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최근 하나은행과 국민은행 등 주요 은행에서 금융사고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금융당국은 내부통제 시스템을 점검하고, 은행들은 재발 방지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그럼에도 사고는 끊이지 않습니다.
왜 시스템은 있는데 사고는 반복될까요?
이나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하나은행은 지난 18일 부당 대출, 외부인 금융 사기, 금품 수수, 사적 금전 대차 등으로 48억 원대 금융 사고가 발생했다고 공시했습니다.
하나은행이 금융사고를 공시한 것은 올해만 여섯 번째입니다.
KB국민은행도 지난 11일 외부인에 의한 사기로 26억1천만 원 규모의 금융사고가 발생했다고 공시하는 등 올해만 여섯 번째.
신한은행과 NH농협은행도 올해 2건의 사고가 났습니다.
이처럼 4개 시중은행에서 올해 들어 발생한 사고는 16건, 금액은 950억 원에 이릅니다.
전문가들은 금융사고는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며, 금융사들을 무작정 비난하기만 할 일도 아니라고 말합니다.
미국은 물론, 가까운 일본에서도 금융사고가 반복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일본 미츠비시UFJ은행에서 한 직원이 고객 대여금고에서 17억 엔을 훔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이 은행도 이중 열쇠, CCTV, 출입기록 등 철저한 보안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지만, 전직 직원은 지점에 있던 예비 열쇠를 악용했습니다.
일본 금융청은 최근 감독지침을 개정하며 "규칙만으로 사고는 막을 수 없고, 건전한 기업문화가 불상사를 막는다"고 밝혔습니다.
결국 내부통제를 강화한다고 해도 건전한 기업풍토가 없으면 높은 실
효성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겁니다.
이와 함께 내부통제 시스템도 더욱 세밀하게 다듬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옵니다.
▶ 인터뷰(☎) : 권흥진 / 금융연구원 연구위원
- "금융사 직원들이 하는 업무를 조금 더 타이트하게 모니터링을 할 수 있는 여지는 더 있을 것 같거든요. 제도적인 거라든가 아니면 금융사 내부적인 그런 문화에 대해서도 발전할 그런 기회를 모색하는 것도 중요하겠죠."
매뉴얼과 시스템도 사람이 신뢰할 수 없으면 무용지물입니다.
통제는 신뢰가 가능하고, 책임이 살아있는 문화에서만 작동한다는 것을 반복된 금융사고가 알려주고 있습니다.
매일경제TV 이나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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