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매 판매를 비롯한 민간 소비뿐만 아니라, 투자·건설까지 내수 시장을 반영하는 지표들에 일제히 '비상등'이 켜졌습니다.
지난해 1~11월 소매 판매는 20년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했고 설비투자도 4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습니다.
당장은 건설 경기에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향후 건설 경기를 예고하는 선행지표격인 건설수주가 외환위기 이후 최대 폭으로 급감했습니다.
오늘(1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작년 1∼11월 건설 수주액(경상)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26.4% 감소했습니다.
1∼11월 기준으로 건설 수주액이 전년보다 줄어든 것은 2018년(-0.6%) 이후 5년 만에 처음입니다.
감소 폭으로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사태 당시인 지난 1998년(-42.1%) 이후 25년 만의 최대폭입니다.
이미 소매판매·설비투자 등 내수 지표는 부진한 모습입니다.
작년 1∼11월 재화소비를 보여주는 소매판매액 지수(불변)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1.4% 감소했습니다.
같은 기간 기준으로 2013년(-3.1%) 이후 20년 만에 '마이너스'입니다.
19년 만에 2년 연속으로 3%를 웃도는 고물가에, 고금리까지 겹치면서 가계의 소비 여력이 줄면서 상품 소비가 위축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작년 1∼11월 설비투자도 1년 전보다 5.4% 감소했는데, 2019년 1∼11월(-7.2%) 이후 4년 만의 감소입니다.
전기전자(IT)·자동차 수출 대기업에 편중된 우리 경제구조를 감안하더라도, 내수 부진은 다른 주요국들보다도 심한 편입니다.
한국은행은 올해 민간소비 증가율로 1.9%를 제시했습니다.
연간 기준으로는 2023년(1.9%)과 비슷한 소비가 이어지리라는 것입니다.
한은은 "앞으로 민간소비는 양호한 고용 사정과 가계소득 증가에 힘입어 점차 회복되겠으나 고금리 영향 지속 등으로 회복세는 당초 예상보다 더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 윤형섭 기자 / yhs931@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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