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 EU 집행위 승인 문턱 넘는 대한항공-아시아나 기업결합, 남은 과제는?

【 앵커멘트 】
경제와 산업계의 주요 이슈를 짚어보는 집중취재 시간입니다.
유럽연합 경쟁당국이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을 승인할 전망이라는 소식이 최근 전해졌는데요.
이명진 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기자 】
안녕하세요.

【 앵커멘트 】
대한항공이 제출한 시정조치안을 EU 집행위가 조건부 승인할 방침으로 알려졌죠?

【 기자 】
그렇습니다.

그간 기업결합의 최대 난관으로 꼽히던 유럽연합의 승인이 유력시되고 있습니다.

EU 집행위(EC)는 대한항공이 제출한 시정조치안 이행을 전제로 기업결합 심사 결과를 담은 결정문을 작성중인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당초 EU는 시정조치안의 심사 마감 기한을 다음달 14일로 밝혔었습니다.

그러나 EU 집행위원단 회의에서 결론이 내려지면 이르면 이달 말 공식 승인 발표가 나올 수 있다는 전망입니다.

물론 EU 집행위의 승인 이후에도 다른 경쟁당국의 승인절차 등이 아직 남아있지만, 3년여에 걸친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이 마무리 수순에 들어섰다는 것이 업계의 관측입니다.

【 앵커멘트 】
EU 집행위를 설득한 대한항공의 시정 조치안,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 담겼습니까?

【 기자 】
시정 조치안에는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안과 유럽 4개 주요 도시 노선 반납 계획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먼저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 매출은 전체 매출의 약 20%를 차지하는 알짜사업으로 꼽힙니다.

특히 코로나19로 여객사업 매출이 크게 타격을 입었을 당시 화물사업은 전체 사업부 매출의 70% 수준인 연매출 3조원을 달성하기도 했습니다.

앞서 대한항공 측은 "경쟁 환경 복원을 위해 오랜 기간에 걸쳐 다양한 시정조치 방안을 제안했으나, 모두 수용되지 않았다"며 "승인을 위해서는 아시아나 화물사업 매각이 유일한 대안"이라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또 다른 내용은 아시아나항공의 유럽 주요 노선인 바르셀로나, 프랑크푸르트, 파리, 로마 노선에 대한 타 항공사의 진입 지원 방안입니다.

대한항공은 이미 영국의 승인을 얻기 위해 양사가 갖고 있던 17개 슬롯 중 7개를 반납하기로 했고, 중국에서도 46개의 슬롯을 반납하기로 했습니다.

【 앵커멘트 】
양사 합병으로 인한 국내 항공업계의 판도 변화는 어떻게 될 것으로 보입니까?

【 기자 】
먼저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 인수자로는 제주항공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아시아나 화물사업부 입찰에 단독으로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제주항공은 지난 2022년 6월 저비용항공사(LCC) 최초로 화물 전용기를 도입한 데 이어 지난해 12월에는 화물 2호기도 들여오는 등 화물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아시아나항공이 내놓을 유럽 4개 도시 노선은 티웨이항공의 인수가 유력해보입니다.

현재 티웨이항공은 장거리 기재로 A330-300 여객기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업계는 티웨이항공대한항공으로부터 추가 기재와 운항승무원 등 인력을 파견받아 해당 노선을 운항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배세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시아나의 유럽 노선 슬롯이 이관될 경우 연간 약 5,300억원 수준의 매출액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티웨이항공이 양사 합병으로 인해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티웨이항공은 올해 대형기 2대를 포함해 총 7대의 항공기를 추가 도입해 유럽 등 해외 노선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 앵커멘트 】
이제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의 결합이 9부 능선을 넘겼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이후주목해야 할 점은 어떤 것이 있습니까?

【 기자 】
대한항공은 지난해까지 기업결합을 신청한 14개 국가 중 11곳으로부터 승인을 받았습니다.

EU 집행위가 이번 기업결합을 최종 승인하면 이제 남은 것은 미국과 일본 경쟁당국의 심사인데요.

양국도 EU 집행위와 마찬가지로 일부 노선의 독과점을 우려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통합은 또 다른 저비용항공사의 출범으로도 이어질 전망입니다.

대한항공의 자회사인 진에어와 아시아나 관계사인 에어부산, 에어서울을 아우르는 '대형 LCC'가 시장에 등장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현재 진에어(27대)와 에어부산(21대), 에어서울(6대)의 기재수를 합치면 총 54대를 운영할 수 있는데요.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68대와 비교하면 그야말로 항공업계의 지각변동을 예고하는 대형 LCC의 출범이 기대된다는 전망이 커지고 있습니다.

다만, 부산 시민사회단체 등은 에어부산을 분리매각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이에 대한 변수는 지켜봐야 하는 상황입니다.

이와 함께 재편 과정에서 인력 재배치 등으로 인한 고용 승계 여부 등도 정리해야 할 과제로 남아있습니다.

【 앵커멘트 】
지금까지 보도국 이명진 기자와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이슈에 대해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이기자, 수고했습니다.

[ 이명진 기자 / pridehot@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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