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분쟁 상장사 증가세
분쟁 끝나면 주가 이전 수준으로

고려아연. [사진 출처 = 연합뉴스]
경영권 분쟁을 겪는 상장사가 늘면서 관련 기업 주가 변동성이 대폭 확대되고 있다.

시장을 이끄는 뚜렷한 주도주가 없다 보니 단기 유동성이 이들 기업으로 몰리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경영권 분쟁 중인 상장사가 부쩍 늘었다.

고려아연이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주가는 영풍과 MBK가 공개매수를 시작하기 전 55만원 선에 머물다 공개매수 기간 80만원대로 올랐다.

양측 공개매수가 끝난 뒤 주가는 더 올라 150만원대를 찍었다.

양측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다.

그러던 중 고려아연의 기습적인 유상증자로 지난 10월 29일 154만원까지 치솟았던 주가는 30일 하한가로 곤두박질쳤다.

지난 10월 31일에도 7.7% 내린 99만8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한미사이언스 주가도 요동친다.

한미약품그룹 송영숙 회장, 임주현 부회장 등 모녀와 임종윤 이사, 임종훈 대표 등 형제간 갈등이 재발하면서다.

한미사이언스 주가는 지난 10월 18일 10% 급등한 뒤 사흘 연속 내림세를 걷다 24일엔 20% 가까이 올랐다.

티웨이항공은 최대 주주 예림당과 2대 주주 대명노소그룹 간 경영권 분쟁 우려로 주가 변동성이 커졌다.


에프앤가이드도 화천그룹과 경영권 분쟁에 휩싸인 뒤 극심한 변동성에 노출됐다.

이 회사 주가는 지난 8월 9000원대에서 움직였지만 지난 9월 19일부터 4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며 3만8450원까지 올랐다.

투자경고종목 지정 이후 거래가 재개된 지난 9월 26일부터 내리막길을 걷더니 최근 주가는 9000원 초반까지 내려왔다.


경영권 분쟁 기업은 해당 기간 주가가 단기 과열되지만 분쟁이 끝나면 이전 수준으로 돌아간다는 점에서 개인 투자자들이 추종 매매에 나서는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한다.

분쟁이 일단락되더라도 지나치게 많은 돈을 썼을 경우 성장동력을 잃고 ‘승자의 저주’에 빠질 가능성도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경영권 분쟁이 발생하면 당사자들은 공격과 방어를 위해서 단기적으로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다 보니 주가가 과열되기 마련”이라며 “본질 가치를 벗어난 주가 급등세는 분쟁 등이 종료된 뒤 원래 자리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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