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연방정부 개혁 임무를 맡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계획이 점차 구체화하고 있다.


이미 연방정부 기관의 개수를 대폭 축소하고 예산을 대폭 삭감하겠다고 한 상황에서 이제는 법률 문구까지 크게 손대겠다고 밝히고 나섰다.

법 문구를 줄여 행정 효율성을 높이고 국민의 불편함을 덜겠다는 것이다.

법률 문구 간소화를 통해 규제를 줄여 자율주행이나 신약 개발의 혁신 속도를 높이겠다는 목적도 깔려 있다.

머스크는 연방정부 예산을 최소 2조달러 감축하고, 연방 기관 수도 현재보다 75%(172만명)가량 축소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18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에 만들어진 정부효율부(DOGE) 공식 계정에는 미국의 복잡한 세법 개편에 대한 글이 올라왔다.

이 계정은 "1955년 미국 연방 세법에는 150만개의 단어가 있었지만, 지금은 1600만개의 단어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복잡한 세법 때문에 미국인들은 연간 65억시간을 허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복잡한 세율과 면세 조건 등 누더기 상태인 세법이 가장 큰 규제 중 하나라는 뜻이다.

또 복잡해진 법령이 공무원들의 권한만 키워 비효율성을 높인다는 평가다.

그만큼 법 문구를 과거와 같은 10분의 1 수준으로 줄여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정부효율부는 기업들이 불편함을 호소해 온 규제도 대대적으로 완화할 전망이다.

머스크와 함께 정부효율부 수장을 맡은 비벡 라마스와미는 자신의 X 계정에 "FDA(미 식품의약청)의 가장 큰 문제점은 혁신에 불필요한 장벽을 세운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구체적인 사례로 3상 연구를 두 번 반복시키고 다른 국가의 유효한 임상 결과를 수용하지 않는 것을 들었다.

또한 라마스와미는 "이로 인해 환자는 유망한 치료법에 접근하지 못하고 경쟁을 방해해 처방약 비용이 상승한다"면서 "FDA의 규제는 의료 시스템에 비용으로 전가된다"고 비판했다.

라마스와미는 로이반트 사이언스라는 신약 개발 업체를 창업했으며 FDA의 규제를 경험한 당사자다.


정부효율부는 연방 부처 폐쇄까지도 과제로 꼽고 있다.

라마스와미는 이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많은 연방정부 기관은 대통령 행정명령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 이런 기관을 없애는 행정명령이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X를 통해 자체 회계감사에 7차례 실패한 국방부를 직접적으로 비판했다.

보건복지부, 교육부도 문제의 연방 기관으로 언급했다.

이외에도 FDA, 원자력규제위원회(NRC) 등이 성장을 방해한다고 지목했다.

그는 "정부 공무원 조직은 이 지구상에서 사라지지 않는 영원불멸한 존재에 가깝다"는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의 발언을 언급하며 정부효율부는 이런 믿음을 깨고 2026년 7월 4일 독립 250주년을 맞는 미국에 작은 정부를 선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방 부처 폐쇄가 가능한 것은 개별 주마다 주정부가 따로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연방 교육부가 문을 닫아도 주정부별로 교육부는 영향을 받지 않는 식이다.


하지만 연방공무원의 상당수가 국방 관련 인력이어서 감축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연방정부에서 일하는 공무원 수가 230만명에 달하며 정권이 바뀔 때마다 이 인원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또 WSJ는 연방정부 근로자의 약 70%가 재향군인회, 국토안보부 등에서 근무 중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국토안보부에는 22만2539명이 고용돼 부처들 가운데 세 번째로 규모가 컸다.

반면 연방 교육부에서 일하는 사람은 4425명으로 연방 부처 중 가장 적었다.


한편 연방 부처 중 급여가 가장 높은 곳은 교육부로 연평균 11만8000달러(약 1억6000만원)에 달했다.

급여 수준이 가장 낮은 부처는 재무부로 연평균 5만9557달러(약 8000만원)에 그쳤다.


[실리콘밸리 이덕주 특파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늘의 이슈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