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한 달 만에 주가 300달러 하회
“실망” vs “나 없었으면 선거 패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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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오른쪽)가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의 펜실베이니아주 유세 현장에 참석해 연설에 나서고 있다. (출처=UPI 연합뉴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간 갈등이 격화되면서 6월 5일(현지 시각) 테슬라 주가가 폭락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전일 대비 14.26% 하락한 284.70달러(38만6309원)로 마감했다.
장중 한때 273.21달러까지 떨어지며 17% 이상 급락하기도 했다.
테슬라 주가는 지난 5월 9일(298.26달러) 이후 약 한 달 만에 300달러 아래로 내려갔다.
시가총액은 9170억달러로 줄며 1조달러 선이 무너졌다.
하루 만에 약 1520억달러(약 206조원)가 증발한 셈이다.
머스크가 감세 등 트럼프 행정부의 국정 의제를 반영한 대표 법안을 연일 공격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이에 공개적으로 불쾌감을 표출하면서 테슬라의 사업 전망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반영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머스크가 자신의 감세 등 국정 아젠다를 반영한 법안에 공개적으로 반대한 데 대해 “매우 실망했다”며 “우리(관계)가 더 이상 좋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머스크가 자신의 감세 법안을 비판한 이유로 전기차 보조금 혜택 폐지와 머스크가 지지한 인사의 미 항공우주국(NASA) 국장 지명을 철회한 것, 정부효율부(DOGE) 수장 임기를 의도치 않게 끝내게 된 것 등을 꼽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이 전해지자 머스크는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내가 없었으면 트럼프는 선거에서 패배했을 것”이라며 트럼프를 향한 분노를 쏟아냈다.
JP모건은 전기차 세액공제를 폐지하는 내용을 담은 트럼프 행정부의 법안이 통과될 경우 테슬라의 연간 이익에 약 12억달러(약 1조6000억원)의 타격을 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한 캘리포니아의 무공해 차량 판매 비중 의무화 규제를 무력화하는 별도의 연방상원 법안으로 인해 테슬라가 추가로 배출권 규제 크레딧 20억달러(약 2조7000억원) 마저 잃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머스크가 자율주행차 규제 완화를 목표로 미 연방 의회에 로비를 벌여온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트럼프와의 충돌은 테슬라의 로보(무인)택시 사업에도 악재가 될 전망이다.
아젠트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제드 엘러브룩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법안에는 전기차 크레딧(보조금) 종료 등 테슬라에 악영향을 주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며 “일반적으로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 악화는 테슬라는 물론 머스크의 다른 회사들에도 위험 요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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