나, 올해 들어 전기차 업황 부진의 직격탄을 맞으며 40만원 선이 위태로운 상황이다.

최근 기업가치 제고계획을 발표했으나, 자사주 매입·배당 확대 등의 내용은 들어가지 않았다.


국내 코스피 대장주에 투자한 개인투자자가 대부분 손실을 보고 있는 반면, 미국 나스닥 대장주에 투자한 이들은 대거 이득을 기록하고 있다.


미국 증시 시가총액 1위인 애플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 17만3950명의 평균 단가는 23만7935원으로 수익률이 37.73%에 달했다.


애플은 연초 아이폰 판매 부진으로 주가가 160달러대까지 하락하며 투자자들의 질타를 받았으나 대규모 자사주 매입·배당 확대 등 주주친화 정책을 발표한 덕분에 현재 230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지난 5월 애플은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1100억달러(약 153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단행하고 12년 연속으로 배당금을 인상했다.


전 세계 AI 반도체 대장주로 꼽히는 엔비디아도 국내 투자자의 평균 수익률이 35.43%에 달했다.

이 회사는 배당보다는 자사주 매입을 통한 주주환원에 더 집중하고 있다.

실제로 엔비디아의 연간 배당수익률은 0.02% 수준에 불과하지만, 지난 8월 실적 발표와 함께 500억달러(약 70조원) 규모의 추가 자사주 매입을 승인한 바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에 투자한 서학개미는 평균 20.96%의 수익을 내고 있다.

이 종목은 올해 클라우드와 AI 중심으로 실적을 올리며 주가가 400달러를 돌파했다.

지난 9월 600억달러(약 84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하고 분기 배당금을 10%가량 인상하기로 하는 등 주주환원 측면에서도 투자자의 호평을 받고 있다.


[김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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