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회, 틱톡 CEO 출석 요구
대통령 당선 여부에 나토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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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현지시간) 루마니아 수도 부쿠레슈티에 위치한 대학광장에서 시민들이 친러시아 대선후보에 대한 반대 시위에 나선 가운데 한 시민이 ‘정당하고 자유로운 국민들은 모스크바의 명령을 받지 않는다’라고 쓰인 종이를 들고 있다. [EPA=연합뉴스] |
루마니아 대통령 선거 1차 투표에서 무명에 가까웠던 친러 성향의 후보가 1위를 차지하면서 선거 유세에 적극 활용된 중국 동영상 플랫폼 틱톡이 도마에 올랐다.
26일(현지시간) 폴리티코에 따르면 이날 유럽의회 중도 성향 정치그룹인 ‘리뉴 유럽’의 발레리 아이에르 대표는 루마니아 대선 과정에서 틱톡의 역할을 질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이에르 대표는 “틱톡 CEO가 유럽의회에 출석해 틱톡이 유럽연합(EU)의 디지털서비스법(DSA)을 위반하지 않았다는 점을 밝힐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DSA는 온라인 허위 정보와 차별·테러 선동 등 유해 콘텐츠 확산을 막기 위해 도입된 법이다.
EU가 이 같은 조사에 나선 건 러시아가 틱톡을 활용해 루마니아에 친러 정부를 수립하고자 선거에 개입했다는 의혹 때문이다.
앞서 지난 24일 열린 루마니아 대통령 선거 1차 투표에서는 무소속 후보인 컬린 제오르제스쿠(62)가 22.95%의 득표율로 1위를 차지하는 이변이 일어났다.
제오르제스쿠는 선거 유세 과정에서 틱톡을 적극 활용하며 돌연 유명세를 얻었다.
독일 싱크탱크 독일외교협회(DGAP)의 밀란 닉 연구원은 제오르제스쿠에 대해 “(루마니아 정치권에 형성된) 진공의 산물이고 러시아 머니의 산물일 가능성이 높다”며 “갑자기 틱톡에 이같이 많은 돈을 쓸 수 있다면 의문이 제기되는 것은 당연하다”고 지적했다.
EU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속한 루마니아는 나토의 동부전선 방어에 있어서 전략적 중요성이 큰 나라다.
최근 자국에 배치된 패트리엇 방공미사일 포대를 우크라이나에 전달하기로 하는 등 우크라이나 지원에도 적극적이다.
이 가운데 우크라이나 지원 대신 국내 문제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극우 성향의 제오르제스쿠가 결선 투표에 진출하면서 나토도 비상이 걸렸다.
제오르제스쿠 후보는 내달 8일 중도우파 야당 루마니아 구국연합(USR)의 엘레나 라스코니 대표와 결선 투표에 나서 최종 승자를 가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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