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대 금융그룹(KB·신한·하나·우리)이 16조원이 넘는 당기순이익을 거두며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지만 부실대출도 큰 폭으로 키운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사가 외형 성장에 집중하느라 건전성을 놓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경기 부진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부실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4대 금융그룹의 고정이하여신 잔액은 10조8700억원이다.
고정이하여신이란 연체 기간이 3개월 이상인 부실대출을 의미하며 은행, 카드·캐피털사 등의 건전성 지표다.
2023년(8조원)에 비해 35% 급증한 수치다.
같은 기간 4대 금융그룹 당기순이익이 10% 늘어난 것과 비교해도 증가율이 높다.
단순히 규모만 늘어난 것이 아니다.
전체 대출 중 부실여신 비중을 보여주는 고정이하여신 비율 역시 일제히 상승했다.
신한금융은 2023년 0.56%에서 지난해 0.71%로 높아졌으며 KB·하나·우리금융도 모두 0.6% 안팎으로 상승했다.
반면 손실에 대비하기 위한 대손충당금 적립에는 상대적으로 소극적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년 새 4대 금융그룹의 고정이하여신 잔액이 35% 불어나는 동안 대손충당금은 7% 늘어나는 데 그쳤다.
[박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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