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내수 시장이 그 어느 때보다 침체한 분위기입니다.
대내외적 악재가 맞물리며 소상공인은 물론 식품 기업들의 시름도 한층 깊어지고 있는데요.
내수에 집중하던 기업마저 해외 시장으로 시야를 넓히며 위기를 기회로 바꾸고 있습니다.
구민정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K-라면'의 인기가 해외에서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수출액도 성장세를 그리고 있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라면 수출액은 2023년 대비 30% 증가한 12억 5천만 달러, 우리 돈 약 1조 7천80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이에 국내 라면 기업들은 이미 경쟁이 포화된 내수 시장보다는 해외 사업에 주력하는 모습입니다.

불닭볶음면을 필두로 해외에서 높은 인지도를 쌓아 올린 삼양식품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45%, 133.4% 증가한 1조 7천300억원, 3천442억원을 기록했습니다.

특히 전체 매출액 중 80% 이상을 차지하는 해외 매출액이 전년 대비 66.2% 증가한 1조 3천448억 원을 기록하면서 실적 성장을 견인했습니다.

업계 1위 농심은 해외 매출 비중이 38% 수준으로, 삼양식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지만 유럽에 법인을 설립하고 '신라면 툼바' 등 신제품의 해외 출시를 늘려간다는 계획입니다.

이렇듯 침체한 내수 시장의 한계를 해외 매출로 보완해 나가고 있는 삼양식품, 농심과 달리 오뚜기는 여전히 내수 비중이 높은 편입니다.

오뚜기의 2023년 해외 매출은 3천325억원으로 전체의 10% 수준에 그쳤으며, 지난해 역시 비슷한 수준에 머물렀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오뚜기는 오는 2030년까지 해외 매출을 현재의 세 배가 넘는 1조 1천억 달러까지 늘리는 목표를 세우고 본격적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섰습니다.

오뚜기는 우선 해외 소비자들이 좀 더 쉽게 발음할 수 있도록 영문 표기를 기존 'OTTOGI'에서 'OTOKI'로 변경했습니다.

이어 방탄소년단 '진'과 함께 '진라면 글로벌 캠페인'에 나서는 등 기업과 제품 브랜드를 알리는 데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오뚜기는 해외 법인이 있는 미국과 베트남, 중국, 뉴질랜드를 중심으로 글로벌 입지를 넓혀나가기로 했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서는 신규 생산공장 설립을 준비하고, 지난해 말 할랄 인증을 받은 베트남 공장에서는 동남아시아와 중동, 아프리카 등 할랄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입니다.

K-라면 열풍에 뒤늦게 탑승한 오뚜기가 글로벌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매일경제TV 구민정입니다. [ koo.minjung@mktv.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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