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고용둔화·경기침체 우려에
연 2회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 커져
크루그먼 “인플레 아닌 침체 걱정해야”

미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의 상점의 구인 문구 [사진 =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의 제조업과 고용시장 경제지표가 동시에 둔화하면서 지난달 위축됐던 연준의 연내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에 다시 힘이 실리고 있다.


5일(현지시간) 미국 노동통계국이 발표한 4월 구인이직보고서(JOLTs)에 따르면 미국 기업들의 구인건수는 806만건으로 2021년 2월 이후 3년여 만에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


과거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고용시장 냉각 여부를 보기 위한 지표로 강조했던 실업자 1명당 구할 수 있는 일자리 수도 전월(1.3개)보다 줄어든 1.24개로 2021년 6월 이후 가장 낮았다.


스튜어트 폴 블룸버그 이코노미스트는 “실업자 1인당 일자리 수는 이제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과 거의 일치한다.

채용공고가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 늦여름에 2019년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매월 첫 영업일에 공개돼 미국 경기의 바로미터 역할을 하는 미국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의 둔화도 연내 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을 높였다.


앞서 3일 발표된 5월 ISM 제조업 PMI는 48.7을 기록하며 예상치(49.6)를 밑돌아 두 달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PMI는 50을 기준으로 50 이상은 경기 확장, 50 미만은 경기수축을 의미한다.


고용·제조업의 동반 부진은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를 일으키고 있다.

지난 3일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은 5월 ISM 제조업 PMI 지표 악화를 반영해 올해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을 지난달 31일(연 2.7%)보다 대폭 줄어든 연 1.8%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올해 들어 발표된 미국 2분기 GDP 전망치 중 최저치다.


이에 따라 매파적이던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공개 이후 ‘9월 1회 인하’로 약화됐던 연준 금리 인하 기대는 ‘9월과 12월 2회 인하’로 다시 강화됐다.


5일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 평가한 연내 2회 금리 인하 확률은 40%로 지난달 29일(28.4%)보다 높아졌고, 같은 기간 연내 1회 인하 확률은 42.8%에서 32%로 낮아졌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금리 파생상품인 스왑 시장에선 11월에 연내 첫 금리인하를 예상하는 시각도 새롭게 등장했다.

5월까지는 9월 FOMC에서 첫 금리 인하가 없다면 12월에 첫 금리인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는데 금리 인하 시점이 다소 앞당겨진 것이다.


뉴욕 채권시장에서도 금리 인하 기대감 확산을 반영해 지난달 29일 이후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4.61%에서 4.32%로 0.29%포인트나 내렸다.


로널드 템플 라자드 수석전략가는 블룸버그통신에 “연준이 통화정책 완화를 시작해야 한다는 증거가 쌓이고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선 연준이 경기침체를 예방하기 위해 ‘선제적 금리인하’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는 4일 뉴욕타임스(NYT) 기고문을 통해 “어제의 문제로 보이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집착을 멈춰야 한다.

고금리 압박에 경제 활력이 잠식되기 시작하면서 경기침체 가능성에 대한 걱정을 시작해야 할 때”라며 “연준이 조만간 금리 인하를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라울 아난드 국제통화기금(IMF) 한국미션팀장도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연내 목표치로 수렴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실질GDP 성장률은 올해 연간 2.7%에서 내년 1.9%로 둔화될 전망”이라며 “연준의 금리 동결이 장기화되면 한국 등 신흥시장에서 대거 외국인 자금 이탈과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가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오는 11~12일 6월 FOMC에서 점도표 공개를 앞두고 시장은 후속 발표되는 물가·고용지표에 주목하고 있다.

오는 7일에는 미 노동부 고용보고서, 12일에는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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