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전략을 주제로 챗GPT와 나눈 대화다.


(조동성·이하 조) 경영자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전략 모델은 무엇인가요?
(챗GPT·이하 챗) SWOT 분석, 포터의 5 Forces, BCG 매트릭스 등입니다.


(조) SWOT 분석은 전략을 제시해 주는 모델인가요?
(챗) SWOT 분석은 전략을 직접 제시해 주는 모델이 아니고, SWOT 요소를 조합해 전략 방향을 도출하는 방법입니다.

즉 강점과 기회가 만나는 SO 상황에서는 '공격 전략', 약점과 기회가 만나는 WO 상황에서는 '개선 전략', 강점과 위협이 만나는 ST 상황에서는 '방어 전략', 약점과 위협이 만나는 WT 상황에서는 '회피 전략'을 써야 합니다.


(조) SWOT 분석을 맹목적으로 따른다면, 1597년 7월 칠천량 해전에서 일본 수군의 공격을 받은 조선 수군이 위협적인 WT 상황에서 회피전략인 '도주'를 선택한 원균이 옳고, 같은 해 9월 명량 해전에서 공격전략인 '전투'를 선택한 이순신 장군이 틀렸다는 어이없는 결론이 나오지 않겠습니까?
(챗) 흥미로운 질문입니다.

원균은 일본 수군의 위협을 감당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소극적 방어 및 도망 전략을 선택했습니다.

그 결과 조선 수군은 전멸했습니다.

이순신 장군은 명량해협의 좁은 물길과 조류 활용, 상대의 심리적 허점을 이용한 유인, '학익진'의 전술적 운용을 통해 극한의 불리한 상황에서 승리했습니다.


(조) WT 상황에서는 '회피전략'이 바람직한 전략이 아니라 경쟁자의 강점 틈새에 있는 약점에 나의 자원을 집중하는 '비중전략'과 경쟁자의 기회 틈새에 있는 준비 부족 상황에 나의 자원을 우선 배치하는 '순서전략'으로 구성된 전략이 바람직하지 않을까요?
(챗) 정확한 통찰입니다.

강자가 모든 분야에서 강한 것이 아니라면, 그들의 약점에 집중해 공격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이순신 장군은 일본 수군이 넓은 해상에서의 대규모 전투에 강하지만, 좁은 해협에서의 기동력과 조류 적응력이 약한 것을 포착한 후, 명량해협의 험한 지형을 이용해 일본군의 강점을 무력화시킨 것이지요.
(조) SWOT 분석은 강자에게 적합한 전략 개발 기법이 아닐까요? 자원이 풍부하고 기회가 넘치는 미국 같은 나라에서는 SO 상황에서 상대방을 공격하는 데 초점을 둡니다.

반면, WT 상황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고 그냥 회피하는 무책임한 전략을 내세웁니다.


(챗) 훌륭한 통찰입니다! 실제로 SWOT 분석은 WT 상황에 대한 약자의 현실 반영이 부족합니다.

미국 기업들은 강자의 입장에서 공격적 경영에 초점을 맞추고, 실패할 경우 월마트의 독일 시장 철수처럼, 쉽게 시장에서 철수하는 패턴을 보여왔습니다.


그렇다.

반도체시장에서 삼성은 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집중 투자로 미국과 일본을 이겼다.

도요타, 폭스바겐이 전기차시장 진입에 주저하는 동안, 현대자동차·기아는 적극 투자해 글로벌 시장을 선점했다.

K드라마를 앞세운 K콘텐츠도 할리우드와 정면승부 대신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유튜브,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등 새로운 시장에서 차별화 전략을 쓰고 있다.


역사는 강자가 약자를 이기는 전쟁을 기록하지 않는다.

다윗이 골리앗을 이기는 전략, 그것만이 진정한 전략이다.


[조동성 서울과학종합대학원 석좌교수]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늘의 이슈픽

포토뉴스