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 대출규제에 부동산 '일시정지'…가격·거래량 한숨 고르기

【 앵커멘트 】
그동안 집값이 상승 폭을 키우고, 가계부채도 불어나면서 경제에 대한 불안이 커졌는데요.
상황이 이렇게 되자 정부가 대출 조이기에 나서는 등 부랴부랴 수습에 나선 상황입니다.
규제가 시작되자 그동안 상승 폭을 키워오던 집값도 어느 정도 잦아드는 모양새인데요.
스튜디오에 나와 있는 보도국 취재 기자와 부동산 이슈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현연수 기자 안녕하세요.

【 기자 】
네, 안녕하세요.

【 앵커멘트 】
대출 규제 등의 영향으로 집값 오름세도 한풀 꺾였다고 하는데요.
이번에 발표된 '9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세부적으로 집값에 어떤 변화가 있었습니까?

【 기자 】
네 한국부동산원의 조사에 따르면 9월 전국 주택 매매가격지수는 전달인 8월보다 0.17% 오른 것으로 나왔는데요.

오름세는 계속되고 있지만, 상승 폭이 전달에 비해 다소 줄었습니다.

지역별로 보면 지난 8월 0.83% 오르며 56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던 서울은 9월 들어 상승 폭이 0.54%로 낮아졌습니다.

수도권 역시 0.53%에서 0.39%로 감소했습니다.

신규 입주 물량의 영향으로 집값이 하락하고 있는 지방은 하락 폭이 조금 줄었습니다.

부동산원은 서울의 경우 대출 규제 등으로 거래가 둔화한 가운데, 관망세가 짙어지면서 상승 폭이 축소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전세와 월세도 마찬가지로 상승 폭이 줄었는데요.

전국 전세 상승률은 0.19%로 0.22%를 기록한 8월에 비해 낮아졌습니다.

수도권과 서울은 상승 폭이 축소됐고, 지방은 하락 폭을 유지했습니다.

전국 월세 상승률은 8월보다 다소 낮아진 0.11%를 기록했습니다.

【 앵커멘트 】
규제의 영향으로 부동산 가격뿐만 아니라 거래량도 줄고 있죠.
거래량이 지난 7월까지만 해도 연내 최고치였다고 하는데, 8월엔 그 수치가 어떻게 나왔습니까?

【 기자 】
네, 집값뿐만 아니라 거래량도 주춤하고 있습니다.

부동산플래닛에 따르면 지난 8월 전국에서 이뤄진 부동산 거래는 총 9만317건으로 7월과 비교해 10.6% 줄었는데요.

7월 거래량이 10만 건을 넘어서며 연내 최고치를 찍었던 전국 부동산 매매시장이 8월 들어서는 기세가 꺾였습니다.

특히 거래량은 올해 중 세 번째로 적은 수치였습니다.

8월 한 달간 거래금액은 36조3,463억 원으로 전달보다 17.3% 감소했습니다.

전반적으로 감소세를 기록했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수도권의 감소 폭이 컸는데요.

서울의 거래량과 거래금액은 전월 대비 각각 30.9%, 32.9% 줄며 감소율 1위를 기록했습니다.

그리고 그 뒤를 경기와 인천, 경남, 그리고 부산 등이 이었습니다.

유형별로 보면 연립·다세대 주택 거래량이 전월 대비 0.2% 증가한 것을 제외하고는 모든 유형의 거래가 감소했는데요.

아파트의 경우 전국 거래량과 거래금액은 전월 대비 각각 11.5%, 20.2% 줄었습니다.


【 앵커멘트 】
결국 지표들로 봤을 때 대출 규제의 영향이 어느 정도 있었던 것으로 풀이되는데요.
금리 인하와 대출 규제가 공존하고 있는 가운데, 부동산 전문가들은 앞으로 집값에 대해서는 어떻게 전망하고 있나요?

【 기자 】
일단 기준금리 인하 이야기를 먼저 하면 좋을 것 같은데요.

한국은행은 지난 11일 4년 5개월 만에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했습니다.

한은의 이번 결정은 내수 부진을 해결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되고 있는데요.

하지만 금리 인하 기조가 자리 잡으면 집값 상승에 기대가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에 대한 우려도 분명히 존재했습니다.

그럼에도 이번 금리 인하가 부동산 거래 시장에 미칠 영향은 당분간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 인터뷰(☎) : 김효선 /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위원
- "대출 규제가 9월부터 본격적으로 진행이 됐고 그게 이제서야 좀 시장에 영향력을 주는 상황이라 지금 기준금리 인하로 인한 즉각적인 대출금리 인하는 좀 부담스러운 상황일 걸로 보여져요. 그래서 적어도 연말 내에는 크게 시장의 영향은 좀 제한적일 것 같고요."

부동산 전문가들은 금리 인하 기대감이 이미 시장에 선반영된 데다, 대출 규제가 집값 상승을 제한하는 효과가 더 클 것으로 본 것입니다.

수요자 입장에서도 시장이 과열됐던 상태에서 관망세로 돌아선 상황이기 때문에, 거래량과 가격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 앵커멘트 】
장기적으로는 집값이 상승세를 보이겠지만, 대출 규제의 영향으로 당분간은 약세를 보일 것으로 해석하고 있군요.
그렇다면 한국은행은 현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도 궁금한데요. 한은은 이에 대해 어떤 의견을 내놓았습니까?

【 기자 】
한국은행은 당분간 수도권 주택 가격이 완만한 상승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봤습니다.

그러면서 정부의 주택 공급 확대와 대출 옥죄기 등이 어느 정도 효과를 보이고 있다고 판단했는데요.

이창용 한은 총재는 최근 상승 둔화에 대해서 "정부가 하고 있는 거시건전성 규제 정책이 어느 정도 효과를 발휘하고 있어 추세를 잘 관리하면서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집값 문제가 시기에 국한된 문제라는 시각에 대해서도 반박했습니다.

이 총재는 "정책금융 확대가 집값으로 연결되는 고리는 정부 가릴 것 없이 10여 년간 계속된 현상"이라며 단기적 부작용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처음에는 당연히 어려운 신혼부부 등을 도와주자는 목적이었지만, 지금은 그 정도가 너무 지나쳐 악순환이 생긴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집값에 대한 해결책으로는 공급을 늘리는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이 총재는 "어려운 계층의 수요를 도와주는 정책금융은 가격을 올리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오히려 공급을 늘려 어려운 계층에 주는 대책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 앵커멘트 】
여러모로 경제 이슈가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주택 시장도 안정을 되찾았으면 좋겠습니다.
현연수 기자 잘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기자 】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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