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안한 집값 ◆

최근 무섭게 뛰어오르는 서울 집값 배경에는 금리 인하뿐 아니라 새 정부 출범에 따른 실수요자들의 심리적 동요가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7월부터 강화하는 대출 규제가 오기 전에 낮은 금리를 이용해 집을 마련하려는 수요도 커지고 있다.


5일 한국부동산원이 공개한 이번주(6월 2일 기준) 서울의 집값 상승률은 전주 대비 0.19% 올라 서울 토지거래 허가구역 일부 해제 당시인 지난 3월 20일 0.2%와 맞먹을 정도로 높다.

토지거래허가제가 강남 3구와 용산구로 확대 지정된 순간부터 상승률은 꺾였지만 이후 실수요가 야금야금 몰려들며 집값을 끌어올리고 있다.


서울 자치구 25개 가운데 이번주 집값 상승률이 가장 높은 곳은 송파구로 상승률이 0.5%다.

지난주 0.37%에 비해 껑충 뛰어올랐다.

서초구는 0.32%에서 0.42%, 강남구는 0.39%에서 0.4%, 용산구는 0.22%에서 0.29%로 토허제 확대 구역 모두 규제를 뚫고 상승 폭이 커졌다.


부동산원 측은 "송파구는 신천동과 잠실동 재건축 추진 단지 위주로, 서초구는 반포·잠원동 주요 단지 위주로 가격이 올랐다"며 "선호 단지를 중심으로 매수 문의가 꾸준해 상승 거래가 체결되는 등 서울 전체 상승 폭이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초 대비 수억 원 오른 주요 단지 사례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에 따르면 강남구 압구정동 신현대9차 전용면적 111㎡는 지난 1월 52억원에 거래됐지만 지난달 60억원에 손바뀜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 84㎡ 역시 연초 30억4000만원에서 최근 37억4000만원으로 7억원 올랐다.


서초구에서도 상승세는 뚜렷하다.

반포동 반포자이 전용 84㎡는 지난 1월 38억5000만원에서 최근 46억7000만원으로 뛰며 신고가를 기록했고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 역시 연초 45억5000만원에서 지난달 56억5000만원으로 매매가가 11억원이나 상승했다.


송파구 대표 재건축 단지인 잠실주공5단지 전용 82㎡는 연초 34억5500만원에서 최근 40억500만원에 거래되며 5억5000만원가량 올랐다.

잠실엘스 전용 84㎡ 역시 연초 25억8500만원에서 최근 31억4000만원으로 5억5500만원가량 올랐고 양천구 목동신시가지6단지 전용 95㎡는 24억5000만원에서 27억5000만원으로 약 3억원 상승했다.


집값 약세 지역인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역시 꿈틀댄다.

지난달 12일까지만 해도 이들 3개구 집값은 전주보다 0.01~0.02% 떨어질 정도로 약세를 보였지만 이번주엔 강북구와 도봉구가 모두 전주보다 0.02% 올랐고 노원구도 0.04% 상승했다.


최근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가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서울 입주 물량 등 공급량이 향후 더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점 역시 수요를 자극하고 있다.


이재명 정부가 선거 이전부터 재건축·재개발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밝힌 점 역시 재건축 단지 중심의 집값 상승을 이끌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선거 당시 그간 민주당 정권이 정비사업 규제 강화에 무게를 실었던 것과는 다른 방향을 제시했다.


7월 1일부터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 적용을 앞두고 주택을 미리 마련하려는 수요도 많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실 랩장은 "대출 한도 축소 전에 내 집 마련을 서두르는 이들이 움직이면서 이 수요가 최근 가격 상승세에 반영되고 있다"며 "금리 인하 기대 심리와 맞물려 단기적으로 유동성이 더 확보되면서 매입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다시금 강한 칼을 빼 들 가능성이 크다.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말 부동산 시장·공급상황 점검 회의에서 "용산·강남 3구 등 서울 집값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며 "필요 시 조정대상지역, 투기과열지구, 토지거래 허가구역 추가 지정 등 시장 안정 조치를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시는 강남·송파구 재건축 추진 아파트 14개 단지(면적 1.43㎢)를 내년 6월 22일까지 1년간 토지거래 허가구역으로 재지정하기도 했다.

대상 단지는 강남구 대치동과 삼성동, 청담동에 있는 △대치동 개포우성 1·2차 △선경 △미도 △쌍용1차 △쌍용2차 △우성1차 △은마 △삼성동·청담동 진흥 △청담동 현대1차 △잠실동 주공5단지 △우성 1·2·3차 △우성4차 △아시아선수촌 등이다.


[서진우 기자 / 박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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