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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가구 여성의 집에서 묵게 된 슈라프 이시다씨와 집주인. [사진 = 후지TV 캡처] |
‘하룻밤 재워달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매일 밤 거리에 서 있는 일본 남성 슈라프 이시다(33)가 지난 5년간 약 500번의 ‘하룻밤 묵기’에 성공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일본 현지매체 후지TV와 야후 뉴스가 17일 보도한 슈라프씨의 이야기는 일본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슈라프씨는 매일 밤 사람이 많이 모이는 역 앞이나 번화가에서 팻말을 들고 서 있다.
행인들과 직접 대화를 시도하지 않고, 한 곳에 서성이면 누군가 찾아오기를 기다린다.
놀랍게도 그의 요청을 수락하는 사람들이 있다.
약 90%는 1인 가구의 남성들이지만, 가끔 여성도 그를 집으로 초대한다.
그는 집주인과 저녁을 먹거나 게임을 하며 교류하고 이 과정에서 다양한 삶의 이야기를 듣는다.
슈라프는 이를 “매일 밤 다른 소설을 읽는 기분”이라고 표현하며 소통의 즐거움을 강조했다.
소극적이었던 그는 대학 시절 무작정 떠난 대만 여행에서 낯선 사람들과의 대화를 통해 큰 변화를 경험했다고 한다.
이후 대기업에 취직해 5년간 500만 엔을 저축한 그는 세계 여행을 준비하며 퇴사했다.
국내에서의 ‘하룻밤 묵기’는 세계 여행 전 연습처럼 시작됐지만 이제는 그의 삶의 중심이 되었다.
이같은 슈라프씨의 독특한 생활 방식은 뜨거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일부는 “타인의 선의에 기대며 일하지 않는다”는 비판을 쏟아냈다.
그러나 그는 집주인들에게 특별한 답례를 하지 않는 것에 대해 “나는 묵고 싶고, 집주인은 재워주고 싶다.
대등하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반면, 그의 솔직한 태도와 부담 없는 소통 방식에 긍정적 평가를 내리는 집주인들도 많다.
한 집주인은 “오히려 혼자 있는 시간이 길어 반갑다”고 말했다.
후지TV는 슈라프의 이야기가 1인 가구 증가와 고독의 문제를 조명하며 현대 일본 사회의 새로운 인간관계 가능성을 제시한다고 분석했다.
그의 독특한 삶은 전통적인 관점에서는 비판받을 여지가 있지만 고독한 현대인의 새로운 소통 방식을 제시하는 흥미로운 사례로 평가된다.
슈라프 씨는 “나는 즐겁고 그들 역시 나를 통해 즐거움을 느낀다”며 자신의 방식을 지속할 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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