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업계, 수신경쟁 다시 불 붙었다…대규모 자본 재유치 본격화

【 앵커멘트 】
채권시장이 경색됐던 지난해 9월, 은행으로 몰렸던 대규모 자본의 만기가 이달 돌아옵니다.
은행들은 뭉칫돈이 한꺼번에 이탈하는 것을 막기위해 예금 금리를 끌어올리고 있는데요.
안 그래도 높았던 대출 금리를 더 자극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김우연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은행업계가 1년 만기 예금의 금리를 끌어올리면서, 수신 경쟁에 다시 불이 붙는 모습입니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1년 예금 상품의 기본금리를 0.5%포인트 올렸습니다.

국민은행은 이미 지난달 중순부터 1년 예금의 금리를 일주일 단위로 상향 조정하고 있습니다.

지난 8일 기준 4대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연 3.7%에서 3.83%로 지난달 31일보다 상·하단이 모두 올랐습니다.

지방은행과 상호금융에서는 4%가 넘는 특판 예금도 등장했습니다.

수신경쟁이 다시 점화된 이유는 1년전 은행업계로 빨려들어간 자본의 만기가 이달 돌아오기 때문입니다.

채권시장이 경색됐던 지난해 은행들은 높은 금리를 내세워 공격적으로 수신을 확대했습니다.

2022년 9월부터 3개월 간 은행업계의 예금으로 들어간 돈은 약 116조원으로 추산됩니다.

하지만 이달 예금 만기가 도래하자 뭉칫돈 이탈을 막기위해 자금 조달 경쟁에 다시 뛰어든 것으로 분석됩니다.

다만 수신에 들이는 비용의 증가는 결국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집니다.

이 때문에 현재에도 높은 주담대 금리를 더 자극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올해 2분기 당국의 LCR규제 강화로 은행채 발행이 늘고 시장금리가 상승하면서, 시중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 상단은 7%를 육박했습니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대규모 자본 재유치와 대출 금리 상승이라는 악순환은 기준금리가 인하되어야 해결될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 인터뷰(☎) : 이정환 / 한양대학교 경제금융학부 교수
- "지금 금리가 높기 때문에 은행에서 수신 경쟁을 하는 것이고 금리가 떨어지게 되면 자연스레 투자자들이 저축은행으로 가거나 증권으로 가든지 다른 채널로 가거든요. 이렇게 가면 아마 (자본) 시장이 재편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금융당국은 가계부채 관리 행보에 나서고 있지만, 집값 바닥론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부동산 대출 수요는 늘어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은행업계의 이번 자본 재유치 경쟁이 신규 대출 차주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 지 주목됩니다.

매일경제TV 김우연입니다.

[ 김우연 기자 / kim.wooyeon@mktv.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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