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 내년에도 3%대 성장 지속…韓 당분간 긴축 지속해야”

국제금융센터 2024년 국제콘퍼런스서
IMF 한국담당 “내년 韓물가 목표치 상회할 것”
주요국 인플레 둔화·통화정책 전환에 속도차
고물가 고착화·中 회복 지연 등 리스크로 거론

4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국제금융센터가 주최한 ‘국제금융센터 설립 25주년 국제 콘퍼런스’에서 라울 아난드 국제통화기금(IMF) 한국미션팀장이 거시 경제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안갑성 기자]

올해 1분기 깜짝 성장을 기록한 한국 경제가 내년에도 올해와 같은 경제성장 속도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당분간 목표치를 웃도는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긴축 정책을 유지해야 한다는 진단이 나왔다.


국제금융센터가 4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개최한 ‘국제금융센터 창립 25주년 기념 국제콘퍼런스’에서 연사로 나선 라울 아난드 국제통화기금(IMF) 한국미션팀장은 “지난해 3.2% 성장한 세계경제는 올해와 내년에도 같은 속도로 성장세를 유지하고, 인플레이션은 한국을 포함한 선진경제가 늦어도 내년이면 2%대로 수렴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한국은 올해 다른 아시아 국가보다 목표치 2%가 넘는 물가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돼 당분간 긴축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4일 국제금융센터가 개최한 콘퍼런스에서 라울 아난드 국제통화기금(IMF) 한국미션팀장이 발표한 주요국의 경제 성장 전망. [자료=국제금융센터]
IMF의 세계 경제 전망에 따르면 주요국의 경제성장이 내년에도 대체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미국·유럽 등 선진경제권과 아시아 신흥시장간 성장 속도와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에는 차이가 나타날 전망이다.


세계 경제는 올해와 내년에도 지난해(3.2%)와 같은 전년 대비 3.2% 성장률을 유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중국과 전체 아시아는 각각 올해 4.6%, 4.5% 성장에 이어 내년에도 각각 4.1%, 4.3% 성장률을 기록하며 세계 경제 성장을 이끌 전망이다.


한국의 경우 올해 2.3% 성장에 이어 내년에도 2.3% 성장을 지속할 전망이다.

앞서 발표된 올해 1분기 한국 국내총생산(GDP)은 전년 동기 대비 3.4%를 기록하며 2% 잠재성장률을 뛰어넘은 점이 IMF의 한국 경제 성장 전망을 기존보다 상향 조정하는 데 기여했다.


다만, 미국 경제는 올해 2.7% 성장에서 내년에 1.9%로 성장 속도가 둔화하고, 유로존의 경우도 올해 0.8% 성장에서 내년에도 1.5% 성장으로 소폭 개선될 것으로 예측됐다.


인플레이션의 경우 세계 경제 전반에 걸쳐 물가 상승 둔화가 속도차를 보이며 진행될 것으로 예측됐다.

특히 같은 아시아권 내에서도 선진경제권에 속한 한국, 호주, 뉴질랜드가 각국 중앙은행의 인플레이션 목표치 보다 당분간 높은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됐다.


아난드 팀장은 “한국은 올해 아시아권에서 상대적으로 더 높은 물가 수준을 유지할 것이고, 일본과 대부분 아시아 신흥국은 물가를 목표치 근처로 통제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중국, 태국과 같은 국가는 원자재가격 하락 등을 감안해 물가가 목표치 아래로 내려갈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국가별로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에 차이가 발생하면서 각국 중앙은행들의 기준금리 인하 등 정책 기조 전환 시점도 격차가 벌어질 전망이다.

특히 연초 대비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후퇴하면서 고금리 고착화에 따라 한국 등 아시아 지역에서 외국인 자금 유출과 금융 시장 안정성 저하 우려도 제기됐다.


아난드 팀장은 “연준의 금리 동결이 장기화하면 아시아 시장에서 자금 이탈이 발생할 수 있고 이는 환율 변동성을 2022~2023년도 기간처럼 높일 수 있다”며 “정책 당국은 물가 안정에 집중하되, 환율의 급변동을 완화하기 위한 제한적인 수준의 외환 시장 개입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한국도 긴축 통화정책 기조를 가운데 인플레이션이 목표치 이하로 들어오기 전까지 울퉁불퉁한 물가상승 둔화 경로를 겪을 것”이라며 “저출산과 고령화, 연금개혁 등 국가재정을 압박하는 요인에 맞서 한국이 잠재성장률을 유지하기 위해선 각종 구조개혁과 생산성 증대가 유일한 해법이다”고 덧붙였다.


향후 한국 등 세계 경제가 처할 수 있는 경제 위험 요인으로는 △원자재 가격 급등 △인플레 고착화로 인한 금융 스트레스 △중국 경기회복 지연 △글로벌 공급망 파편화 △구조개혁 모멘텀 상실 등이 거론됐다.


4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국제금융센터가 주최한 ‘국제금융센터 설립 25주년 국제 콘퍼런스’에서 주요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안갑성 기자]

이용재 국제금융센터 원장은 “세계 경제가 지속적으로 3% 성장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각국 중앙은행들은 인플레이션 둔화를 위한 정책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며 “연준을 비롯해 주요국의 긴축 정책 전환 시기를 두고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에 세계 경제의 재균형을 달성하기 위한 방안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전했다.


이날 콘퍼런스 현장을 찾은 김병환 기획재정부 제1차관도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서 거시경제 환경 변화에 대한 기민한 대응은 생존의 문제”며 “콘퍼런스에서 나온 경제 환경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정책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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