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반도체 관련 상장지수펀드(ETF)가 이달 초 저점을 찍고 반등하고 있다.

미국 증시에서 매크로 악재가 완화되는 한편 엔비디아 등 올해 주가 상승을 주도한 반도체 관련주가 빠르게 반등하면서 일본 산업의 주축인 반도체주에 대한 투자심리도 살아나는 분위기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일본 대표 지수인 닛케이225지수는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이슈와 맞물리며 이달 초(8월 5일) 연중 최저점을 경신했다.

7월 고점 대비 28% 하락하며 지난해 10월 수준까지 밀렸는데 이후 10거래일 만에 다시 21% 올라섰다.


일본 증시의 회복은 이달 초 크게 흔들렸던 미국 증시가 8거래일 연속 오르며 올해 들어 최장기간 상승세를 이어간 덕이 컸다.


특히 인공지능(AI) 반도체의 선두 주자인 엔비디아 주가가 6거래일 연속 올라 한 달여 만에 130달러 선을 회복했다.

이달 7일 98.91달러까지 추락한 이후 31% 상승한 것이다.

엔비디아의 시가총액은 3조1980억달러로 마이크로소프트를 제치고 다시 2위를 탈환했다.


김승현 한국투자신탁운용 ETF컨설팅담당은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AI 설비투자(Capex)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2분기 실적발표에서 여전히 AI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설비투자 증가 추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고 설명했다.


미국 증시 회복세,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자제 시그널과 함께 일본 반도체 종목도 반등하고 있다.


국내에 상장한 일본 반도체 ETF인 'TIGER 일본반도체FACTSET' 'ACE 일본반도체' 등은 최근 연중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고 연초 수준까지 하락했다가 다시 급등하고 있다.

TIGER 일본반도체FACTSET은 10거래일 만에 22%나 올랐다.

PLUS 일본반도체소부장은 저점 대비 17%, ACE 일본반도체는 15% 상승했다.

TIGER 일본반도체FACTSET은 반도체 산업과 매출이 연계된 일본 기업에 투자한다.


먼저 일본 증시에 유일하게 상장한 반도체 테마 ETF인 '글로벌엑스 일본반도체'를 가장 큰 비중(12.09%)으로 담았다.

반도체 테스트 장비 업체인 어드반테스트(10.05%)와 극자외선(EUV) 마스크 검사장비를 생산하는 레이저텍(9.08%), 반도체 전·후공정 장비를 제조하는 도쿄일렉트론(7.82%) 등도 비중이 크다.


일본은 1980~1990년대 초반까지 세계 시장 점유율이 50%에 달하는 등 반도체 시장의 절대 강자로 군림했으나 삼성전자와 대만의 TSMC 등에 밀리며 2017년에는 점유율이 10% 아래로 떨어졌다.


현재 일본은 정부 차원에서 '반도체 부활' 정책을 쓰고 있다.

일본 정부는 앞서 2021년부터 '반도체·디지털 산업전략'을 수립하고 이에 맞춰 지원 예산 약 4조엔(약 35조원)을 확보하는 등 반도체 기업에 제공하는 보조금을 늘리고 있다.

지난달 소니그룹과 미쓰비시전기, 롬, 도시바 등 일본을 대표하는 반도체 기업 8곳이 2029년까지 5조엔(약 45조3470억원) 규모 설비투자에 나설 예정이라는 소식도 전해졌다.


소니그룹은 반도체 이미지 센서의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2021년부터 2026년까지 약 1조6000억엔(약 14조5110억원)을 투입한다.


[홍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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