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정책 불확실성이 다소 완화됐지만 국내 증시는 여전히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코스피 거래량이 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고, 증시 하루 거래대금도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시장을 들어올릴 뚜렷한 모멘텀이 부재한 가운데 기관, 외국인의 기계적인 매도세가 업종 대표주와 개별 종목들의 약세를 부추기고 있다.
금융투자소득세 문제도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자, 연말이 다가올수록 개인투자자들의 투자심리는 얼어붙고 있다.
반도체
반도체 기업들의 조정이 길어지고 있다.
모건스탠리의 국내 반도체 매도 리포트 여파가 아직도 이어지는 분위기다.
반도체 업종의 투자심리가 살아나지 않는 것은 업황의 문제보다 수급적인 이슈가 크다.
인공지능(AI) 반도체 투자 사이클이 정점에 이르고 있다는 것은 미국 주요 빅테크 기업의 투자 스케줄만 봐도 사실과 다르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반도체 역시 2025년 이후에도 모바일, 온디바이스 AI 등으로 영역이 확장되면서 D램을 뛰어넘는 수익원이 될 가능성이 높다.
반도체 소부장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맥을 못 추면서 주요 반도체 소부장 기업들의 주가도 극심한 부진을 겪고 있다.
결국 3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살아나는 시점이 소부장 종목들의 반등 포인트가 만들어지는 시점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레거시보다 HBM향 비중이 높고, 신규 장비의 본격적인 수주가 반영되기 시작하는 소부장 종목들은 3분기부터 뚜렷한 실적 개선세가 나타날 가능성이 커보인다.
한미반도체를 필두로
피에스케이홀딩스,
테크윙,
제우스,
케이씨텍 등에 관심을 가져볼 시기로 보인다.
제약바이오
유한양행의 쾌거 이후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특히 신약 개발 모멘텀을 보유한 기업들 주가 흐름이 달라졌다.
대형주와 중소형주를 막론하고 우수한 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기업은 시장의 관심이 높아지고, 그에 따른 수급 개선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9월에는 세계폐암학회에서
유한양행 렉라자의 단독 요법 후기 임상 결과가 공개되고 세계 3대 암학회로 불리는 유럽종양학회도 국내 다수 기업의 참가를 준비하고 있다.
이벤트성 단기 대응보다는 국내 기업들의 신약 개발 성과가 세계 시장에서 점점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만큼, 확실한 파이프라인과 기술이전 가능성이 높은 기업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해 보인다.
조선·방산
최근 엔화가치 반등과 달러 약세로 인해 원·달러 환율이 단기 급락세를 보이면서 주요 수출 업종이 타격을 입었다.
방산 업종과 조선 업종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중장기 수주 사이클과 실적 호전의 재료는 그대로 남아 있다.
환율 하락이 가격 경쟁력과 실적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있지만 업황과 실적의 추세적 흐름은 큰 변화가 없다.
따라서 1개월가량 가격 조정을 거친 조선·방산 업종에 다시 관심을 가져야 하는 시점으로 판단된다.
로봇
삼성전자의 웨어러블 로봇 '봇핏' 출시가 임박했다.
B2C 버전으로 출시되는 만큼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어떤 반향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이미 봇핏에 감속기와 액추에이터 등 핵심 부품을 공급하는 기업들 주가는 꿈틀거리고 있다.
9월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금리 인하를 단행하고 고금리 상황에서 가장 큰 조정을 겪은 업종 중 하나인 로봇 업종이 수급적인 해방을 누릴 수도 있다.
화장품
역시 수출 데이터가 가장 중요한 지표다.
8월 수출이 전월 대비 성장을 보이면서 화장품 업종이 반등에 나섰다.
8월 미국 경기 침체 우려가 부각되기도 했지만, 각종 경제지표가 미국 경제의 탄탄한 성장을 지지하고, 소비 관련 지표도 여전히 견조하다.
미국향 수출이 늘어나는 기업 중심으로 관심을 가져보자.
[김영민 매일경제TV MBNGOLD 매니저]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