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국내 증권사들이 올 한해 역대급 실적을 올릴 전망입니다.
미국주식 열풍에 수수료 수익이 급증한 덕인데요.
스튜디오에 나와 있는 취재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고진경 기자, 어서오세요.

【 기자 】
네, 안녕하세요.

【 앵커멘트 】
증권사들이 재난해 해외 부동산 투자 손실과 부동산 PF 여파로 힘든 한 해를 보냈었죠.
수익성 악화에 시달렸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분위기가 많이 밝아졌네요?

【 기자 】
네, 그렇습니다.

지난해에는 연간 영업이익이 1조 원을 넘는 증권사가 단 한곳도 없었는데요.

올해는 역대 가장 많은 증권사가 이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릴 것으로 보입니다.

우선 한국투자증권이 3분기 만에 누적 영업이익 1조 원을 이미 넘어섰고요.

삼성증권키움증권, 미래에셋증권 이 세 증권사는 9천억 원대를 기록해서 1조 돌파가 유력한 상황입니다.

메리츠와 KB, NH투자증권도 영업이익 7천억 원 대로 호실적을 쌓고 있는데요.

업계에서는 4분기에도 업황 호조세가 이어질 경우 최대 7곳까지 '1조 클럽' 가입사가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이렇게 되면 5개 증권사가 영업이익 1조 원을 돌파했던 지난 2021년을 넘어 역대 최다 기록을 세우게 됩니다.


【 앵커멘트 】
이렇게 증권사들이 역대급 실적을 올릴 수 있었던 배경으로는 서학개미들이 지목됩니다.
올해 해외주식 수수료가 지난해보다 얼마나 늘어났나요?

【 기자 】
3분기 주요 증권사 8곳의 해외주식 수수료 수익은 모두 8천529억 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무려 69%나 증가한 수치인데요.

해외주식은 국내 주식보다 거래 수수료가 최대 10배 이상 높아 이익이 더 크게 불어났습니다.

해외주식 수수료와 더불어 환전 수수료도 증가세인데요.

올해 8월 기준 국내 9개 증권사의 달러 환전 수수료 수익은 약 1천600억 원에 달했습니다.

이는 지난 2022년과 비교해 40% 넘게 늘어난 수준입니다.

해외주식 시장이 커지면서 증권사 간 점유율 싸움도 치열해졌습니다.

키움증권은 20년 가까이 리테일 시장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데요.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토스증권이 투자자들을 끌어모으면서 키움증권을 빠르게 추격하고 있습니다.

두 증권사의 해외주식 시장 점유율을 비교해보면 1분기에는 키움증권 33%, 토스증권 19%로 벌어져 있었는데요.

2분기에는 키움증권 32%, 토스증권 22%로 격차가 소폭 좁혀졌습니다.

▶ 인터뷰(☎) : 전수영 / 토스증권 해외플랫폼팀장
- "서학개미의 증가 자체도 있지만 토스증권의 강점인 커뮤니티 활성 유저의 증가 수와 그리고 WTS라는 채널을 추가하면서 그에 힘입어서 연초 대비 해외 주식 거래 유저가 50% 이상 성장한 것으로 보입니다."

3분기에는 토스증권이 해외주식 점유율을 25%까지 끌어올려 양사 간 공방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 앵커멘트 】
해외주식 수수료가 증권사들의 확실한 수익원이 된 것 같네요.
양대 강자인 토스와 키움증권 외에 다른 증권사들 간에도 경쟁이 치열할 것 같은데요.

【 기자 】
네, 그렇습니다.

한국투자증권에서는 미국 금융사와의 협업이 활발한데요.

현지 애널리스트의 보고서를 제공하는 데 이어 미국 자산운용사, 사모펀드 운용사 등과 MOU 체결을 추진 중입니다.

이에 앞서 MTS에서는 해외주식을 더 전면에 배치하기 위해 홈 화면을 개편하고, 해외주식 양도세 절세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신한투자증권은 주식 모으기 서비스 대상을 미국주식 전 종목으로 확대했고요.

KB증권은 해외선물이나 옵션을 거래하는 투자자들에게 지원금을 제공하고 나섰습니다.

새로 해외주식을 시작하는 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수료 무료 혜택을 제공하는 증권사들도 다수인데요.

미래에셋증권과 유진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등이 연말까지 수수료 및 환율 이벤트를 진행합니다.

이밖에 키움증권, 삼성증권 등은 타사에서 해외주식을 옮겨오면 지원금을 주는 대체입고 이벤트를 진행 중입니다.

모두 미국주식 열풍을 겨냥한 혜택들인데, 이렇게 끌어모은 서학개미들을 장기적인 충성 고객으로 유지할 수 있을지가 향후 실적 상승의 열쇠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 앵커멘트 】
말 그대로 증권사들이 해외주식 사업에 '올인'하는 모습인데, 여기에는 미국주식 열풍 외에 또 다른 이유가 있다고요.

【 기자 】
네, 바로 국내증시의 부진 때문인데요.

국내증시는 미국증시가 올해 연일 신고점을 경신하는 것과 대조적인 흐름을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미 대선에서 트럼프의 당선이 확정된 이후 코스피는 6.21%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는데요.

이는 G20 국가 중 가장 낮은 수익률입니다.

같은 기간 1.52% 오른 미국증시와 비교하면 수익률 격차가 거의 8%에 달했습니다.

올해 전체로 따져봐도 국내 증시 수익률은 글로벌 최하위권입니다.

코스피와 코스닥은 연초 대비 각각 9%, 21% 하락하면서 24% 오른 나스닥지수와 큰 괴리를 보였습니다.

최근에는 트럼프의 자국 우선주의 정책으로 한국 수출 실적이 크게 꺾이면서 저성장 기조가 이어질 수 있다는 불안감까지 더해지고 있는데요.

전문가들은 미국 증시 강세와 국내 증시 약세 기조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 인터뷰(☎) : 문남중 / 대신증권 연구원
- "미국 증시는 내년에도 증시에 우호적인 환경이 마련될 여지가 있기 때문에 내년에도 우상향할 것으로 생각을 하고 있고요. 반면에 한국과 대만 같은 반도체 국가들 같은 경우에는 반도체 업황이 살아나는 시그널들이 확인돼야 모멘텀이 발생할 여지가 있지 않을까…"

국내 증시는 부진한 성적이 계속되면서 거래량마저 줄어들고 있습니다.

올해 1월 20조 원대 수준이었던 코스피와 코스닥의 일일 거래대금은 이달 들어 15조 원으로 급락했습니다.

국내 증시에 대한 투자 열기가 차갑게 식은 만큼 증권사들이 국내 대신 해외주식 사업에 집중하는 기조도 당분간 계속될 것 같습니다.


【 앵커멘트 】
네, 국내 증시도 미국 증시를 따라 어서 상승 동력이 더해졌으면 좋겠습니다.
국내 개인투자자들의 미국주식 열풍과 그 영향에 대해 짚어봤습니다.
고 기자, 잘 들었습니다.

[ 고진경 기자 / jkkoh@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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