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코로나 직격탄을 맞았던 면세업계가 부진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믿었던 중국인 단체관광객의 귀환에도 좀처럼 실적이 나아지지 않고 있는 건데요.
스튜디오에 나와 있는 취재기자와 면세업계 현황에 대해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구민정 기자 어서 오세요.
【 기자 】
네 안녕하세요.
【 앵커멘트 】
중국인 단체 관광객, 일명 '유커'가 돌아왔지만, 영향력이 기대 이하라고요?
【 기자 】
네, 중국인의 한국 단체관광이 지난 8월 재개됐습니다.
중국 의존도가 높은 면세업계는 당연히 단체관광 재개에 따른 '유커 특수'를 기대했는데요.
그러나 기대와는 달리 유커의 효과는 미미했습니다.
먼저 사드 제재 이전 중국인 관광객이 하루에 1만 명 이상 방문했다면, 현재는 10분의 1 수준인 1천 명으로 줄어 절대적인 방문량이 줄었고요.
게다가 중국인의 해외여행이 단체관광에서 개인 관광으로 바뀌는 추세고, 씀씀이도 예전 같지 않다고 합니다.
40~50대 위주 단체 관광객의 자리를 20~30대, MZ세대의 개별 관광객이 대체했기 때문인데요.
관련해서 업계 관계자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 인터뷰(☎) : 면세업계 관계자
- "중국 방한 단체 관광 허용으로 인해서 저희 면세업계도 기대감이 컸었는데 현재 경기 침체 때문에 회복이 예상보다 더딘 상황입니다. 또한 현재 젊은 연령대의 개별 여행객들이 한국을 찾아주고 있지만 기존 유커들보다 구매력이 낮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들은 면세점을 찾기보다는 SNS상에서 유명한 맛집이나 인기 장소를 방문하는 경우가 더 많은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쇼핑보다는 체험 중심의 여행을 선호하는 것이 특징이라 면세업계의 실적 개선에는 큰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 앵커멘트 】
네, '유커'의 소비력 감소와 면세업계의 부진으로 타격을 입은 업종이 또 있습니다.
구민정 기자, 어떤 업종이죠?
【 기자 】
네, 바로 한국 뷰티업계인데요.
화장품은 코로나 이전 면세점에서 유커들이 가장 많이 구매하던 품목 중 하나였고, 뷰티업계 입장에서도 면세점은 가장 큰 판매 채널 중 하나였습니다.
서로 상부상조하는 구조였던 건데요.
최근 중국 애국주의에 따른 자국 제품 선호 현상이 두드러진 데다 중국 화장품의 경쟁력 자체도 성장하고 있어 한국 뷰티업계가 타격을 입었습니다.
실제로 한국 뷰티업계의 양대산맥이라고 할 수 있는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3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8.2%, 32.4% 줄어들기도 했습니다.
【 앵커멘트 】
면세업계와 뷰티업계가 함께 실적 악화를 겪으며 시장 상황이 더 어려워지고 있는 거군요.
그런데 중국인 단체관광 허용 외에도 올해 면세업계의 판도를 뒤바꿀 만한 큰 변화가 또 있었죠?
【 기자 】
네 맞습니다.
앞으로의 10년이 걸린 인천공항 출국장 면세점 사업자로 신라, 신세계,
현대백화점면세점이 선정됐습니다.
반면 입찰에서 탈락한 롯데면세점은 지난 6월 말 영업을 끝으로 22년 만에 인천공항면세점 사업에서 철수하게 됐는데요.
롯데면세점은 오히려 공항에 지불하는 임대료에 대한 압박에서 벗어난 이 상황을 기회 삼아 시내 면세점과 온라인 면세점, 그리고 해외사업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입니다.
【 앵커멘트 】
그렇군요.
그런데 인천공항면세점 말고도 아직 면세업계를 뒤흔들 만한 변수가 더 남아있다고요?
【 기자 】
네, 먼저 한중 국제여객선이 오가는 인천항 국제여객터미널에서 처음으로 면세점을 운영하는 방안이 추진될 예정입니다.
면세점 사업자 입찰은 내년 초에 진행될 예정인데요.
그런데 인천항을 오가는 중국인 관광객 수가 아직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는 점과, 기존 10개 항로 가운데 현재 4개만 운항 중이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면세점 사업자들이 실제로 입찰에 참여할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또 이르면 이달 말 김포공항 주류·담배 사업권 면세점 입찰 공고도 날 예정이라 사업권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싶은 면세점들의 고민이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 앵커멘트 】
새로운 사업을 확장하거나, 혹은 포기하는 데는 현재 실적도 큰 영향을 미칠 것 같은데요.
앞선 대화를 통해 면세업계의 상황이 좋지 않다는 건 알게 됐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상황인가요?
【 기자 】
네, 기업별로 살펴보면
호텔신라의 신라면세점 영업이익이 지난해 3분기 6억 원 흑자에서 올해는 163억 원 적자로 돌아섰습니다.
신세계면세점의 매출은 49.1%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133억 원으로 약 160% 증가했습니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의 3분기 매출 역시 57.5%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도 150억 원 적자에서 10억 원으로 흑자 전환했습니다.
한편 롯데면세점의 3분기 실적은 오는 15일 발표될 예정인데요, 인천공항에서 철수한 것이 어떠한 영향을 미쳤을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 앵커멘트 】
엔데믹 이후 영업 이익이 소폭 증가한 곳도 있지만, 여전히 매출은 줄고 기대했던 만큼의 폭발적인 실적 개선은 없었네요.
그렇다면 면세점들의 부담을 덜어줄 제도나, 혹은 면세점들이 앞으로를 위해 마련하고 있는 돌파구가 있을까요?
【 기자 】
네, 먼저 면세업계 수익성 악화의 주범인 송객수수료를 법으로 제한하는 방안이 추진됩니다.
송객수수료는 면세점들이 면세품 판매 촉진을 위해 중국 보따리상이나 현지 여행사 등에 지급하는 비용인데요.
현재 단체관광객들의 씀씀이가 전 같지 못하자 다시 보따리상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며 매출의 대부분을 송객수수료로 사용하는 상황이라, 관세법이 개정되면 아무래도 면세업계의 부담이 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 면세업계는 명동에 쇼룸을 만들거나, 자체 캐릭터를 개발하고 팝업스토어를 오픈하는 등 쇼핑과 관광을 결합한 공간을 만들고 있는데요.
변화한 관광 추세에 맞춰 면세점을 종합 체험 공간으로 탈바꿈하려는 시도로 보입니다.
【 앵커멘트 】
그렇군요.
지금까지 구민정 기자와 면세업계 현황에 관해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 구민정 기자 / koo.minjung@mktv.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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