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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원 사장 |
한화생명이 국내 보험사 최초로 미국 증권사를 인수했다.
올해 상반기 인도네시아 은행 지분 투자에 나선 데 이어 해외 증권사까지 인수하며 해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이번 인수를 통해
한화생명이 글로벌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는 데 한 발 더 나아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화생명은 미국 증권사 벨로시티의 지분 75%를 매입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고 20일 밝혔다.
국내 보험사가 미국 증권사를 인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거래 금액은 2000억원대 중반으로 전해졌다.
여승주
한화생명 부회장은 "이번 인수는 대한민국 선도 보험사의 역량을 세계로 확대하는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클 로건 벨로시티 대표이사는 "한국과 아시아 시장에서 성공 모델을 토대로 미국 내 신규 투자 자본 유입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2003년 뉴욕에 설립된 벨로시티는 기관투자자가 주 고객인 정보기술(IT) 기반의 증권사다.
청산·결제 서비스, 주식대차거래, 프라임 브로커리지 등 금융 서비스를 제공한다.
최근에는 한국 등 외국 고객을 대상으로 미국 상장주식 중개 사업을 확장했다.
한화생명은 벨로시티의 인프라스트럭처와 네트워크를 직접 활용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화생명은 이번 인수를 통해 세계 최대 금융시장인 미국에서 직접 금융상품을 소싱하고 판매할 수 있는 교두보를 확보했다.
향후 해외 법인과 글로벌 금융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미국에서 투자 기회를 창출하고 해외 금융사업과 시너지를 극대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화생명의 해외 진출은 김동원 사장이 지난해 최고글로벌책임자(CGO)로 취임한 뒤 본격화했다.
김 사장은 김승연 한화 회장의 차남으로, 한화금융의 글로벌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에선 보장성 상품 판매를 늘려 주요 생명보험사로서의 입지를 굳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
올해 3분기 보험 영업 성장 지표인 연납화보험료(APE)의 신계약액은 보장성 상품 중심의 매출 확대 덕에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한 9770억원을 기록했다.
동남아시아에선 지난 4월 인도네시아 노부은행에 지분 투자를 하며 국내 보험사 중 첫 번째로 해외 은행업에 진출했다.
이에 앞서 작년 3월에는 인도네시아 손해보험사인 리포손해보험을 인수했다.
이번 인수 절차는 양국 감독당국의 인허가 승인을 거치면 최종 확정된다.
[이희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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